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프랑코 솔데라(Gianfranco Soldera) 씨는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의 와인 생산 구역(DOCG)인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Brunello di Montalcino)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중 하나를 생산하는 업자입니다. 그런데 지난 2일 누군가 솔데라 씨의 와이너리 지하 저장고에 들어가 와인 62,600 리터가 들어 있던 커다란 통들의 꼭지를 죄다 열어놨습니다. 창고에 있던 다른 물건에는 손도 대지 않은 채 가장 비싼 8만 병 들이의 와인을 순식간에 하수도로 콸콸 흘려보낸 셈이죠. 이 지역 와인은 토스카나 지방에서 대부분 재배되고 있는 산지오베제(Sangiovese)라는 품종의 포도로 만든 것으로 이탈리아에서도 소매가가 한 병에 170유로나 되는 고급 와인입니다. 미국으로 수입되면 500달러를 호가한다고 합니다. 지역 경찰은 범인이 누구인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베네치아 출신으로 1970년대 토스카나 지방에 정착해 포도를 키우고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던 솔데라 씨는 자신이 만든 와인에 대한 자부심이 지나치게 강해 이웃 업자들과 종종 마찰을 일으켜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브루넬로 디 몬탈치오라는 상표를 쓰려면 반드시 산지오베제로 와인을 만들어야 하는데 몰래 다른 포도를 섞다가 몇몇 와이너리들이 자격을 박탈당했던 이른바 ‘2008 브루넬로 게이트’ 때 솔데라 씨는 장인정신이 부족한 이웃 와인 업자들을 맹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몇몇 와이너리를 소유한 마피아 자본들이 혼자 잘난 척 하는 솔데라 씨에게 앙심을 품고 저지른 범죄일 거란 추측이 지역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습니다. 어쨌든 적어도 2019년까지는 솔데라 씨의 와이너리에서 생산한 와인을 맛볼 수 없게 됐습니다.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와인들은 애호가들 사이에서 희소성이 급등해 가격도 치솟을 것으로 보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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