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과학

진실감(Truthiness)의 심리학

대통령 후보토론이 끝날때마다 언론은 누가 더 진실을 말했는지를 보도합니다. ‘사실확인전담반’은 오바마와 롬니의 한마디 한마디를 검증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다음날 뉴스를 보기전에 이미 어떤 후보가 더 진실해 보였는지 알고 있습니다. 이런 판단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요?

미국의 정치프로그램 진행자 스티븐 콜베르가 고안해 낸 ‘진실감(truthiness)’이라는 단어는 2006년, 웹스터 사전이 매년 선정하는 그해의 단어에 선정됩니다. 사전은 이 단어를 “사실이나 논리가 아닌 직감에 의해 진실로 느껴지는 정도”라고 정의했습니다. 비록 이 단어는 콜베르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이 개념은 심리학자들이 오랫동안 연구해오던 주제입니다.

빅토리아 대학의 한 연구는 어떤 진술이 사진과 같이 주어졌을 때 사람들이 그 진술을 참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유명인의 이름과 함께 “이 사람은 죽었습니다.” 또는 “이 사람은 살아 있습니다.”라는 진술을 보고 이 진술이 참인지 거짓인지를 답했습니다. 그 결과 진술의 내용에 상관없이, 그 사람의 사진이 진술과 같이 주어졌을 때, 더 많은 사람들이 그 진술이 참이라고 생각한다는 답을 하였습니다.

이 결과는 땅콩 사진과 함께 “땅콩은 복숭아와 같은 진화를 겪었다”, 타조의 사진과 함께 “타조의 눈은 뇌보다 크다”가 주어졌을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자들은 이런 결과를 사람들이 새로운 정보를 판단하기 위해서 기존의 기억정보에 접속하며, 접속이 쉬울 때 우리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추정합니다. 이 접속이 쉬움(ease-of-recall)은 익숙함(fluency)이라고 불리며, 사람들의 판단에 커다란 영향을 끼칩니다. 사람들은 익숙한 얼굴을 더 매력적으로 느끼며 익숙한 이름에 신뢰를 가집니다.

어떤 진술이 사진이나, 판단에 도움이되는 다른 정보와 같이 주어질 때, 우리는 그것을 생각보다 쉽게 믿게 됩니다.

“어떤 것이 너무 그럴듯 하다면, 그 때가 그것을 의심해 볼 때입니다.” (Scientific American)

원문 보기

veritaholic

Recent Posts

[뉴페@스프] “응원하는 야구팀보다 강한” 지지정당 대물림… 근데 ‘대전환’ 올 수 있다고?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2 일 ago

[뉴페@스프] ‘이건 내 목소리?’ 나도 모를 정도로 감쪽같이 속였는데… 역설적으로 따라온 부작용

* 비상 계엄령 선포와 내란에 이은 탄핵 정국으로 인해 한동안 쉬었던 스브스프리미엄에 쓴 해설 시차발행을…

4 일 ago

살해범 옹호가 “정의 구현”? ‘피 묻은 돈’을 진정 해결하려면…

우리나라 뉴스가 반헌법적인 계엄령을 선포해 내란죄 피의자가 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는 뉴스로 도배되는 사이 미국에서…

5 일 ago

미국도 네 번뿐이었는데 우리는? 잦은 탄핵이 좋은 건 아니지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투표가 오늘 진행됩니다. 첫 번째 투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집단으로 투표에…

1 주 ago

“부정 선거” 우기던 트럼프가 계엄령이라는 카드는 내쳤던 이유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해제 이후 미국 언론도 한국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사태에 큰 관심을 보이고…

2 주 ago

트럼프, 대놓고 겨냥하는데… “오히려 기회, 중국은 계획대로 움직이는 중”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안보…

3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