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천재 신경외과의사인 아카키 아카키비치(Akakhi Akakhievitch)는 자신을 짓누르는 어머니의 기억으로부터 달아나고 싶은 한 환자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그는 환자의 머리를 열고 몇 천개의 뉴론을 하나하나 제거합니다. 환자는 깨어나서 어머니에 대한 모든 기억이 사라졌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아카키비치는 자신의 다음 목표인 ‘할머니의 기억을 담고 있는 세포(grandmother cell)’를 찾는 연구를 시작합니다.”
물론 위의 이야기는 가상 소설입니다. 1969년 MIT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신경과학자 제롬 레티빈은 위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특정한 기억은 단 18,000개의 뉴런만을 필요로 할지 모른다는, 후일 “할머니세포 가설”로 불리게되는 대담한 가설을 이야기합니다. 이것은 여전히 많은 숫자이지만, 인간의 뇌에 있는 약 1000 억개의 뉴런에 비한다면 0.000018%에 불과합니다.
오랜 시간동안 신경과학자들은 하나의 기억은 수백만개의 뉴런을 통해 넓게 퍼져 있으며 다수 뉴런들의 협력을 통해서만 기억은 형성될 수 있다는 가설과 위의 소수의 뉴런들이 각각의 기억을 담당한다는 할머니세포 가설을 두고 논쟁을 벌여왔습니다.
몇년 전, 하버드 의대의 연구원들은 한 환자의 특정 뉴런이 헐리우드 스타 제니퍼 애니스톤(Jennifer Aniston)의 여러 사진들에게만 반응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또 다른 환자의 경우 할 베리(Halle Berry)의 사진 및 스크린에 씌여진 그녀의 이름에게만 반응하는 뉴런이 있었습니다.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에게만 반응하거나, 루크 스카이워커에게만 반응하는 뉴런도 있었습니다.
개념 세포(concept cells)로 알려진 이 뉴런들은 지각(perception)과 기억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사람, 장소, 물건 등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일상과 관련된 의미적지식(semantic knowledge)의 핵심만을 저장할 수 있게 만듭니다. 이들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겪는 수없이 많은 덜 중요한 세부적 사실들을 무시하고 필요한 사실만을 기억할 수 있게 됩니다.
비록 이 개념세포가 레티빈이 예상한 할머니세포와 정확히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이들은 우리의 인지및 기억능력의 물리적인 기본단위일지 모릅니다. (Scientific Ameri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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