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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페@스프] ‘문제투성이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 이 관점에서 보면 다르다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저희가 쓴 해설을 스프와 시차를 두고 소개합니다. 스브스프리미엄에서는 뉴스페퍼민트의 해설과 함께 칼럼 번역도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글은 8월 30일 스프에 쓴 글입니다.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이종혁 교수가 쓴 칼럼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세계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 국가로서 독보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전후 국제 질서를 재편하면서 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 인권 보호를 핵심으로 하는 규범을 수립하였고, 이를 통해 글로벌 리더로서의 위상을 확립했습니다. 수십 년 동안 미국은 이러한 지배적인 위치를 바탕으로 세계 정치의 중심축을 형성하며, 다양한 국제기구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해 나갔습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중국의 급격한 경제 성장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중국이 미국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도 점점 많아졌습니다.

현재 중국은 세계 무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며 글로벌 경제와 정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중국이 지금까지 미국이 해왔던 역할과 책임을 이어받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중국이 한 번도 자신을 미국의 대체자로 규정한 적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단순히 군사나 안보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경제, 외교 관계에서도 중국이 (미국과는 다른) 독자적인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특히 시진핑 시대 이후, 중국은 명확히 수정주의적 행보를 보입니다.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기구들이 서방 위주의 경험과 방식을 과도하게 따르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예를 들어,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전통적인 국제기구들은 종종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정치 개혁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중국의 이른바 “차이나 모델”은 정치적 안정을 우선으로 두면서 경제 발전을 도모하며, 국가 주도의 강력한 인프라 투자를 특징으로 합니다. 따라서 중국은 국제사회와의 관계에서 내정 불간섭 원칙을 바탕으로, 철저히 경제적 이익과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중심으로 협력을 추진하려 합니다.

중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일대일로 프로젝트 등을 통해 개발도상국에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차관은 세계은행이나 IMF와 같은 미국 중심의 국제기구가 대출해 줄 때보다 상대적으로 덜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며, 이는 특히 민주주의 체제가 아닌 개발도상국들에 상당히 매력적인 옵션으로 작용합니다. 이는 미국이나 서방 국가들의 지원이 종종 산업 구조조정, 정치 개혁, 민주주의 진전 등 정치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전문 번역: 숙취에 시달리는 중국…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까닭

 

마이클 베클리가 쓴 칼럼은 중국 경제가 부진해지면서 세계 경기가 함께 침체하는 현재 상황의 책임을 주로 중국에 돌리고 있습니다. 마치 개발도상국들은 전혀 선택의 여지가 없는 듯, 중국이 이들 국가를 강제로 채무의 함정에 빠뜨렸다는 주장처럼 들립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개도국의 자율적인 선택을 무시할 뿐만 아니라, 미국과 서방 국가들의 정치적 목적을 의도적으로 간과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대부분 개발도상국에 처음부터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지지 않은 책임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기구들에 있습니다.

전통적인 서방의 경제 발전 모델은 어느 국가든 정치 및 경제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으면, 즉 서구의 모델을 답습하지 않으면 경제 발전은 불가능하다고 가정합니다. 이러한 전제를 바탕으로 하는 요구는 개발도상국들의 정치적 불안정을 심화할 수 있습니다. “차이나 모델”과 미국 중심 국제기구가 상충하는 지점인데,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이를 바꾸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은 많은 비판을 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중국이 개발도상국들에 자금을 제공하며 적극적인 협력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종종 간과됩니다. 특히 중국의 내수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중국의 국책은행들은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많은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이유는 중국의 문제보다도 해당 국가의 상황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로 인한 손실은 종종 해당 국가들이 아니라 중국이 책임지는 경우가 많아 중국 내부에선 이 점이 문제로 지적됩니다. 예를 들어,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쿤밍-싱가포르 동남아 횡단 고속철도는 베트남과 태국의 변덕 때문에 라오스 구간만 완공된 채 방치됐습니다. 이 상황에서 중국은 어느 나라에도 프로젝트 재개를 강제할 수 없었습니다. 자연히 라오스 고속철도 건설에서 발생한 적자를 중국만의 책임으로 돌리기는 어렵습니다.

서방 국가들은 여전히 중국과 다른 국가의 관계를 “신식민지 정책”이라고 비판하며, 이를 과거 제국주의 국가들이 식민지의 자원을 수탈한 방식과 동일시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비판은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 개발도상국들을 경제적 종속 상태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됩니다.

그러나 중국은 일대일로 정책을 통해 많은 개혁을 시도해 왔습니다. 초기에는 단순히 대출을 제공하는 형태로 시작했지만, 현재 중국은 다자 간 협력 기구를 통해 프로젝트의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은 단순한 도급제에서 벗어나 BOT(Build-Operate-Transfer) 등과 같은 다양한 계약 방식을 도입해 개발도상국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이 단순한 자금 제공자가 아니라,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복합적인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중국의 해외 투자는 많은 경우 민간 기업이 참여하는 형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상업적 투자가 자연스럽게 포함됩니다. 이는 중국이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도상국에 상업적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단순히 경제적 종속을 초래하기보다 이들 국가의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도를 반영하는 것입니다. 특히 이러한 개발도상국들의 경제 발전은 중국에도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이들 국가와의 무역이 중국 경제에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며, 이들의 경제 성장은 곧 중국의 경제 성장과 깊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서방 국가들이 제기하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이 계속해서 다각도로 노력하는 한, 우리도 여기서 파생할 여러 효과를 정확히 이해하고 예측한 다음 정책을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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