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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팔레스타인, 휴전을 넘어 평화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국지전은 지난 수십 년간 수 차례 반복됐던 갈등과 똑같은 양상으로 전개되고 미봉책으로 간신히 수습됐습니다. 누구도 승자가 아닌 싸움이었습니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사람 140명이 목숨을 잃은 상황에서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물리쳤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없습니다. 이스라엘도 비난 여론을 감수하며 공격을 퍼부었지만, 하마스를 토벌하기는 커녕 사기만 높여준 꼴이 됐습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둘러싼 아랍 국가들의 변화를 반기고 있을 겁니다. 터키와 카타르, 레바논에서 하마스를 지지하는 세력이 점점 득세하고 있고, 이집트 여당이 된 무슬림형제단은 하마스와 관계가 매우 돈독합니다. 이스라엘은 점점 반(反) 이스라엘 국가들에 둘러싸인 형국이 되는 셈이죠.  그렇다고 이스라엘 매파들이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닙니다.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여전히 하마스를 비난하며 결국엔 이스라엘 편을 들어줬습니다. 이스라엘의 국방비 지출은 주변 4개국의 지출을 합한 것보다 더 높고, 군사력도 여전히 압도적으로 강합니다. 팔레스타인에 대체로 강경책을 유지해 온 네타냐후 총리 하에서 이스라엘은 비교적 치안 걱정 없이 8년을 보내 왔습니다. 치안 문제는 내년 1월 치러질 총선에서 이스라엘 유권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입니다. 양측이 근본적인 정세에 대해 이렇게 전혀 다른 판단을 내리고 있다면 변화보다는 현재의 교착상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팔 평화협상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두 국가 해법’은 관심 밖으로 밀려난 지 오래 됐습니다. 분쟁이 일어날 때마다 미봉책으로 사태를 수습하는 데서 나아가 지역의 다양한 세력들이 힘을 합쳐 양측이 평화협상에 임할 수 있도록 압력을 가하고 도움을 줘야 합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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