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페퍼민트를 설명할 수 있는 몇 가지 질문들

뉴스페퍼민트가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 주 3회 글을 싣습니다. 그동안 뉴스페퍼민트에 소개한 글 대부분은 기사나 칼럼을 요약하거나 전문을 번역한 글이었습니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는 필진의 시각을 담은 해설을 덧붙여 ‘한국에는 없지만, 한국에 필요한’ 뉴스 큐레이션을 실을 예정입니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를 통해 뉴스페퍼민트를 처음 접하는 독자 분들에게 쓴 소개글을 여기도 싣습니다. 소개글은 이 링크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1. 뉴스페퍼민트가 뭔가요?

뉴스페퍼민트는 2012년 당시 보스턴에 유학 중이던 이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해외 뉴스를 번역해 소개하는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입니다. 웹사이트를 통해 지난 뉴스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만 설명하면 너무 단순하죠? 핵심은 뉴스페퍼민트가 어떤 해외 뉴스를 소개하는가일 겁니다. 저희는 초기부터 이런 고민을 가졌고, ‘한국에는 없는, 그러나 한국에 필요한’ 뉴스를 번역한다는 방침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방침을 바탕으로 지난 10년간 해외 뉴스를 소개해 왔습니다. 뉴스페퍼민트의 시작을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들은 다음 슬로우뉴스와의 인터뷰를 참조해 주시면 됩니다.

 

2. 그럼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서는 어떤 소식을 전해 주실 건가요?

뉴스페퍼민트는 그때부터 해외 뉴스를 골라온 전문가들이 처음으로 지난 10년간의 경험을 가지고 자신의 목소리로 지금 해외에서 이야기되는 이슈들을 전달하려 합니다. 즉, 하나의 뉴스나 하나의 의견이 아니라 보다 총체적이고 그러면서도 심도 있는 내용을 가능한 한 알기 쉽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물론 여전히 한국에는 없는, 그러나 한국에 필요한 소식이 될 것이라 자부합니다.

 

3. 뉴스페퍼민트의 특징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 주세요.

세상에는 다양한 특징을 가진 많은 뉴스 서비스들이 있습니다. 특정 분야를 전문으로 하기도 하고,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삼기도 합니다. 저희가 내세울 수 있는 것은, 그래도 뉴스페퍼민트는 좀 더 근원적인 질문들을 스스로 던지면서 이를 고민해 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뉴스의 선택에 반영했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날 뉴스는 새로운 세상을 알게 해주는 과거의 기능 대신 자신의 믿음을 확인하게 만드는, 그래서 독자를 기분 좋게 만들 뿐인 역할로 바뀌고 있습니다. 전문 용어로는 필터 버블이라고도 하죠. 특히 모든 미디어는 이러한 경향을 등에 업고 점점 더 자신들의 믿음과 세계관을 콘텐츠에 반영하고 있으며, 이는 그 미디어의 세계관이자 해당 미디어를 선호하는 독자의 세계관으로 이어져 필터 버블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이런 함정을 피할 수 있을까요? 바로 내용을 결정하는 편집자에게 자신의 믿음과 반대되는 주장을 소개할 것을 권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독자뿐 아니라 편집자까지도 자신의 생각을 다시 돌아보게 만들 수 있습니다. 뉴스페퍼민트는 모든 필진에게 이런 태도를 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주장을 소개할 때 반론이 있다면 이를 소개하는 것 또한 권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5월에는 최근 출간된 마이클 셀렌버거의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에 대해 피터 글릭의 비판과 이에 대한 마이클 셀렌버거의 반박을 모두 소개했습니다.

사실 이렇게 반론을 주문하는 이유는 독자와 편집자가 모두 열린 마음이라는 태도를 몸에 익히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남겼다고 흔히 말해지는 “어떤 생각에 동의하지 않고도 그 생각을 검토할 수 있는 것이 교육받은 사람의 특징이다(It is the mark of an educated mind to be able to entertain a thought without accepting it)”는 말이 좋은 예입니다. 그리고 위의 필터 버블이 영향을 미치는, 그래서 오늘날 가장 문제가 되는 인간의 인지 편향인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을 막을 수 있는 과학적 태도의 기본 이기도 합니다.

물론 열린 마음은 그 자체로 모순에 이르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다양성을 생각해 봅시다. 다양성은 분명 오늘날의 시대정신입니다. 그럼 다양성에 대한 여러 의견, 태도에도 다양성을 적용해야 할까요? 이 말은 곧,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의견을 하나의 의견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사실 이런 모순은 20여 년 전, “엥똘레랑스(intolérance, 불관용)”라는 개념으로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물론 그 개념은 엥똘레랑스에 대해서는 엥똘레랑스로 대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물론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뉴스페퍼민트는 열린 마음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하나는, 모든 주장에 대해 가능한 한 최대한의 선의로 이를 해석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자신의 믿음과 세계관이 있으며, 어떤 주장에서 생략된 것은 그가 가진 특수성일 수 있습니다. 이를 받아들인다면, 나름의 진실이 그런 상이한 주장들 사이에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이는 그레이엄 그린이 말한 “분노는 상상력의 부족이다.”라는 말과 이어집니다.

또 다른 원칙은 가능한 한 최대한 중립성을 가지는 것입니다. 물론 글을 쓰는 이 각각이 자신이 인지한 혹은 인지하지 못한 믿음들이 있기에 여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스스로 질문을 던짐으로써, 적어도 가능한 한 최대한 중립성을 취하려 노력합니다. 그리고 이런 노력에 도움이 되는 글들을 다시 소개합니다. 예를 들어, 지난 3월에는 기술의 발전이 윤리의 기준을 바꾸며, 따라서 우리는 자신이 지금 가진 믿음에 대해 더 겸허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이 두 원칙을 통해 일종의 열린 마음에 대한 ‘메타 태도’를 가질 수 있게 됩니다. 곧, 열린 마음과 열린 마음이 가지는 모순 모두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는 것이지요.

 

4. 잠깐만요, 왠지 말장난 같은데요?

저도 그렇네요. (같이 웃음) 아 앞서, 저희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고 했지요? 그 질문 중에는, 왜 사람들이 뉴스를 보는 것일까 하는 질문도 있습니다.

 

5. 음 이야기가 너무 길어지는 것 같은데요.

저도 그렇네요. (혼자 웃음, 곧 진지한 표정으로) 가능한 한 최대한 짧게 이야기하겠습니다. 아마 어떤 이들은 뉴스가 재미있으니 보는 것이라 말하며, 뭘 그런 걸 다 묻는지 오히려 되물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왜 사람들이 뉴스를 재미있어하는지 다시 묻죠. 그리고 다행히, 과학은 이런 질문에 대한 힌트를 주는 가설 혹은 이론을 가지고 있습니다.

곧, 우리가 뉴스를 좋아하는 이들의 후손이라는 것입니다. 오래전 우리의 조상이 살던 시대에 뉴스는 새로운 정보였고, 뉴스에 민감한 이들이 생존과 번식에 유리했을 것이라는 그런 가설 말이죠. 그리고 이 가설은 오늘날 우리가 뉴스를 좋아하는 것이 그저 우리 뇌 깊은 곳 어딘가에 새겨진 습성일 뿐 만약 그 뉴스가 실제로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뉴스라면 이를 좋아하는 것이 일종의 오류임을 또한 암시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평생 만나볼 일 없는 연예인의 연애 이야기나 그 여파가 나에게 미칠 가능성이 극히 적은 지구 반대편의 커다란 사건 같은 것이 여기에 속하겠지요.

그러나 실제로 이런 뉴스들이 전혀 의미가 없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직장에서 점심시간에 누군가가 그 연예인 이야기를 꺼냈을 때 그에게 맞장구를 치거나 더 자세한 내막을 풀어놓을 수 있고, 이를 통해 박학다식하고 센스 있는 동료라는 평판을 얻을 수 있겠죠. 사실 대화의 중심이 된다는 것이 인간관계에서 결코 단순한 성과가 아니라는 것을 아신다면, 연애 뉴스나 지구 반대편 뉴스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아실 겁니다.

 

6. 음 그런데 이 이야기가 뉴스페퍼민트가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를 하는 것과 어떤 관계가 있나요?

아무 관계가 없죠. (아무도 웃지 않음)

하하 농담입니다. 아주 큰 관계가 있습니다. 사실 그 이야기를 하려고 앞에서부터 길게 여기까지 끌고 온 것이고요.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요약해 봅시다. 앞에서 뉴스페퍼민트는 열린 마음을 강조한다고 이야기했고, 다시 독자와 아무런 관계가 없어 보이는 뉴스라도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만약 그 뉴스가 독자의 생각을 넓히고 독자의 머릿속에 축적되는 지식이 될 수 있다면 어떨까요? 그 뉴스의 독자가 스스로 뉴스를 읽기 전의 자신과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느낄 수 있는 그런 뉴스가 있다면 어떨까요?

 

7. 너무 과장이 심하십니다.

인정합니다. (반성하는 모습)

어쨌든 그래도 뉴스페퍼민트가 추구하는 열린 마음을, 그리고 자신이 몰랐던 사실을 뉴스페퍼민트를 읽음으로써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은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런 가치를 이해하는 분들이 세상 어딘가에 반드시 있으리라 생각하고요, 그것이 저희가 이 서비스를 계속 유지해온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사실 그런 분들과의 좀 더 구체적인 만남을 위해 최근 저희는 슬랙이라는 툴을 이용해 뉴스페퍼민트 커뮤니티를 시작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의 글을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모험적 시도 – 뉴스페퍼민트/슬랙

 

8. 그럼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를 통해 뉴스페퍼민트는 어떤 것을 기대하시나요?

드디어 그 질문이 나왔네요. 이제 드디어 이 대화를 마칠 수 있게 됐습니다. 저희가 기대하는 것은 바로 이런 저희의 가치를 이해해 주시는 분들,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의 폭을 넓히고 싶은 분들과 만날 수 있는 그런 창구로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를 활용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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