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사망자 기록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는 ‘시리아 인권 관측소(Syrian Observatory for Human Rights)’라는 거창한 이름의 기구는 워싱턴의 군사 전문가들과 UN, 세계 각 국의 NGO들이 모두 참고하는 통계를 제공하고 있지만, 실체는 원맨 밴드에 가깝습니다. 영국 코벤트리의 가정집에서 홀로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 라미 압둘 라만(Rami Abdul Rahman)이 그 배후입니다.
13년 전 시리아를 떠난 라만은 2006년 시리아 내 활동가들에 대한 탄압을 알리기 위해 ‘시리아 인권 관측소’를 세웠습니다. 내전 초반 지인들의 이메일을 통해 간간히 현지 소식을 전해받던 것이 이제는 230명의 현장 활동가들이 보내주는 정보를 취합하는 시리아 내 직원 4명, 아랍어 정보를 영어로 번역하는 직원 1명으로 구성된 번듯한 기구로 발전했습니다. 매일 상황을 모니터하고 정보의 사실 여부를 이중 삼중으로 확인하느라 밤잠을 설치는 라만은 시리아 정부와 반군 모두에게서 미움을 사고 발표하는 기록이 자주 의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의 교육 수준과 자격을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망자 수는 물론 사망자가 발생한 상황까지도 구체적으로 기록하는 ‘시리아 인권 관측소’의 보고는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을 비롯한 NGO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사망자 숫자를 발표하는 것이 사람들을 깨어 있게 만든다”고 확신하는 라만의 최종 목표는 시리아의 몰락을 가져온 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입니다. ‘시리아 인권 관측소’가 파악한 현재까지의 시리아 내전 사망자 수는 62,550명에 달합니다. 나라의 크기나 확인되지 않은 사건들을 고려할 때, 실제 사망자 수는 훨씬 더 많을 수도 있다는 것이 라만의 분석입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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