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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이탈리아의 라퀼라 법원은 지진을 예측하지 못해 30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 6명의 과학자에게 약 130억 원의 추징금과 징역 6년형을 선고했고, 세계의 과학계는 여기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가디언과 BBC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쓰고 있는 사이먼 젠킨스는 지난 목요일, 왜 과학자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기고했고 많은 답글들이 토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젠킨스의 글과 이에 대한 스티븐 커리의 반박글을 소개합니다.

“라퀼라의 지진에서 지질학자들은 지진이 일어나기 일주일 전 ‘위험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많은 시민들은 그 말을 믿었습니다.

산림 감시원이 나무가 쓰러질 것을 예측하지 못해 행인이 나무에 깔려 죽으면 감시원은 처벌을 받습니다. 열차 수리공이 열차를 제때 수리하지 못했을 때, 요리사가 사람들을 식중독에 걸리게 하거나 건축가가 지은 집이 무너진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물론 실수일 뿐 악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들입니다. 단지 자신들의 지식의 한계 때문에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예측하는 데 실패했을 뿐입니다.

과학자들은 이런 책임에서 벗어나 있었습니다. 그들은 ‘악의 없는 실수에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이 과학 연구의 본질이다’라고 말합니다. 이번주 영국에서는 소 결핵 대처 실패, 서해안 철도 수요예측 실패, 2009년 돼지독감 수요예측 실패로 인한 1조 원의 낭비 등의 소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았습니다.

과학은 특별한 지위를 누리고 있습니다. 학교는 과학을 가장 중요하게 가르치고, 방송에서 과학자는 이상적으로 묘사됩니다. 과학자는 현실에서 외교관의 면책특권과 교황의 무오류성을 모두 누리고 있습니다.

물론, 과학을 연구할 때에는 오류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합니다. 대학은 그를 위해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지질학자들은 연구를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공공의 안전을 위해 그들의 전문성을 발휘하도록 봉급을 받고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일반인과 지식인 사이에 서로 다른 법이 적용된다는 사실입니다. 전문가들이 지진의 예측에 실패했을 때, 동료들은 그들의 작업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기보다 그들을 감싸기에 급급합니다. 반면 일반적인 노동자가 예측에 실패하여 기차가 충돌하고, 나무가 쓰러지고, 강이 오염될 경우 그들은 감옥에 가게 됩니다.

예측은 사람들의 행동을 결정하고, 어떤 사람들은 예측의 댓가로 봉급을 받습니다. 그들의 책임은 그들의 예측의 정확성을 계산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과학자들이 “그 일은 일어난다”라고 했을 때 우리는 그들의 의견에 커다란 신뢰를 가지고 행동합니다. 만약 예측의 범위가 너무 넓다면, 약을 팔기보다 입을 닫아야 합니다.

어떤 과학자들은 돈과 권력이 원하는 의견을 과학의 이름으로 내놓습니다. 지질학자들을 그들의 ‘실수’로 인해 감옥에 가둔다면, 그것은 도를 지나치는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책임’으로 인해 그들을 감옥에 가둔다면, 그것은 형평에 맞는 일일겁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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