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ly Cataneo, Undark)
상어나 도롱뇽, 오리너구리 등은 인간과 달리 전기장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남아메리카의 칼고기나 아프리카의 코끼리고기는 자신의 사회적 위치나 성, 지배적 지위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는 복잡한 전기장을 만들어냅니다.
우주에 이렇게 전기장을 언어처럼 사용하는 동물이 존재할 수 있을까요? 토성의 달인 엔셀라두스처럼 칠흙같은 바다를 가진 천체의 생명체는 진화를 통해 이런 특성을 가지게 되었을지 모릅니다.
캠브리지 대학의 동물학자 아릭 커셴바움은 “은하수를 여행하는 동물학자를 위한 안내서: 지구의 동물을 통해 우리가 외계인과 인간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것들”(The Zoologist’s Guide to the Galaxy: What animals on Earth Reveal About Aliens – and Ourselves”에서 이런 이야기를 다룹니다. 외계 생명체의 존재와 그들의 형태는 인류가 오랫동안 가져온 질문입니다. 요하네스 케플러의 과학 소설부터 2017년 태양계를 스쳐간 미지의 성간 천체를 다룬, 하버드 대학 아비 로엡의 근작 “외계 : 첫 지구 밖 지적 생명의 신호(Extraterrestrial: The First Sign of Intelligent Life Beyond Earth)”에 이르기까지 지난 수백 년 동안 인류는 이에 대한 상상을 펼쳐왔습니다. 커셴바움은 이 질문에 대해, 지구의 생태계가 보여주는 놀라운 다양성과 적절한 질문을 통해 외계 생명체의 형태와 행동양식에 대해 알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커셴바움은 지금까지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늑대와 홍해의 돌고래, 하이랙스라 불리는 이스라엘에 사는 작은 포유류를 연구했으며, 진화생물학자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책의 내용을 전개합니다. 곧 우리가 지구의 생명체가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면, 다른 행성에서 생명체가 어떻게, 그리고 왜 그렇게 진화할 것인지에 대한 적절한 질문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커셴바움은 물리법칙이 모든 우주에 동일하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이 지구를 생명의 문제에 현실적인 답을 찾은 “진화의 시험장”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책의 상당 부분은 지구의 동물이 가진 다양한 측면에 대한 분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커셴바움은 동물의 이동, 소통, 지능, 사회성, 정보, 언어 등을 다루며 생명체가 가진 이러한 특성이 어떻게 진화했고 인간과 여러 동물들이 어떻게 이를 가지고 있거나 가지지 않게 되었는 지를 다룹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외계의 생명체에 대한 추측을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어, 사회성을 다룬 장에서 그는 복잡한 사회를 이룬 동물들이 어떤 비용을 치렀고 어떤 이득을 얻었는지를 분석하고 협력이 진화에 어떤 이득을 주었는지를 이야기하며, 이를 바탕으로 외계 행성에도 친족관계가 존재하는 한 혈연선택이 어떤 사회 내의 협력을 만들어낼 것임을 추측합니다. 즉, 지구에서 그 일이 일어났다면, 외계에도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외계인과의 티타임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죠.”
커셴바움은 외계인이 어쩌면 염동력을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전지(all-knowing)하거나, 아니면 커다란 머리를 가진 작은 녹색 인간일 가능성도 무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주 공간을 부유하는 철학적인 초지능 외계인의 가능성은 별로 크지 않다고 말합니다. 반면, 부력을 통해 액체 내부를 떠다니는 외계 생명체는 가능하며, 이들은 균형을 잡기 위해 지느러미나 다른 어떤 방법을 진화시켰을 것이라 말합니다. 사회학자들이 관심을 가질 질문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로 다른 두 종이 언어를 사용할 정도의 지적 생명체로 진화한 상태에서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노예처럼 부리지 않는 행성이 있을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사실 독자들이 이 책의 전제에 모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곧, 지구에서 일어난 진화를 이 광대한 미지의 우주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커셴바움은 이러한 비판을 충분히 예상한듯 보입니다. 그는 자신의 가정에 동의하지 않는 독자들에게 한 가지만 부탁합니다. 곧, 외계 생명체가 어떠할지에 대해 합리적 추론을 바탕으로 결론을 내리자는 것입니다.
커셴바움은 자신의 추측에 대한 이견이나 다른 대안 역시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과학자들은 수학이 외계인과 소통할 수 있는 보편적 언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커셴바움은 외계인들은 다른 형태의 수학을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세상을 수학이 아닌 다른 관점으로 분석할 가능성을 이야기합니다. 그는 인간이 복잡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언어를 진화시킨 것처럼 외계의 행성에서도 같은 이유로 언어가 등장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우리가 알 수 없는 다른 이유로 언어가 진화했을 가능성 또한 인정합니다. 책의 후반부에는, 지구에서 일어난 진화를 통해 외계의 생명체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의 가장 중요한 가정까지도 의심합니다. 곧, 우리가 만약 명백하게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따라서 자연선택을 거치지 않은 유기체나 로봇이 거주하는 행성을 만나게 될 가능성은 없을까요?
커셴바움은 지난 수백년 동안 외계인을 상상한 이들이 과학자만이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그는 과학소설 작가들에 대한 존중을 나타내며, “가디언 오브 갤럭시”에서 “컨택트”에 이러는 대중문화 또한 언급합니다. 그는 또 “스타트렉:더 넥스트 제너레이션”을 “과학소설의 셰익스피어”라 표현합니다. 책의 각주에는 성경과 리처드 도킨스가 모두 등장합니다. 이 책에는 고깔해파리(man o’war)에서 섬세한 껍질을 가진 고대의 암모나이트에 이르는 다양한 사진과 그림들이 등장합니다. 이는 이 책을 누구나 읽기 쉬운 책으로 만들어줍니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설사 우리가 어떤 답을 반드시 찾지 못한다 하더라도, 독자들로 하여금 외계 생명체에 대한 올바른 질문을 던지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그 질문에는 철학적 난제들도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외계인은 우리와 “인간의 조건”을 공유할까요? 과연 무엇이 “인간의 조건”일까요? 동물이란 무엇이고, 외계인이란 무엇이며, 개인이란 어떤 것일까요?
카셴바움은 이 질문들은 바로 인류가 역사적으로 동물과 다른 인류와 마주치며 고민했던 문제들이며,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문제라고 말합니다. 책을 마무리하며 그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외계인을 발견할 그날까지 우리는 바로 이 지구에서 이 문제들을 고민하며 그 답을 지구의 다른 동료 생명체들에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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