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세계

프랑스어에서 ‘tu’와 ‘vous’의 차이

프랑스어로 ‘너’ 또는 ‘당신’을 지칭하는 대명사는 하나가 아니라 둘입니다. 친구나 가족, 격이 없는 사이에서 쓰는 ‘tu’를 쓰고, 처음 만난 사이나 예의를 차려야 할 때는 ‘vous’를 씁니다. 모르는 사람한테 다짜고짜 tu를 쓰는 건 우리말로 처음부터 “야 너…” 하는 것처럼 무례한 처사입니다. 그런데 트위터가 프랑스어의 오랜 이분법을 바꿔놓고 있습니다. 주로 젊은 세대인 트위터 이용자들은 처음 보는 사이에서도 서로를 거리낌없이 tu로 지칭하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는 좌우의 차이보다 세대 간에 간극이 더 크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진보적인 논조의 시사주간지 누벨 옵세르바퇴흐(Nouvel Observateur)의 편집장 로랑 조프랭은 한 트위터 유저를 다그치는 트윗을 올렸습니다. “Qui vous autorise a me tutoyer?” “저를 tu라고 부는 건 어디서 배워먹은 버르장머리입니까?” 정도로 의역할 수 있는 이 말은 오히려 엄청난 역풍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권위만 앞세운 전형적인 기성세대가 대수롭지 않은 일에 예민하게 반응했다는 거죠. 조프랭은 얼마 안 가 트위터를 탈퇴했지만 tu가 난무하는 온라인 언어에 문제가 있다는 소신은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vous와 tu는 사회적 맥락에 따라 부침을 거듭해 왔습니다. 프랑스혁명 시기나 68혁명 시기에 권위주의에 대한 저항이 거센 시기에는 tu의 사용이 많아졌습니다. (BBC)

원문보기

ingppoo

뉴스페퍼민트에서 주로 세계, 스포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

View Comments

Recent Posts

“응원하는 야구팀보다 강한” 지지정당 대물림… 근데 ‘대전환’ 올 수 있다고?

처음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에 관한 칼럼이 올라오면 글을 번역하고 해설을 실으려 했습니다. 그런데 뉴욕타임스 오피니언에…

2 시간 ago

‘이건 내 목소리?’ 나도 모를 정도로 감쪽같이 속였는데… 역설적으로 따라온 부작용

눈부시게 발전한 인공지능의 성능 덕에 다양한 분야에 챗봇이 도입됐습니다. 이제 문자로 주고받는 대화뿐 아니라, 음성으로 하는…

1 일 ago

[뉴페@스프] ‘주머니 사정’이 선거 승패 가른다면 누가 더 유리할까?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4 일 ago

‘전력상 압도적인 우위인데…’ 1년째 전쟁 중인 이스라엘의 속사정

지난 7일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테러 공격을 감행한 지 1주년이었습니다. 1년 넘게 계속되는 전쟁으로 가자지구에서는 4만…

1 주 ago

[뉴페@스프] “이민자들이 몰려온다”는데… 문제 못 풀게 발목 잡은 건 누구였나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1 주 ago

젊은 남성들의 박탈감을 파고들어라? 더 확실한 요소 있는데도 성별 격차 주목받는 이유

Z세대로 불리는 젊은 세대의 정치 성향에서 성별에 따른 차이가 주목받고 회자하는 건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제적…

1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