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영양사들은 종종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 이는 최고의 조언이다.
우리 몸은 5천만~7천만 개의 세포로 구성되며, 매순간 이 세포들은 교체된다. 우리가 충분한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하면 피부색이 변하고, 잇몸에는 피가 나며, 뼈는 약해지고, 머리카락은 빠질 것이며, 쉽게 피로해지고 병에 걸릴 가능성도 커진다. 쓰레기 같은 음식이 기분을 나쁘게 만드는 것은 물론이다.
이 원칙은 우리의 마음에도 적용된다. 쓰레기 같은 생각은 인성을 나쁘게 만들 수밖에 없다. 마치 음식이 몸에 작용하는 것처럼 우리가 섭취하는 정보가 우리의 사고방식과 생각을 결정하게 된다.
이와 관련된 가장 훌륭한 명언으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한 다음의 말이 있다.
“당신의 생각이 바로 당신 정신의 질을 결정한다. 당신의 영혼은 당신이 하는 생각의 빛깔을 띠게 된다.”
이 명언은 스스로 반성하게 만드는 동시에 인간의 정신이 어떠한 것인지를 말해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정신은 그저 빈 공간이 아니라 정보로 가득찬 것이며, 마르쿠스는 영혼이라 부른 한 인간의 인성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의 황제였고 스토아 철학자였다. 그의 사후 출판된, 명상록으로 알려진 그의 일기는 황제의 일상이 가져오는 고난에 대항하는 그의 철학적 사고로 가득차 있다.
이성적 지도자
어떤 이들은 저 말에 의문을 가질 것이다. 황제로 사는 것이 뭐가 힘들다는 말일까? 우리는 로마의 황제가 향락에 취해 살았을 것이라 흔히 생각한다.
하지만 마르쿠스의 삶은 이와는 거리가 멀었다. 당시 로마 황제는 일상적으로 전쟁을 수행해야 했다. 게르만 족과 사마르티안 족은 제국의 북쪽을 늘 침범했고 파르티안 인들은 동쪽을 공격했다. 마르쿠스는 집권기간의 상당 부분을 로마가 아닌 최전선에서 자신의 부대를 이끌며 보냈다.
전쟁은 제국에 대한 위협 중 일부에 불과했다. 동쪽에서 돌아온 병사들은 천연두로 추정되는 역병을 가지고 돌아왔으며, 이 질병은 제국을 휩쓸었다. 마르쿠스와 같이 제국을 지배하던 루키우스 베루스가 이 병으로 죽었으며, 이후 마르쿠스의 사망에도 이 병이 원인이 되었으리라 여겨진다.
내전으로까지 번질 수 있었던 음모들이 있었다. 황제 주변에는 야망을 가진 아첨꾼과 교활한 정적들로 가득했고, 황제는 정치적 불안정을 해결하면서 역모에도 주의해야 했다.
때문에 로마 황제의 평균 집권 기간은 매우 짧았다. 다수가 자신의 부하에 의해 살해되었다. 곧, 로마 황제의 삶은 엄청난 압박감과 책임감에 눌린 삶이었다.
마르쿠스는 이런 혼란기의 로마 제국을 다스릴 적절한 황제였다. 위대한 정치철학자인 마키아벨리는 로마를 안정적으로 지배했다고 말한 오현제(다섯 명의 현명한 황제)에 마르쿠스를 포함했다.
마키아벨리는 이들 오현제가 “선한 삶, 바른 정치적 의지, 그리고 의회와의 우호적 관계”를 통해 이를 이루었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정신이 필요하다. 마르쿠스는 선대로부터 철학적 전통을 물려받았다. 그의 양할아버지인 황제 하드리아누스는 수사학과 철학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황제로서 향락을 추구할 수 있었지만, 젊은 시절부터 철학자의 단순한 삶을 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헤진” 옷을 입고 때로 바닥에서 잠들었다.
로마의 귀족들은 스토아 철학을 따랐지만 마르쿠스는 소피스트와 에피쿠르스 학파, 그리고 플라톤 철학과 소크라테스 철학에도 익숙했다. 어떤 황제들은 철학을 금지하고 철학자들을 내쫓았지만, 마르쿠스는 도서관과 철학 학파의 번창을 허락했다.
로마 제국의 지도자들은 종종 평화로운 시기에 탐욕과 교만에 빠졌다. 우리는 탐욕적인 네로 황제를 불행한 지도자로, 마르쿠스를 위대한 지도자로 생각한다. 마르쿠스가 모범적인 통치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 중에는 선한 사고를 위한 그의 노력이 있다.
심사숙고
그렇다면 무엇이 “선한” 생각일까? 우리는 우리가 하는 생각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스토아 철학자로서 마르쿠스는 이성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겼다. 고대 사회에서 철학은 오늘날처럼 특별한 과목이 아니었다. 철학은 곧 지식과 지혜에 대한 열정을 의미했다.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고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 주는 것은 바로 자기 반성과 심사숙고이다. 철학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시민, 친구, 형제, 부모, 연인이 될 수 있다.
고대의 학파, 특히 스토아 철학은 바로 이 점을 목표로 삼았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건강한 인간은 스스로 이성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이성을 훈련함으로써 자신의 “오이케이오시스”, 곧 “지향” 혹은 “소속감”으로 번역되는 이 감각을 채울 수 있다. 이성을 사용함으로써, 우리는 왜 더 나은 삶을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마르쿠스는 이렇게 썼다. “이성적 존재의 선이란 바로 공동체이다. 우리가 공동체를 위해 태어났음은 아주 오래 전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스토아 철학자의 삶이란 자연과 함께 어울리되 이성을 최우선으로 두는 것이다. 이는 스토아 학파의 전통은 우주가 이성의 법칙에 의해 지배되기 때문이며, 인간은 이성적으로 행동하려는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우주가 이성적이며, 인간이 이성적 본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바로 우주의 질서를 나타낸다.
마르쿠스는 이렇게 썼다.
“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탁월한 존재를 존중하라. 그 존재는 바로 만물을 활용하고 이를 지배하는 존재다. 마찬가지로, 네 자신 안에서 가장 강하고 탁월한 존재를 존중하라. 그 부분은 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탁월한 존재와 같은 일을 너에게 한다. 그 부분은 네 안의 모든 것을 활용해 너의 삶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스토아 학파에게 이성적 사고 – 공동체와 공적 의무가 가진 가치와 덕에 헌신하는 것 – 는 바로 선한 일이며 우주를 지배하는 이성 혹은 “로고스”의 질서를 반영하는 일이었다.
스토아 학파에게는 감정이 바로 그 기준이 되었다. 우리가 이성에서 벗어날수록 우리는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된다. 예를 들어 탐욕은 돈과 소유물이 가진 고유한 가치에 대한 잘못된 판단이다. 분노와 질투는 인간관계에 대한 잘못된 판단이다.
우리가 진정 필요로 하지 않는 것에 대해 가지는 욕망은 우리가 거의 통제할 수 없는 잘못된 판단이다.
명확하게 사고하기 위한 훈련
오늘날의 세상은 명확한 사고를 거의 불가능하게 만든다. 도시에 거주하는 우리는 거의 매일 우리의 가치판단을 왜곡하는 정보들에 둘러싸여 있다.
마케팅의 목적은 사람들이 비이성적 사고를 하게 만드는 것이다. 광고는 우리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을 사고 싶도록 하기 위해 성적 매력이나 인기인에 대한 욕망을 이용한다. 이런 광고를 실은 미디어는 부유하고 인기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방송하며, 사람들은 이를 보고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해 만족하거나 자신이 부족한 것에 대해 분노한다.
텔레비전, 잡지, 신문은 우리의 본능을 자극하는 무의미한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다. 전통적인 매체들 또한 세계화된 정보 경제 체계 안에서 독자의 시선을 끌기위한 선정적인 기사들로 지면을 채우고 있다. 이들은 진정 의미있는 우리의 삶과는 무관한 정보를 우리로 하여금 소비하게 만들고 있다.
스타티스타(Statista)의 추정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하루 평균 3.35시간을 텔레비전에 소비한다. 이는 다른 스크린 외에 텔레비전에만 일주일 중 거의 하루를 보낸다는 뜻이다.
물론 어떤 프로그램은 유익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그렇지 않다. 몇 시간이고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볼 때 우리의 감각은 우리가 분명 원치 않을 본능을 자극하도록 만들어진 자극적인 뉴스, 무의미한 예능과 광고들에 의해 거의 마비된다.
이는 그저 소중한 나의 시간이 사라지는 것을 넘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만드는 능력 자체를 없앤다. 이런 유혹이 가득한 세상에서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강한 다짐이 필요하다. 그루초 막스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텔레비전은 매우 교육적입니다. 누군가 텔레비전을 켤 때마다, 나는 다른 방으로 가서 책을 읽기 시작하지요.”
모든 사람이 스토아 철학의 다소 종교에 가까운 믿음을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은 우리 스스로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시기심, 공포, 부끄러움, 탐욕은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고 삶을 더 어렵게 만들 뿐이다.
이제 텔레비전이 생각날 때마다 그루초 막스의 말을 기억하며 책을 집어들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과 같은 책은 당신의 정신을 강인하게 만들고 인성을 길러줄 것이다.
삶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무분별한 결정이 아니라 이성을 통한 깊은 생각이 필요하다. 이성을 활용하는 것은 마치 근육처럼 훈련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우리는 탁월함과 행복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미디엄, Steven Gambard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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