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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불확실성을 두려워한다

(Elemental, Markham he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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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7년 공포 소설의 아버지 H.P. 러브크래프트는 이렇게 썼습니다.

“인간의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감정은 두려움이다. 그리고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두려움은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러브크래프트는 인간의 뇌가 불확실한 것에 대해 특별히 취약하다는 점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는 이후 이어진 수십 년 동안의 심리학 연구에서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불확실한 것을 견디지 못하는 성격은 여러 불안증 증상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가 있습니다. 불확실성이 공황 발작을 유발하는 “파국적 해석(catastrophic interpretations)”의 원인이 된다는 증거도 있습니다. 어떤 과학자들은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가 인간이 경험하는 모든 공포의 근본적인 원인이며, 이 불확실성을 얼마나 잘 견디는지가 건강하고 탄력적인 정신의 기본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지금 전 세계는 마치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처럼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고 있으며, 사람들의 삶은 한정 없이 멈춰있습니다. 바로 지금이 불확실성에 대한 연구 결과로부터 무언가를 배워야 할 시점입니다.

2014년 네이처에 실린 한 연구는 불확실성이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습관적이고 자동적 정신 작용을 방해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불확실성은 뇌에 혼란을 불러일으킬 뿐 아니라 과잉경계 상태를 만들고 부정적인 사실이나 경험에 대해 과도한 반응을 보이게 만듭니다. 곧 불확실성은 걱정이라는 불씨에 휘발유를 붓는 것과 같습니다. 이제 무엇에서건 자신에 대한 위협을 발견하게 되며, 그 위협에 감정적으로 반응하게 됩니다.

“불확실성은 불안증이 자라나는 토양이 됩니다. 불안증은 미래를 걱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위 연구의 공저자이자 위스콘신 대학 메디슨 캠퍼스의 심리학자인 잭 니츠키의 말입니다. 니츠키는 인간의 뇌에 모든 부정적인 가능성을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특히 그 불확실성이 부정적인 가설과 결합할수록 뇌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하고 여기에 집착하게 됩니다.

 

불확실성과의 싸움

불확실성은 심지어 그 불확실성 이후 나타날 최악의 결과보다도 사람을 더 불안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2008년 암 간호학(Cancer Nursing)지에 실린 한 연구를 보면, 유방암 진단 결과를 기다리는 여성들의 불안증 정도가 유방암 확진을 받은 여성들보다 더 높았습니다. 이 연구에서 사람들은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불확실성의 시간 동안 가장 높은 불안증 수치를 보였습니다. “어떤 결과가 주어질 경우 사람들은 이제 상황을 자신이 제어한다는 느낌을 받게 되며, 이는 어떤 면에서 불확실한 상황보다 더 쉬운 상황으로 여겨집니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펜스테이트 대학의 불안 및 우울증 연구소 소장 미셸 노이만의 말입니다.

아주 잠깐의 불확실성도 사람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뉴스나 트위터에서 눈을 떼기 힘든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교통 체증에 대한 한 연구는 운전자들이 자신이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스트레스와 분노 수치가 높아짐을 보였습니다. 버스와 기차, 비행기가 지연될 때 느끼는 스트레스도 불확실성에 의한 것입니다. 2014년 버스 승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사람들에게 정확한 대기 시간을 알려줄 때 사람들의 스트레스가 줄어든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대기 시간이 더 길어졌을 때도 그 시간을 정확히 알려주는 한 사람들의 기분은 나아졌습니다.

불확실성이 주는 스트레스는 너무나 크기 때문에 사람들은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 더 나쁜 결과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노이만은 “불안 장애가 있는 이들은 자신의 선택이 장기적으로 자신에게 해가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단순히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 이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합니다. 2011년 “행동 치료(Behavior Therapy)”에 실린 한 연구는 도박 실험에서 불안증이 있는 이들은 기댓값이 적은 대신 선택의 결과를 빨리 알려주는 선택지를 고르는 경향이 더 컸습니다. 곧 불안증이 있는 이들은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돈을 더 지불한다는 뜻입니다.

 

불확실성의 효과를 이기기

사람들은 불확실성에 대해 각자 다른 방식으로 대처합니다. 안타까운 점은 많은 이들이 별로 효과적이지 않은 방식을 택한다는 것입니다.

노이만은 많은 이들이 그 문제를 걱정하는 것으로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합니다. 이들은 걱정을 하면 불확실성 이후에 나타날 일들을 대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우리는 걱정이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는지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불안증이 있는 이들은 물론 다른 모든 이들에게 걱정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노이만은 걱정을 많이 할수록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줄어들며, 그들이 생각하는 해결책이 실제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도 작아진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니츠키도 걱정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 동의합니다. “만약 당신이 하루에 6~7시간을 코로나바이러스를 걱정하는 데 사용한다면, 당신의 뇌에는 이 걱정만 하는 신경 회로가 만들어질 겁니다.” 즉, 걱정은 더 많은 걱정을 낳는다는 것입니다.

도움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정보를 계속 찾아다니는 일에도 단점이 있습니다. 2009년 BMC 공중보건(Public Health)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제한된 양의 정보만을 처리할 수 있어서 새로운 정보를 너무 많이 받아들이면 혼란을 느끼고 더 큰 불확실성을 경험하게 됩니다.

“정보 과부하는 사람들의 정보처리 능력을 마비시킬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2008년 연구의 저자들은 암 환자들이 암에 관한 정보를 찾아다니다가 결국 “좌절하고 혼란을 느끼게” 된다고 지적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노이만은 지금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많은 정보가 그럴듯한 추측, 또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예측이라고 지적합니다.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찾는 데 쓰는 이들은 더 다양한 지식을 쌓기보다는 오히려 혼란을 느끼고 두려워하게 된다고 그녀는 말합니다.

그럼 이런 불확실성이 주는 악영향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노이만과 니츠키의 대답은 같습니다. 바로, 지금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불확실성과 이에 의한 불안을 없앨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세요.” 니츠키는 말합니다.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읽고, 넷플릭스를 조금 보거나 전화로 친구와 대화를 하세요. 이런 행동들은 당신의 뇌가 현재에 집중하게 도와줍니다.”

팬데믹은 힘겨운 시기이지만, 동시에 마음을 챙기는 명상을 시도할 적절한 기회일 수 있습니다. “마음챙김에서 중요하게 말하는,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기, 그리고 이 순간을 포용하기는 앞으로 일어날 수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일들에 대한 걱정으로부터 당신을 보호해줄 것입니다.” 노이만의 말입니다. 그녀는 마음챙김이 동양의 철학과 문화에서 중요한 요소이며, 불교와 같은 동양의 전통에서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놓아주기(letting go)”를 강조한다고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노이만은 걱정할 수 있는 특정한 시간과 장소를 정해 놓으면, 나머지 시간에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매일 저녁 평소 쓰지 않는 의자에 앉아 20분 동안 코로나바이러스 뉴스를 보며 마음껏 걱정하는 것입니다. “매일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해야 합니다. 직장이나 침대, 휴식 공간이 아닌 곳이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당신의 걱정을 특정한 장소와 시간에 묶어둘 수 있습니다.

“언제나, 그리고 누구든 인생에서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 불확실성에 매달리는 것은 아니지요.”

머릿속을 업무, 일상, 놀이, 불확실성과 무관한 다른 일들로 채우는 것은 불확실성을 다루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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