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리액션 / Sabin Hossenfelder
10. 도플러 효과
도플러 효과는 파동을 일으키는 파원이 관찰자에 대해 상대적으로 움직일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파원이 다가오면 파장은 짧아지고 진동수는 높아집니다. 파원이 멀어지면 파장은 길어지고 진동수는 낮아집니다.
구급차가 다가올 때 도플러 효과를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다가올 때는 사이렌의 음이 높게 들리지만, 지나쳐간 후에는 낮은음으로 들립니다.
도플러 효과는 음파뿐 아니라 빛에서도 관측되며, 이는 천문학에서 매우 중요한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빛의 경우 진동수는 색깔입니다. 그래서 다가오는 천체는 푸른색에 가까워지며 멀어지는 천체는 붉은색에 가까워집니다. 이를 이용해 우리는 우주배경복사에 대해 우리가 어떤 속도로 움직이는지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도플러 효과는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크리스티안 도플러의 이름을 딴 것으로 독일어인 도플갱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9. 나비 효과
나비의 날갯짓과 같은 아주 작은 변화가 주말의 날씨를 바꿀 수 있습니다. 이것이 유명한 나비 효과입니다. 하지만 에드워드 로렌츠가 처음 나비효과를 이야기할 때 그가 의미한 것은 더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바로 비선형 시스템에서는 아무리 정확하게 초기 상태를 측정하더라도, 미래를 예측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8. 마이스너-오센펠트 효과
마이스너-오센펠트 효과란 자기장이 초전도체 내부로 들어가지 못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1933년 월터 마이스너와 그의 박사후연구원이었던 로버트 오센펠트가 발견한 것입니다. 초전도체 위에 올려둔 자석이 공중에 떠 있는 이유는 바로 이 효과 때문입니다. 물론 이 효과는 공중부양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7. 아하로노프-봄 효과
많은 사람에게 이 이름은 생소하겠지만, 사실 이 효과는 매우 중요합니다. 아하로노프-봄 효과는 전자기장 내 전하를 띤 입자의 파동함수가 배경 장(field)의 포텐셜에 따라 위상이 바뀌는 것을 말합니다.
이 말은 상당히 추상적으로 들립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위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장(field)이 아니라 포텐셜이라는 것입니다. 전자기학에서 포텐셜은 일반적으로 측정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하로노프-봄 효과는 간섭무늬를 이용해 이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포텐셜이 단순히 수학적인 필요에 따라 도입된 개념이 아니라 실제 물리적 대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아하로노프-봄 효과가 관찰되기 전에는 포텐셜이 물리적으로 실재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습니다.
6. 테니스 라켓 효과
삼차원 물체를 공중으로 던질 경우 각운동량이 가장 작은 축과 가장 큰 축으로의 회전은 안정적이지만, 나머지 한 축으로의 회전은 불안정합니다. 테니스 라켓을 이용해 이를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으며, 그래서 이 효과는 테니스 라켓 효과라 불립니다. 이는 중간축 정리 혹은 자니베코프 효과로도 불립니다.
여기에서 우주정거장에서 이루어진 아름다운 실험을 볼 수 있습니다.
5. 홀 효과
도체를 자기장 안으로 가져올 경우 자기장은 도체 내의 전자를 움직이게 만듭니다. 구체적으로 도체가 자기장에 수직 방향으로 들어올 때, 이 전자의 움직임은 도체 양 끝의 전압 차를 유도하며, 이 전압을 측정함으로써 자기장의 세기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이 효과는 에드윈 홀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도체판이 매우 얇을 경우, 그리고 온도가 매우 낮을 경우, 또한 자기장이 매우 강할 경우 이 도체의 전도도가 불연속적으로 커지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이는 양자 홀 효과라 불립니다.
4. 호킹 효과
스티븐 호킹은 1970년대 초, 블랙홀이 블랙홀 질량에 반비례하는 온도에 해당하는 열복사를 방출함을 보였습니다. 호킹 효과는 상대론의 결과입니다. 블랙홀로 추락하는 관찰자는 어떠한 입자도 측정할 수 없으며, 따라서 블랙홀은 진공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블랙홀에서 멀리 떨어진 관찰자는 블랙홀의 경계가 입자들에 의해 둘러싸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관찰자의 운동이 시간에도 영향을 미치는 일반 상대론 때문입니다.
진공 속에서 가속하는 관찰자가 가속도에 비례하는 온도의 열복사를 관찰하게 되는 현상인 언루(Unruh) 효과도 이와 관계된 것입니다. 호킹 효과와 마찬가지로, 가속하는 관찰자의 입자는 정지한 관찰자의 입자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3. 광전 효과
금속에 부딪힌 빛은 원자에 갇힌 전자와 부딪혀 전자를 튀어나오게 하며, 이는 광전 효과라 불립니다. 놀라운 점은 이 현상이 빛이 특정한 주파수 이상일 때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그 특정 주파수는 물질에 따라 다르며, 그 주파수 이하의 빛은 아무리 강한 빛을 쏘여도 전자를 튀어나오게 하지 못합니다.
광전효과를 설명한 것은 1905년 알버트 아인슈타인이었습니다. 그는 이 현상이 빛이 주파수에 비례하는 에너지를 가진 광자로 이루어져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2. 카시미르 효과
양의 전하를 띤 금속판과 음의 전하를 띤 금속판이 서로 당긴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럼 전하를 띠지 않은 금속판을 가까이 가져가면 어떻게 될까요? 이 두 금속판도 서로 끌어당깁니다!
이는 헨드릭 카시미르의 이름을 따 카시미르 효과라 불립니다. 카시미르 효과는 진공에서의 양자 요동이 압력을 만드는 현상을 말합니다. 두 금속판 사이에는 음의 압력이 발생하며, 때문에 두 금속판은 서로 붙게 됩니다. 그러나 카시미르 효과의 크기는 매우 작아서 아주 짧은 거리에서만 작동합니다.
1. 터널 효과
내가 가장 사랑하는 효과입니다. 양자역학은 포텐셜 안에 갇힌 입자가 빠져나갈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양자효과가 아니라면, 에너지가 부족한 입자는 포텐셜 바깥으로 빠져나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입자의 파동함수로 기술되는 양자역학은 이 불가능해 보이는 현상이 작은 확률로 가능함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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