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오일달러를 바탕으로 각종 투자계의 큰손으로 군림하고 있는 카타르 왕실이 이오니아해의 한적한 곳에 위치한 섬 6개를 총 850만 유로(우리돈 120억 원)에 구입하기로 하고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하마드 빈 칼리파 알 타니 국왕은 4년 전 여름 자신의 호화 요트를 타고 지중해를 유람하다 우연히 정박하게 된 섬들의 매력에 흠뻑 빠졌는데, 그 섬들이 그리스 이타카 시 구역에 속하는 에키나데스(Echinades) 제도였습니다. 그리스 신화 속 오디세우스의 고향이기도 한 이타카 시의 18개 섬을 원래는 다 사들이고 싶어했다는 후문입니다. 경제위기 속에 각종 투자가 뚝 끊겼던 그리스 입장에서는 1년 반이나 걸린 각종 서류작업을 기다려 준 카타르 왕실이 더욱 고마울 법도 합니다.
섬들에는 수십 년 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해변과 올리브 나무들이 가득합니다. 휴양지로 개발하기에 딱 알맞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죠. 하지만 알 타니 국왕은 관광지로 개발하는 데는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대신 그는 자신의 부인 3명과 24명의 왕자, 공주들만을 위한 대저택을 지을 생각입니다. 하지만 개인의 집 면적은 250㎡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그리스의 규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알 타니 국왕의 화장실만 해도 250㎡가 넘고, 부엌이 1,000㎡입니다. 카타르 왕실은 지역에 필요한 선물 보따리를 잔뜩 내놓는 대가로 규제를 풀어내려 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 물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본토에서 섬 곳곳을 연결하는 수도관을 비롯한 각종 파이프라인 건설을 약속했습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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