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의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18)가 오늘(26일)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열립니다. Guardian紙가 관전 포인트를 소개했습니다.
* 기후변화협약이 UN에서 체결된 지 올해로 20주년이지만, 여전히 구속력 있는 가이드라인은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2020년부터 모든 나라에 발효될 수 있는 실질적인 협약을 도하 회의를 시작으로 3년 안에 도출해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기대해볼 만한 가장 좋은 결과입니다.
* 1997년 체결된 교토협약은 올해 공식적으로 만료됩니다. 하지만 교토의정서는 미국에서 의회 비준조차 받지 못했고, EU와 호주 등 몇몇 나라를 제외한 많은 나라에서도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각국 정부는 여전히 온난화로 인해 재앙이 올 수 있다는 과학자들의 경고에 반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기후변화 회의가 열릴 때마다 회의장 주변을 시끌시끌하게 만드는 환경단체들의 퍼포먼스도 어느덧 일상이 되었습니다. 회의 참가자들은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문구를 두고 밤샘토론을 벌이는 데, 북극곰 분장을 한 시위대들은 하루에 한 나라씩 돌아가며 참가국들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입니다. 지난해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회의에서 마감시한을 이틀이나 넘겨 끝장토론을 벌인 끝에 나온 결론은 “협상을 계속한다, 2015년까지 협약 초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게 전부였습니다. 회의의 생산성이 눈에 띄게 높아질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 2020년은 과학자들이 경고하는 마지노선입니다.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감축하지 못한다면 상상하기조차 힘든 기후 재앙이 온다는 겁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최근 전 세계 경제위기 탓에 일시적으로 줄었을 뿐 여전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회의가 중동의 산유국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산유국들은 대체로 기후변화 논의 자체를 마뜩잖게 여겨 왔습니다. UN은 내심 산유국들도 기후변화 노력에 동참한다는 상징성을 극대화하고 싶어할 겁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관심을 끄는 건 셰일 가스 덕에 바뀔 에너지 지정학에 산유국들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입니다.
*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 직전 초대형 허리케인 샌디를 겪었습니다. 올 여름에는 미국 중부의 엄청난 가뭄 탓에 식량위기설이 나돌기도 했습니다. 이런 이상기후가 오바마 대통령 때문에 일어난 건 아닙니다. 또한 공화당 롬니 후보보다야 환경과 기후 변화에 더 많은 신경을 쓰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오바마 대통령이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데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도하 총회에서 미국 대표단의 태도에 변화가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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