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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도 딴짓 때문에 고민했습니다” – 니르 이얄과의 인터뷰 (1/2)

(Let Me Think, 니르 이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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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T: 만나서 반갑습니다. 당신은 “방해 받지 않기(Indistractable)”에서 바로 이 기술이야말로 21세기 개인이 갖춰야할 능력이라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방해받지 않기’란 무엇을 의미하나요? 그리고 이 능력이 왜 그렇게 중요한가요?

Nir: 만약 우리가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자신의 관심을 어디에 집중할지를 결정할 수 없다면, 우리 삶은 무의미할 것입니다. 이들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자신의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딴짓(distraction)”은 오늘날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닙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인간은 이 문제로 고민했습니다. 나는 세상 사람을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자신의 시간과 관심을 남의 선택에 맡기는 사람과 “아니, 나는 나를 방해하는 요소들에 휘둘리지 않아. 나는 내 시간과 관심, 내 삶을 어떻게 보낼지를 스스로 결정하겠어”라고 말하는 사람입니다.

내가 이 책 “방해 받지 않기”를 쓴 이유는 나 또한 그 문제로 고생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쓴 다음 내 삶의 모든 면이 나아졌습니다. 육체적으로도 건강해졌고, 마흔 두 살인 현재 그 어느때보다도 체력적으로도 자신감을 느낍니다. 결혼 생활 또한 나아졌습니다. 나는 딸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생산성 또한 높아졌습니다. 즉, 이 능력은 인생의 모든 면에 영향을 줍니다.

LMT: 당신의 전작인 “훅(Hooked)”은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에 관한 책입니다. 기업가들은 고객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며, 이는 누구나 자신의 삶의 일부가 되는 제품을 쉽게 사용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 중독”을 이야기합니다. 중독(addicted)과 훅(Hoocked)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나요?

Nir: 그 질문을 물어줘서 고맙습니다. 내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은 늘 내게 이렇게 말하죠. “아 당신이 그 사람들을 어떻게 중독시키는지에 관해 쓴 사람이구만.” 나는 책 속에 이 책의 제목이 왜 “사람들을 중독시키는 제품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아닌지를 분명하게 썼습니다. 내 책의 제목은 “어떻게 습관을 형성하는 제품을 만들 것인가”입니다. 이는 중독은 말 그대로 질병이기 때문입니다. 곧, 누군가가 자신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이나 물질에 지속적이고 충동적인 의존성을 가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품을 만드는 사람은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제품을 만들어서는 안됩니다. 그건 비윤리적인 일입니다.

나는 사람들을 중독시켜야 한다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사람을 중독시키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와 일한 적도 없습니다. 즉, 주류회사, 마리화나 회사, 도박 회사, 포르노 회사와는 일하지 않습니다. 내게 자문을 구했지만 내가 응하지 않은 수많은 회사들이 있습니다. 게임 회사 중에도, 비윤리적인 중독을 유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회사와는 일하지 않습니다. 중독은 무서운 병입니다.

내 책은 습관과 우리 삶을 더 낫게 만들 수 있는 좋은 습관을 가지는 방법에 관한 것입니다. 누구도 기업용 SaaS 소프트웨어에 중독되지 않지요. 누구도 숙제 프로그램에 중독되지 않습니다. 교육용 앱에도 중독되지 않지요. 이건 문제가 아닙니다. 사실 그 반대지요. 문제는 사람들이 전략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나 정부가 중소상인들에게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써보면 많은 문제를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를 중독시키기는 커녕 다시는 쓰고 싶지 않게 만들죠.

내 목표는 게임 회사나 소셜 미디어 회사들이 사용자를 끌기 위해 사용하는 기술들을 누구나 좋은 목적을 위해 쓸 수 있게 하자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좋은 습관을 가지게 만들 제품을 개발하는 사람들이 이 기술을 이용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의무감으로 그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해서 그 제품을 사용하게 만들자는 것이지요.

반면 새 책 “방해 받지 않기(Indistractable)”는 제품 개발자들이 아니라 모든 이를 위한 책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중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모두에게 상처를 준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독되어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이 중독되었기를 원합니다. 사실 그 말을 간절히 듣고싶어 합니다. 왜그럴까요?

그건 중독이 있다면, 그 중독을 일으킨 나쁜 사람들이 있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나쁜 기술 대기업이 당신을 중독시킨다는 말은 당신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뜻이 됩니다. 내가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말도 되지요. 물론 트리스탄 해리스도 그렇게 말했습니다. 이들이 사람들의 뇌를 강탈(hijack)한다구요. 하이잭은 9/11 때 테러리스트들이 한 일이지요.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들어왔을때도 쓰는 말입니다. 하지만 캔디 크러시가 나를 하이잭했다고 말하는 것은 이상합니다. 보세요. 누구나 어떻게든 대처할 수 있는 일에 그런 용어를 쓰는 것은 너무 심한 표현입니다.

만약 우리가 스스로를 약하다고 믿는다면, 실제로 약해질 겁니다. 반대로 자신이 강하다고 생각하면 역시 강해질 수 있습니다.

LMT: 어떤 앱은 특히 많은 비판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시간을 뺐고 있습니다. 당신은 소셜미디어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나요? 우리는 소셜미디어를 어떻게 대해야할까요?

Nir: “방해 받지 않기(Indistractable)”에서 나는 딴짓(distraction)과 딴짓의 반대를 이야기했습니다. 사람들은 이 딴짓의 반대를 집중(focus)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딴짓의 반대는 집중이 아닙니다. 바로 “계획된 행동(traction)”입니다. 계획된 행동(traction)과 딴짓(distraction)은 당기다는 뜻의 라틴의 “trahere”에서 온 말입니다. 그리고 이 두 단어에는 같은 단어, 곧 행동(action)이라는 단어가 들어있습니다.

즉, 당신이 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당신을 끌어당기는 행동을 말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딴짓(distraction)이란 당신을 당신의 계획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당신이 가치있게 여기는 삶과 당신이 되고 싶어하는 모습에 도움이 되지 않는 모든 것이 다 딴짓입니다. 즉, 어떤 행동이 딴짓이 될지, 계획된 행동이 될지는 당신의 의도에 달린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나는 컴퓨터 게임이 사람들의 뇌를 망친다는 말이 우습다고 생각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 이전에는 사람들에게 게임 중독이 질병이라고 말했습니다. “자 모두 조심하십시오. 당신의 아이들이 게임 중독증에 걸릴 수 있습니다!” 이제 코로나로 외출이 금지되자 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게임은 유익한 행동입니다. 모두 게임을 즐기세요.”

이런 우스운 일이 벌어진 이유는 우리가 어떤 기술을 악마화할 때 결국 그 피해를 우리가 입게되기 때문입니다. 또 진짜 중독에 걸린 사람들도 있습니다. 진짜 알콜 중독에 걸린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녁 식사때 한 잔의 와인을 마시는 사람을 알콜 중독이라 할 수 있을까요? 과거 금주법의 시대로 돌아가 술을 금지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술은 적절하게 사용할 경우 훌륭한 음료가 될 수 있습니다. 기술도 마찬가지 입니다.

컴퓨터 게임과 소셜미디어를 악마화하기 보다는 이를 제대로 사용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겁니다. 하지만 “사악한 거대 기술기업”이 우리의 뇌를 강탈하고 우리를 중독시킨다고 비난만 하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해야할 질문은 “우리는 이 제품을 나의 계획대로 사용하는가? 아니면 이들 기술기업이 원하는대로 사용하는가?”하는 것입니다.

내가 당신들의 제품을 좋아하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옮긴이: 이 인터뷰가 실린 Let Me Think 는 스마트폰을 보다 생산적으로 사용하게 만드는 제품을 팔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를 확인하는 일이 잘못된 일은 아닙니다. 컴퓨터 게임을 즐기는 것도 마찬가지죠. 나는 자신은 소셜미디어를 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남들에게도 하지 말라고 말하는 그런 전문가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 전문가들은 오히려 무책임한 사람들이라 생각합니다.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일을 위해, 생활을 위해 소셜미디어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소셜미디어는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다른 이들과의 연결을 가능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러니 이 거대 기술 기업이 모든 악의 원조이며 이 기술이 우리에게 해를 끼치고 있다는 두루뭉술한 말은 이제 그만해야 합니다.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언제 어느 정도의 시간 동안 소셜미디어를 할지를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신은 일정을 짤 때 적당한 시간을 여기에 배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이 되면 소셜미디어를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어떤 문제도 없습니다. 이는 거대기술기업이 내게 이를 강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계획한대로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만약 30년 전에 발생했다면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우리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고통을 겪었을 것입니다. 지금 이 정도의 기술을 가지게 된 것이 정말 다행이라는 것이죠. 우리는 이 기술들 덕에 수천 마일 떨어진 이들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즉 기술은 답이 될 수 있습니다. 무언가를 비난의 대상으로 삼는 게임을 멈추고 이 기술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LMT: 사람들은 자신이 스마트폰의 몇몇 앱에 대해 나쁜 사용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당신은 그들의 그런 습관 중 어느 정도가 실제로 그들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나요? 그러니까 사람들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잘 아는 이들이 우리의 관심을 끌려는 목적으로 만든 그런 앱에 대해 사람들이 그 앱을 사용하면서 감정적으로, 혹은 중독에 의해 고통받는 경우에 말이지요.

Nir: 음 자 제가 그 문제에 답을 드리죠. 두 분은 프랑스인 이시죠? 지금 프랑스에 살지는 않지만, 어쨌든 프랑스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LMT: 맞아요. 우리 둘 다 프랑스 출신입니다.

Nir: 나는 프랑스에 불만이 많아요. 그러니까 맛있는 패스츄리를 너무 많이 만든단 말이죠 (웃음) 나는 진지합니다. 나는 크라상을 좋아합니다. 크라상에 푹 빠져있죠. 프랑스에 갈 때 마다 나는 거리에서 디저트와 패스츄리, 그리고 크라상의 냄새를 맡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빵집에 들어가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지 말아 주세요. 도저히 거부할 수 없군요.”라고 말할 수는 없겠죠. 이걸 제빵사의 잘못으로 몰아서는 안되겠죠. 그보다는 이를 이런 선택을 할 수 있는 행복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드는 비용이라고 봐야할 겁니다. 나는 나를 위해 만들어진 것들을 바로 집앞에서 살 수 있는 그런 놀라운 세상에 살고 있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즉, 그들이 우리를 이용하게 만드는 대신 우리가 그들을 이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 바로 세상의 발전에 대해 우리가 치러야 하는 비용인 것입니다.

내가 식욕을 참지 못하고 크라상을 마구 먹어버린다면, 나는 그 댓가를 치러야 하겠죠. 기술이나 소셜미디어를 과용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없는 세상을 내가 원해야 할까요? 당연히 아니죠. 좋은 소식은 세상에는 두 분과 같이 기술을 올바르게 사용하려는 기업가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즉, 나쁜 기술에 대한 해법은 좋은 기술입니다. 이에 대한 폴 비릴리오의 멋진 말이 있지요. “배를 발명한다는 것은 배가 난파하는 비극 또한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아주 적절한 말입니다. 배가 난파한 사건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거의 없을겁니다. 오늘날 배는 거의 침몰하지 않습니다. 왜그럴까요? 우리가 배를 더 이상 만들지 않기 때문인가요? 아니죠. 우리는 점점 더 많은 배를 만들고 있습니다. 단지 배를 점점 더 잘 만들고 있지요. 물론 처음 등장하는 기술은 배가 난파하는 것과 같은 사건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물론 인터넷처럼 광대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는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부정적인 사건들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요? 당신들처럼 이전 세대의 기술이 가진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기업가가 나타나야 합니다. 즉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가 늘 해왔던 바로 그 일입니다. 적응하고 또 적응하는 것이죠. 우리는 새로운 위협이 나타날 때마다 적응해왔습니다. 지난 세대의 기술이 가진 문제점을 새로운 세대의 기술로 개선해왔지요. 지금의 문제들 또한 그렇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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