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의학저널중의 하나인 뉴잉글랜드 약학지에는 초콜렛 소비와 노벨상의 관계가 실렸습니다. 이 다소 특이한 논문은 나를 당황스럽게 만들었습니다. 분명히 이 가설은 어느 정도 흥미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우리 시대의 가장 엄격한 의학적 발견을 소개하는 저널에 실릴 정도로 진지한 연구로 생각된다는 것이 믿기 어려웠습니다.
이 논문은 노벨상이 인지능력과 연관이 있다는 매우 합리적인 가정에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초콜릿, 녹차, 레드와인 등에 풍부한 플라바놀과 인지능력과의 연관성을 설명합니다. 나는 플라바놀과 인지능력에 대한 논문을 읽지 않았지만, 두뇌의 기능에 수많은 환경적 요소들이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음식에 포함된 플라바놀이 인지능력 향상에 큰 역할을 하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일단 그것을 받아들여 봅시다. 그러나 저자는 노벨상 수상에 대해서는 1900년부터 2011년에 이르는 자료를 사용하면서 초콜렛 소비에 대해서는 2002년부터 4년동안의 자료를 사용했습니다. 이렇게 대상의 범위가 불일치 하는 자료로 부터 어떤 의미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을까요? 그리고 플라바놀이 포함된 다른 음식인 녹차와 레드와인을 포함하지 않은 것은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요?
어쨌든 그래프는 놀라운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는 모든 실험실에 단 세가지 원칙을 써놓을 수 있다면 “상관관계는 인과관계가 아니다” 이 한가지를 꼭 포함할 것입니다. 그도 이점을 알았는지 논문의 마지막에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각 나라들의 사회경제적 차이와 지리, 기후 요소도 어느 정도 역할을 하겠지만 그것이 초콜렛 소비가 보여준 상관관계를 다 설명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여기서 그는 ‘어느 정도’라고 말했을 뿐이지만 사실은 바로 그 요소들이 사람들의 인지능력에 보다 큰 영향을 주는 요소입니다. 그에 비해 초콜렛 소비는 다른 수 많은 요소들 중 무시할만큼 작은 요소일 뿐입니다. 오히려 그래프를 보면 인간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가 높은 나라가 노벨상을 많이 받았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초콜렛 소비는 그 나라가 잘사는 나라임을 말해줄 뿐입니다.
또 다른 의문점들도 떠오릅니다. 1차대전 후 독일은 노벨물리학상을 휩쓸었습니다. 전쟁을 막 패배로 끝낸 독일에서 사람들이 초콜릿을 먹을 수 있었을까요? 스위스가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가진 것은 스위스 초콜렛의 역할보다 단순히 전쟁을 겪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 논문은 쉽게 보기 힘든 괴상한 논문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가설 자체가 비과학적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방법론과 결론은 최고의 의학저널에 실렸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빈약합니다. 혹시 이것은 그냥 장난이 아닐까요? 이것을 보고 있자니 머리가 아픕니다. 초콜렛을 좀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Scientific Ameri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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