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Rolfe Winkler)
팬데믹 기간 동안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붐이 일어났습니다.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했습니다. 일부 소비자는 이미 충분하다고 손사래 칠 정도입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주 고객은 기업에서 직원들의 복리후생을 담당하는 임원입니다. 이들의 말을 빌리자면, 신생 스타트업들은 건강을 증진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의 발전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폭발적인 호황으로 말미암아 중복된 사업 분야가 늘고 있으며, 지나치게 가격이 비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복리후생 담당 임원들은 디지털 의료 회사들에게 서비스를 추가하고, 보완적인 회사와 합병해 효율을 높이고, 서비스의 가격을 낮추도록 요구합니다. 이것은 스타트업들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응해야 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건강관리 앱이 고객들의 웰빙, 당뇨병 관리, 수면 개선, 심장 건강 모니터링, 체중 감량을 약속하고 이용자들이 건강관리 수칙을 성실히 따르는지 추적합니다. 세븐와이어 벤처스(7Wire Ventures)의 연구에 따르면, 팬데믹 번아웃으로 급성장한 정신건강 관리 분야에서만 100개가 넘는 스타트업이 경쟁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건강관리 앱을 비교해 고객의 상황에 적합한 서비스를 찾도록 도와주는 앱도 있습니다.
카맥스(CarMax Inc.)의 복리후생 담당 임원인 메레디스 터치스톤(Meredith Touchstone)의 말입니다.
“서비스의 홍수를 겪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수많은 건강관리 서비스가 넘쳐 나고 있죠. 그뿐만 아니라, 새로운 서비스들이 계속 출시되고 있습니다. 이용자들은 수천 개의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평가하고 비교할 방법이 없습니다.”
리서치 회사인 피치북(PitchBook)은 지난 1분기에 헬스케어 분야 벤처 투자 금액이 70억 달러(8조 원)에 달했으며, 이는 지난 10년 이래 가장 많은 분기 투자액이라고 밝혔습니다.
급격히 성장하는 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스타트업이 상장을 늦추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최근 수년간 벤처캐피털의 스타트업 투자 붐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1분기 벤처캐피탈의 투자 총액이 사상 최고액을 경신했습니다.
특히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투자 열기가 매우 뜨겁습니다. 1분기 전체 벤처 투자의 10%가 의료 분야에 투입되고 있는데, 이는 지난 10년의 중간값보다 2배나 높은 수치입니다.
디지털 의료 스타트업들은 스마트폰과 저비용 센서의 보급 확산에 힘입어 더 저렴하고, 더 효과적이며, 더 편리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환자들은 쉬는 시간에 문자 메시지나 화상 통화를 통해 손쉽게 의료진과 건강 관리사와 상담할 수 있습니다. 의사는 원격으로 환자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대형 기업이 회사 차원에서 의료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시 말해, 기업과 계약한 보험회사가 직원들의 건강관리 플랜을 관리하면서 의료 네트워크를 제공합니다. 기업은 이런 건강관리 비용을 보험회사에 지불합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앱은 자신들의 서비스가 특정 분야에 전문적일 뿐만 아니라, 디지털 추적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건강관리 지출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환자들이 원격진료 요구가 증가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정부는 의사가 다른 주에서 진료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제를 풀었습니다. 의료보험도 원격진료에 대한 혜택을 확대했습니다. 작년 10월 원격의료 기업인 텔라독헬스(Teladoc Health)가 당뇨병 원격관리 기업인 리봉고(Livongo)와 합병을 발표했을 때 리봉고의 기업 가치는 139억 달러(15조 8천억 원)로 평가받았습니다.
의료 컨설팅 데이터 기업인 캠브리지 자문 그룹(Cambridge Advisory Group)의 스튜어트 필치(Stuart Piltch) CEO는 현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흥분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돈이 떠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리봉고 매각 후 모두가 ‘난 어디에 투자하지?’라고 묻고 다녔습니다. 월스트리트의 사람들이 이런 투자를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 과연 투자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아무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복리후생 담당 임원들은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의 성과를 측정하는 것이 까다롭다고 토로했습니다. 스타트업들이 비용 절감과 건강관리 개선 효과를 증명하기 위해 기를 쓰고 온갖 방법을 동원하기 때문입니다.
펩시콜라(PepsiCo)의 복리후생 담당 책임자로 일했던 에릭 소사(Erik Sossa)는 디지털 의료 서비스가 회사의 기존 건강관리 시스템과 연계됐을 때 가장 효과적으로 작동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의사들이 환자들의 과거 의료기록을 참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펩시콜라가 텔라독의 원격진료 서비스 이용을 중단한 것도 기존 건강 관리 프로그램과 연계 문제 때문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원격진료를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원격치료는 환자와 의사를 연결하는 환상적인 수단이지만, 심야에 긴급치료를 하는 경우에는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환자의 과거 이력에 맞춘 연계 관리가 어렵습니다.” 펩시콜라는 현재 회사의 건강관리 시스템과 연계한 원격의료 서비스인 라이브헬스 온라인(Live Health Online)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텔라독의 대변인은 펩시와의 협력이 특별한 문제없이 이뤄졌다고 말했습니다. 펩시는 어떠한 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기업은 디지털 의료 업체들이 기업이 가입한 보험회사와 서비스를 통합하고, 제공하는 서비스의 조건을 넓혀줄 것을 요구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서비스의 요금 체계 변경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모든 직원에 대한 월정액 요금을 지불하는 대신에, 직원들이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요금을 내는 것이죠. 이용률이 낮은 앱이 많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인 오마다 헬스(Omada Health Inc.)는 당뇨병 전증에 대한 관리 서비스에서 시작해서 환자들과 건강 관리사를 원격으로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숀 더피(Sean Duffy) CEO는 고객의 요청을 받고 고혈압, 당뇨병 전반, 정신 건강, 디지털 물리치료 관련 서비스를 추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많은 기업들은 다양한 질병을 모두 관리할 수 있는 하나의 서비스를 선호합니다.”
이에 따라, 디지털 의료기업들이 서비스의 영역을 넓히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특히 당뇨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리봉고는 당뇨병 원격관리 기업으로 시작해 고혈압, 정신건강, 당뇨 전조증상 관리까지 서비스를 넓혔고 오마다와 번번히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치열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서비스를 통합하고 확장하는 거래를 성사시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텔라독은 많은 회사를 인수했습니다. 텔라독의 대변인은 고객들이 한 앱에서 다양한 질병을 관리하는 서비스를 바라기 때문에 사업 분야를 넓히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엠디라이브(MDLive), 닥터온디맨드(Doctor on Demand), 플러쉬케어(Plushcare)를 비롯한 원격진료 업체들이 최근 다른 회사에 합병, 또는 인수됐습니다.
다양한 건강관리 앱을 비교해 환자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서비스 선택을 돕는 의료 내비게이션은 성장과 거래가 두드러지는 또 다른 분야입니다. 2차 소견 제공 서비스로 시작한 그랜드라운즈(Grand Rounds)는 닥터온디맨드와 합병하며 원격의료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의료 네비게이션 분야 경쟁 업체인 애콜레이드(Accolade Inc.)는 지난 달 2차 소견 서비스를 제공하는 2nd.md를 인수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애콜레이드는 지난달 플러시케어를 합병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리봉고의 전 회장인 글렌 툴먼(Glen Tullman)은 다양한 디지털 헬스 서비스를 묶음으로 제공하는 의료 내비게이션 회사인 트렌스케어런트(Transcarent)를 창업했습니다.
펩시를 떠나 컨설턴트로 일하는 소사 씨는 앞으로도 디지털 헬스 업계의 다양한 합종연횡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만약 여러분의 기업이 하나의 서비스만 제공한다면 당신을 대체하는 것은 매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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