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미국에도 진짜 축구가 시작될 겁니다.” 1975년 축구황제 펠레가 470만 달러(50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으며 한 말입니다. 당시 기준으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운동선수로 등극한 펠레가 뛰게 된 팀은 축구에서만큼은 완전한 불모지이자 변방 중의 변방이었던 미국의 뉴욕 코스모스(New York Cosmos)라는 팀이었습니다. 펠레 말고도 베켄바우어를 비롯해 당대의 내로라는 스타플레이어들이 코스모스로 모여들었고, 팬들은 홈구장 자이언츠 스타디움의 77,000명 관중석을 가득 채우며 미국에서도 축구가 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하지만 2년 뒤 펠레가 떠났고, 1985년에 팀은 해체되고 말았습니다.
오랜 암흑기를 거친 미국 축구는 프로리그 메이저리그사커(MLS) 출범 이후 나날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더이상 축구의 불모지가 아닙니다. 고등학생들 가운데 축구 선수가 야구 선수보다 많고, 12~24살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ESPN의 설문조사 결과 모든 스포츠 가운데 축구의 인기는 미식축구 다음으로 2위였습니다. MLS의 관중동원 능력은 이미 아이스하키(NHL)와 농구(NBA)를 앞질렀습니다. 그리고, 펠레와 베켄바우어가 뛰었던 코스모스가 마침내 뉴욕으로 돌아옵니다.
올해 2부리그인 북미 축구리그(North American Soccer League)에서 뛰게 될 코스모스는 뉴욕 롱아일랜드에 2만 5천 석 규모의 축구장을 새로 짓고 있습니다. 이미 뉴저지와 뉴욕 일대를 연고로 MLS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뉴욕 레드불스(New York Redbulls)가 있고, 2016년 뉴욕 퀸즈 지역을 연고로 하는 팀이 추가로 창단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코스모스의 오브라이언 단장은 뉴욕 같은 대도시는 두세 팀 이상을 충분히 품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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