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음식의 맛을 무엇으로 느낄까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후각과 미각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리고 질감, 온도, 촉감 등의 요소를 그 다음으로 꼽습니다. 그러나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we eat with our eyes)”라는 속담이 말해주듯 시각은 음식의 맛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군침이 흐르는 음식사진을 “푸드포르노”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옥스포드 대학의 찰스 스펜스는 시각과 후각이 맛을 결정하는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합니다. 미각, 청각, 질감, 촉각 등은 상대적으로 적은 영향을 끼칩니다.
“우리 뇌의 거의 절반이 시각과 관련된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사용되는 반면, 미각과 관련된 부분은 뇌의 몇 퍼센트에 불과합니다. 이것이 음식의 색깔이 우리가 느끼는 맛에 영향을 끼치는 이유입니다.”
음식의 색깔에 대한 인간의 선호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파란색을 띈 음식에 대해 혐오감을 가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파란색 M&M과 청량음료는 매우 인기가 있습니다. 또 인간은 붉은 색을 익은 과일, 달콤함, 높은 칼로리로 받아들인다고 하지만, 이것이 인간의 본능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이것은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 기대, 문화적 기준과 유행에 따라 색깔과 맛의 관계를 판단합니다. 같은 녹색이라 하더라도 잘 익은 오이를 볼때와 덜 익은 귤을 볼 때 우리의 느낌은 다릅니다.”
“2001년 보르도 대학의 와인 전공 학생들 54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의 경우, 한 화이트 와인의 부케(bouquet: 와인의 향)로 “벌꿀, 레몬, 리치, 밀짚”을 말했던 학생들이 붉게 염색한 같은 와인에 대해서는 “치커리, 석탄, 자두, 초콜릿, 담배”를 말했습니다.”
“과자 포장지의 글자 “양파맛”과 “소금맛”을 뒤바꾸었던 실험에서, 사람들은 과자의 맛을 판단할 때 포장지에 쓰인 글자를 따라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푸른색의 식용색소로 염색한 스테이크의 경우, 어두운 곳에서는 사람들이 이것을 맛있게 먹습니다. 그러나 불을 켜는 순간 사람들은 먹는 것을 멈추고, 일부는 구토를 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향이 모두에게 동일한 것은 아닙니다. 초미각자(supertaster)들은 상대적으로 시각에 의한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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