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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는 동안 그 꿈을 묘사할 수 있다면

(노틸러스, Jim Dav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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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매력적이지만 그만큼 쉽지 않은 연구 대상입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칼 융은 일찍이 꿈의 의미와 중요성을 밝혀 이름을 날렸지만, 뇌를 관찰하는 기술이 훨씬 발달한 오늘날에도 실제로 꿈을 꿀 때 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파악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실험 대상이 아침에 잠에서 깨기를 기다리는 연구자들은 “급속 망각”과 싸워야 합니다. 꿈을 꾸는 대상을 바로 깨우는 방법도 있지만, 이 경우 수면 연구실을 따로 만들어야 하며 이는 큰 비용이 듭니다. 게다가 이 경우에도 꿈을 꾸던 이들은 여전히 잠에 취해 있고, 깨는 즉시 꿈을 잊어 갑니다.

만약 꿈을 꾸고 있는 사람과 직접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아주 단순한 일들, 예를 들어 숫자를 거꾸로 세는 것과 같은 일을 시킬 수 있다면, 이는 꿈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될 것입니다. 꿈의 기능에는 다양한 이론이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꿈이 낮 동안의 기억을 강화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또 어떤 이들은 위험한 상황을 미리 연습한다고 생각합니다. 꿈은 아무런 기능이 없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요. 우리가 꿈을 꾸는 이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면 이 중 어떤 것이 맞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물론 그 외에도 훨씬 많은 것들을 파악할 수 있게 되겠지요.

상상력을 연구하는 이로써 나 또한 꿈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꿈속에서 다시 꿈속의 눈을 감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실제 현실에서는 눈을 감으면 외부의 빛이 차단됩니다. 그럼 꿈속에서도 눈을 감으면 세상이 보이지 않게 될까요? 그리고 꿈에서 어떤 물건을 눈앞에 상상하면 어떻게 될까요? 깨어 있을 때 눈앞에 어떤 물건을 상상할 경우 그 물건은 실제 물건만큼 생생하지는 않습니다. 그럼 꿈에서는 어떨까요? 이렇게 상상한 물건이 바로 꿈속의 세상에 ‘짠’ 하고 나타날까요? 아니면 꿈속에서도 다른 꿈속의 물체와 다르게 느껴질까요? 꿈속에서 느껴지는 고통은 얼마나 아플까요? 아니, 고통이 느껴지긴 할까요?

꿈속에 등장하는 다른 인물들은 꿈꾸는 이에게는 진짜 사람처럼 느껴질 겁니다. 그럼 그 인물과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무언가를 배울 수 있을까요? 꿈속의 인물이 수학은 잘하지 못한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하지만 꿈꾸는 이가 모르는 단어를 때로 말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꿈꾸는 이가 깨어 있을 때보다 꿈속의 다른 인물이 더 창의적인 답을 준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꿈속의 인물이 만약 꿈꾸는 이의 잠재의식과 연결되어 있다면, 꿈꾸는 이는 그 사람과 대화하며 자신을 이해하고 어쩌면 치료 효과까지 얻을 수도 있습니다. (“나는 지하철을 왜 무서워하는 걸까요?”)

하지만 꿈꾸는 이와의 의사소통에는 두 가지 문제가 다 있습니다. 곧 꿈  꾸는 이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문제와 꿈꾸는 이가 메시지를 바깥으로 전달하기가 모두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꿈을 꾸는 동안 우리의 감각은 대부분 차단됩니다. 즉 잠든 누군가에게 말을 걸어도 그들은 보통 그 말을 듣지 못합니다. 외부로 말하는 일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 하나는 사람들이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는 것이죠. 꿈은 가장 그럴듯한 가상 현실이며, 그 현실에 빠진 우리는 이 현실 바깥의 진짜 세상과 소통해야 한다는 사실을 떠올리기 매우 어렵습니다. 두 번째는 꿈에서 우리가 몸을 움직일 때 실제로 우리 몸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는 근 무긴장증(muscle atonia)이라 불립니다.) 즉, 꿈속의 내가 그냥 움직이게 됩니다. 따라서 꿈 바깥과 소통을 하고 싶어도, 우리의 몸짓과 목소리는 마치 매트릭스에 빠진 것처럼 바깥으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이 꿈꾸는 사람은 자시의 꿈 바깥세상에 의사를 전달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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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카렌 콘콜리와 그녀의 동료는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통해 꿈의 내용을 더 정확하게 얻기 위한 방법을 찾아 왔습니다. 그들은 최근 꿈꾸는 이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연구해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했습니다. 전 세계의 네 연구팀이 꿈속의 세상과 현실 세상을 연결하는 몇 가지 방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사실 외부로부터 꿈꾸는 이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문제에 있어, 꿈꾸는 이의 모든 감각이 완전히 차단된 것은 아닙니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잠자는 이를 깨울 수 없겠죠. 보통 시끄러운 소리나 밝은 빛, 강한 접촉은 꿈꾸는 이에게 전달되며, 때로 꿈의 내용으로도 이어집니다. 아마 꿈에서 경찰의 사이렌 소리를 듣는 순간 잠에서 깼는데 알람이 울리고 있던 경험이 있는 분들 있을 겁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인셉션(Inception)에서 이들은 꿈에서 깨기 위해 “킥(Kick)”이라 불리는 행동을 이용합니다.) 한편, 꿈  꾸는 이가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방법으로는 꿈꾸는 이가 움직일 수 있는 근육인 눈동자의 움직임과 얼굴 근육을 이용합니다. 즉 꿈꾸는 이가 팔을 움직이려 했을 때는 꿈속의 팔만 움직이지만, 눈동자를 움직일 때는 실제 눈동자도 움직인다는 사실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꿈  꾸는 이에게 수학 문제, 곧 8 – 6 을 풀게 했습니다. 낮잠을 자던 한 실험 대상은 자신의 눈동자를 두 번 오른쪽으로 움직여 정확한 답을 전달했습니다. 연구자들은 수학 문제를 소리로 전달하기도 했고, 불빛으로, 또 몸을 건드리는 방법으로도 전달했습니다. 36명의 실험 대상을 상대로 모두 158번의 실험을 했고, 거의 20%는 정확한 답을 말했습니다. 완전한 엉터리 답은 3%에 불과했고, 대부분은 모호한 답을 내놓거나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이들이 이 정도의 의사소통을 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사실 이 정도 결과가 나온 것은 연구 대상 중 한 그룹은 자신들이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무 언급 없이 갑자기 8 – 6 을 계산하라는 소리나 불빛을 듣는다면 눈동자를 오른쪽으로 움직여 답을 할 생각을 누구도 하지 못할 것입니다. 꿈을 꿀 동안에는 우리는 그 꿈 자체를, 아무리 비현실적이라도 현실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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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때로, 특히 어떤 이들은 자주, 사람들은 자신이 지금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는 자각몽(lucid dreaming)이라는 현상입니다. 만약 이런 자각몽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대략 평생 한 번이라도 자각몽을 경험해본 사람의 비율은 80%에 달합니다) 이 경험이 얼마나 인상적인지도 알 것입니다. 사람들은 때로 꿈이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라고 말하며, 특히 자각몽을 꾸는 이들은 놀랄 만큼 현실적인 환상과 모험의 세계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대체로 부정적이고 불안한 무의식의 세계에서 괴로워하는 대신, 자각몽을 꾸는 이들은 환상적인 세계를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냅니다. 과학자들은 꿈 연구 초기에는 자각몽의 존재 자체를 의심했지만, 스탠포드의 심리학자 스테판 라 버지가 꿈꾸는 이가 자신의 눈동자를 의식적으로 움직여 자신이 자각몽 속에 있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릴 수 있음을 보임으로써 이는 사실로 확인되었습니다.

콘콜리의 연구팀은 평범한 사람, 자각몽에 익숙한 사람, 그리고 자각몽을 꾸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의 세 그룹을 관찰했습니다. 이들은 자각몽을 꾸지 않는 이들에게 379번 수학 문제를 물었고, 단 한 번의 정답, 한 번의 오답, 그리고 열 한 번의 모호한 답을 얻었습니다. 나머지 360번 이상은 아무런 답도 얻지 못했습니다. 즉, 자각몽이야말로 꿈꾸는 이와의 의사소통에 필수적이라는 것입니다.

콘콜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자각몽을 꾸는 이들과 의사소통을 연습했습니다. 이들이 어떻게 명령을 듣고 답을 할지를 깨어 있는 상황에서 연습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들을 깨운 다음 그들이 풀었던 수학 문제를 물었을 때 어떤 이들은 잘 기억하지 못했고, 이는 깨어난 뒤 꿈을 묘사하는 정도에 따라 달랐습니다. 곧, 자각몽을 꾼 이들도 때로 자신의 꿈을 잘 기억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자각몽을 중심으로 하는 연구의 한 가지 큰 문제점은 곧바로 자각몽에 드는 것은 드문 일이며 익히기도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입니다. 영국의 심리 스릴러인 “비하인드 허 아이즈(Behind Her Eyes)”에는 자각몽을 꾸는 방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나옵니다. 물론 그 설명이 모두 맞는 말은 아닙니다. 시계나 손목시계를 보면 도움이 된다는 것은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손가락을 세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는 없습니다. 침착하게 집중하는 것도 근거가 없습니다. 문을 상상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자각몽에서 악몽을 꿀 때 여기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문을 상상하는 경우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과학적인 탐구는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자각몽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자는 동안 자신이 상상하는 세상 속에서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각몽을 꼭 배우고 싶은 이들은 2012년 의식과 인지(Consciousness and Cognition)에 발표된 자각몽에 관한 체계적 문헌 고찰 연구를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이 연구는 자각몽을 훈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며, 지금까지 시도된 것들은 그렇게 효과가 좋지 않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효과가 있는 몇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잠이 들 때 꾸고자 하는 꿈을 머릿속으로 그리고 연습하는 것입니다. 또, 내가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계속 기억하려 노력하는 것입니다. 새벽에 잠시 깬 뒤 다시 잠들 때 이렇게 하면 더 효과가 좋습니다. 이러다 자신도 모르게 “꾸던 꿈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게 될지 모릅니다. 이것은 꿈에서 깨었다가 다시 깊게 잠드는 대신 꿈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물론 꿈속에시 이것이 현실인지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곧, 어떤 글자가 바뀌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표지판이나 도로 신호는 현실에서는 바뀌지 않습니다. 하지만 꿈속에서는 글자가 자주 바뀝니다. 현실에서 이런 글자를 두 번씩 확인하는 연습을 한다면, 꿈속에서도 당신은 글자를 두 번씩 보게 되고, 곧 지금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지 모릅니다.

자각몽은 분명 즐거운 경헙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도 유용할까요? 자각몽 중에 무언가를 배울 수 있을지는 아직 잘 알려져있지 않습니다. 상상 속에서 운동 연습을 하는 것이 실제 경기 결과를 향상시키는 것처럼, 자각몽 또한 같은 효과를 줄지 모릅니다. 육체적 효과만이 아닙니다. “꿈은 감정적 트라우마의 영향을 감소시킬 독특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콘콜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말합니다. “곧, 꿈의 내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신호를 미리 만들거나, 아니면 꿈꾸는 도중 신호에 따라 변경할 수 있습니다” NPR에서 콘콜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자각몽이나 꿈을 예술이나 창조적 영감에 이용합니다. 하지만 꿈속에서 당신이 활용할 수 있는 것은 꿈꾸는 당신 자신뿐입니다.” 자각몽을 꾸는 이가 깨어있는 이의 논리적 마음을 추가로 활용할 수 있다면, 더 창조적인 답을 얻을 수도 있다고 그녀는 말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자각몽을 꾸는 이들은 그저 자신이 바라는 환상의 세계에서 즐기느라 바쁩니다.

눈동자의 움직임을 통해 자각몽을 꾸는 이와 소통하는 연구는 이제 시작입니다. 그리고 아직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언젠가는 눈동자로 모르스 부호를 전달하는 식으로 더 많은 내용을 주고받을 수 있을까요? 눈동자의 움직임만 이용해 이미 책을 쓴 사람도 있다는 점에서 이는 충분히 가능한 일로 보입니다.

우리는 매일 밤 꿈을 꾸느라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이는 우리 인생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꿈의 본질이 아직 알려져있지 않은 만큼, 자각몽을 통해 우리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일 역시 이제 시작입니다. 꿈을 꾸는 이 창조적인 시간을 의식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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