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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질 게 뻔한 전쟁에 몸을 맡겼던 세대를 재조명하다

“우리네 엄마, 아빠들(Unsere Mütter, unsere Väter)”이라는 제목의 3부작 TV 드라마가 최근 독일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드라마는 가상의 인물 5명이 1941~45년을 살아간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90세 전후의 독일인들을 대상으로 한 방대한 인터뷰 자료를 토대로 쓴 각본은 나치 독일 하의 제3제국이 세계대전에서 패망해가던 시기를 살아간 사람들의 경험을 세심하게 재구성했습니다. 독일 사회는 나치가 자행한 야만의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되새기고 기억해 왔습니다. 이번 드라마는 특히 독일인들에게 지금이 전쟁과 히틀러 치하를 겪었던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의 육성을 들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상기시켜주고 있습니다.

독일인들은 1943년을 기점으로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고, 그 이후 계속된 전쟁에 참가한 사람들은 대개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또는 전우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남아 있던 이들입니다. 드라마 속 주인공 5명 가운데 2명은 소련 공산당 정치위원과 유대인 소녀를 살해합니다. 하지만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이들에게 선택지는 사살 명령을 이행하거나 명을 거부한 죄로 죽는 것 두 가지 뿐이었습니다. 드라마가 과거의 잔혹한 행위에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를 만든 호프만 감독은 면죄부를 주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역사를 기억하고 반면교사로 삼거나 교훈을 얻으려는 독일 사회의 노력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란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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