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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EPA(환경보호국) 수장 리사 잭슨 사임

오바마 행정부 1기 동안 미국 EPA(환경보호국) 수장으로 미국의 환경 정책을 진두지휘했던 리사 잭슨(Lisa Jackson)이 사임 의사를 밝혔습니다. 흑인 최초로 EPA의 최고직을 맡았던 잭슨은 자신의 임기 동안 미국 정부가 처음으로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고려해 관련 연구결과(endangerment finding)를 인정한 걸 최고의 업적으로 꼽았습니다. 깨끗한 공기 법안(Clean Air Act)을 제정해 자동차 배기가스나 공장의 온실가스를 규제한 것도 성과로 꼽힙니다. 하지만 잭슨의 지난 4년은 성취보다 처절한 고전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심각한 경제위기 속에 집권한 오바마 대통령은 경기 회복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는 환경 규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데 여러 차례 주저했습니다. 2010년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한 뒤에는 상황이 훨씬 심각해졌습니다. EPA를 일자리 창출의 최대 걸림돌이라고 맹비난한 공화당 의원들은 잭슨을 의회로 여러 차례 불러내 청문회를 열고 인신공격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EPA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맹목적인 주장에 맞서 연간예산 80억 달러, 직원 1만 7천 명의 EPA를 지키며 꿋꿋이 할 일을 했지만, 환경보호단체들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EPA를 비판했습니다. 지난 대선 과정을 보면 여전히 환경 문제는 경제이슈에 묻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EPA를 떠나는 잭슨의 후임으로는 현재 부국장을 맡고 있는 로버트 펄샤셉(Robert Perciasepe)이 유력해 보입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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