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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이 스타트업보다 잘할 수 있는 것들

얼마전 아시아의 대기업에서 나온 신규사업 담당자와 미팅하면서 본사가 지원해준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예산 지원외엔 완전히 자유로워요.” 짐짓 자랑스러워하는 대답이 제게는 문제있게 들렸습니다. 예일 경영대의 딕 포스터 (Dick Foster) 교수에 따르면 한 기업이 시장보다 빨리 혁신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도대체 왜 그럴까요?

  1. 인재 : 스타트업은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최고의 인재를 뽑는 반면, 자회사는 흔히 모회사 인력을 기용하는데 그들이 적임자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관련기사 링크)
  2. 펀딩: 스타트업은 한정된 펀딩내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지원이 떨어지기 전에 성공가능성을 보여주려 사방을 헤맵니다. 그에 비해 자회사는 대기업의 연간예산계획에서 지원을 받기 때문에 큰 변동이 없는 한 사전 계획에 따라 일을 진행시킵니다. 이 사전 계획이란 보통 틀린 전략이기에 조정하지 않는 건 문제가 되고, 너무 많은 예산 지원은 독이 됩니다.
  3. 경영구조: 스타트업은 창업자, 투자자, 자문진으로 구성된 이사진이 수시로 전화하고 마팅하며 빠르게 결정을 내립니다. 모기업에 의해 운영되는 자회사는 분기별 보고 외에는 경영진을 만나기도 어렵고 빠른 결정을 내리기도 어렵습니다.

결과적으로, 대기업은 절대 시장보다 빨리 혁신을 이룰 수 없습니다.

그러나 대기업이 더 잘 할 수 있는 것도 있습니다. 대기업은 기술 개발, 유통망 관리, 규제기관 관리, 대규모 관리운영 등에서 유리합니다. 대기업만이 가진 이런 고유한 강점은 “적당히 괜찮은 수준의” 신규조직 운영만으로도 강력한 성장사업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관련글 링크) ‘탄력적이 되는 두가지 방법'(Two Routes to Resilience, 링크)이란 논문은 핵심역량을 기존조직관행에 구애받지 않고 어떻게 신규성장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지 방안을 제시합니다.

기업이 정말 원하는 게 제대로 된 기업가정신이라면, 핵심역량도 없고 완전한 자유도 없는 신규회사를 만드느니 스타트업에 투자하는게 낫습니다. 기업이 원하는게 주목할 만한 실적이라면, 대기업을 운영하는 것과 기업가 정신의 차이, 핵심역량을 활용하는 것과 거기에 얽매이는 것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를 활용할 방안을 고민해야합니다. (Harvard Business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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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esangju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열린 인터넷이 인류의 진보를 도우리라 믿는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테크 낙천주의자 너드입니다. 주로 테크/미디어/경영/경제 글을 올립니다만 제3세계, 문화생활, 식음료 관련 글을 쓸 때 더 신나하곤 합니다. 트위터 @heesangju에서 쓸데없는 잡담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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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상 흥미로운 기사를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문장 표현이 아니라 용어와 내용에 관한 리뷰입니다.
    1.
    “최대한 예의를 지켜 그럴리가 없을거라 대답했습니다.”
    모회사의 지원 또는 간섭이 분명 더 많을 것이라는 의미로 읽히는데, 아시다시피, 원문은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모회사의 지원이 없다면 바로 그것이 문제이니 모회사로부터 더 많은 것, 핵심역량들을 얻어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2.
    “자회사는 모회사 인재를 빼올 수 없습니다.”
    위 문장이 제가 알고 있는 것과 좀 달라서 원문을 확인해 보게 됐습니다. 어떤 의미로 쓰셨는지 짐작은 가지만 번역문만 봐서는 원문과 정반대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원문은 ‘흔히 모회사 인력을 리더로 배치하는데, 그들이 적임자가 아닌 경우가 많다’는 얘기이고 이게 제가 경험한 현실을 정확하게 표현합니다.
    3.
    "just enough" entrepreneurial behaviors - “적당히 괜찮은” 조직 운영
    pure unbridled entrepreneurialism - 제대로 된 기업가정신
    supporting entrepreneurial behavior -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것
    원문의 좌항들은 명확하게 동일한 것을 말하고 있는데, 번역문의 우항들은 그 연결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조직 운영”이라는 용어가 부적절한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legacy business models and mindsets” 은 “기존사업”보다는 “기존조직관행”에 더 가까운 의미로 보입니다.

    4. 다른 기사의 용어들
    Intelligent Design: 지적설계론
    Sales 매출 = Revenue 수익 ≠ Profit 이익 (모두가 항상 이렇게 쓰지는 않지만, 가장 일반적인 용어 대응입니다.)
    insurance premium 보험료 ≠ claim amount 보험금

    • 먼저 꼼꼼한 지적 감사드립니다.
      1. 문장을 줄이려고 억지를 쓰다보면 무리수가 생기네요. 지적하신 뉘앙스가 들리도록 바꿔봤습니다.
      2. 역시 지적하신 뉘앙스가 있네요. 수정했습니다.
      3. 제가 잘못 이해한게 아니라면, “just enough” entrepreneurial behaviors 은 적당한 수준의 엔터프리너쉽(적당한 정도의 신규조직 운영), pure unbridled entrepreneurialism, supporting entrepreneurial behavior은 완전한 엔터프리너쉽으로 반댓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단 제가 이해한대로 고쳤습니다.
      4. 해당글의 필진과 확인해서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피드백 받으면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글올리면서 저도 배울수 있어서 보람있다고 생각합니다. :-) 혹시라도 공개적으로 리플 남기는게 부담스러우시면 이메일 heesangju@gmail.com 주셔도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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