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 근거를 둔 인권단체 “열린 사회와 정의를 위하여(Open Society Justice Initiative, OSJI)”는 213쪽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 기간 동안 최소한 54개 나라 정부가 미국의 ‘테러용의자 인도, 송환, 심문’에 협조했다고 폭로했습니다. OSJI는 CIA를 중심으로 이뤄진 용의자 심문 프로그램이 세계 곳곳에서 이뤄질 수 있었던 건 다른 나라 정부의 협조 때문이라며 테러를 막겠다는 미명 하에 자행된 인권 유린의 책임으로부터 CIA 고위 인사들은 물론 이들 정부들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습니다.
OSJI가 지목한 나라들 가운데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이집트 등은 이미 비밀수용소의 존재에 대해 많이 알려진 나라들로 이들 수용소에서 여러 차례 고문이 자행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일랜드나 아이슬란드, 키프러스처럼 용의자들을 이송하는 데 자국의 공군기지를 쓰도록 허가해 준 나라들도 있습니다. 시리아는 용의자들을 수감하고 고문한 가장 대표적인 나라로 꼽혔으며, 반미 국가인 이란도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뒤 용의자 15명의 신병을 미국 측에 인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밖에도 중동의 많은 나라들과 영국, 독일, 스페인, 그루지야 등 유럽 국가들이 이름을 올렸지만, 프랑스와 이스라엘, 러시아는 OSJI의 명단에 없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CIA 신임 국장으로 임명한 존 브래넌(John Brennan)의 청문회를 앞두고 나왔습니다. 전 지구적으로 자행된 인권유린 문제는 청문회의 ‘뜨거운 감자’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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