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만 해도 미국 내 30개 주에서 홈스쿨링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를 학교에 안 보내고 집에서 가르치는 부모들은 괴짜 취급을 받았죠. 1975년 홈스쿨링을 받는 아이들은 1만 명 남짓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숫자가 2백만 명에 육박합니다. 홈스쿨링을 처음 도입한 건 주로 급진적인 반체제 문화를 향유하던 좌파 진영이었지만, 오늘날 집에서 아이를 가르치는 미국 가정은 대개 부모가 자주 교회에 나가는 보수적인 집안입니다. 홈스쿨링을 택한 이유도 36%가 종교적, 도덕적 이유로 가장 높았고, 학교 환경에 대한 우려(21%), 교육의 질(17%)이 뒤를 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홈스쿨링이 보수적인 백인 기독교 집안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미국 내에서 꾸준히 숫자가 늘고 있는 무슬림 집안의 많은 아이들도 학교 대신 집에서 배우고 있고, 흑인 어린이들도 전체의 4%를 차지합니다. 홈스쿨링의 확산은 기존의 학교가 어린이를 가르치는 데 반드시 가장 적합한 제도나 기관은 아니라는 인식의 확산으로 이어졌습니다. 실제로 홈스쿨링을 받은 아이들의 대입시험을 비롯한 주요 교과 성적인 더 우수하다는 통계가 많고, 학교에 다니지 않았다고 친구를 못 사귀거나 사회성이 뒤떨어진다는 건 잘못된 편견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홈스쿨링은 공교육의 기능을 조금씩 잠식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교육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홈스쿨링을 지원하고 관리하는 일은 정부의 몫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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