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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뇌이식장치는 정말 가능할까요?

뉴럴링크의 “재봉틀 로봇”은 매우 훌륭합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의 뇌 이식 기술이 지난 주 화요일 발표한 내용이 전부라면, 그저 흔한 깜짝뉴스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STAT 이 이 분야의 여섯 전문가에게 물어본 결과, 그들은 비록 몇 가지 문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여러 부분에서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평했습니다.

“전체적으로, 그 개념과 결과물이 모두 인상적입니다.” 이 분야의 선구자 격인 피츠버그 의대의 앤드류 슈와르츠의 말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상당한 부분이 개념에 불과합니다. 그들이 실제로 얼마나 진행했는지, 아니면 목표에 불과한지를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뉴럴링크의 다음 목표는 전신마비 환자가 생각만으로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쓸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슈와르츠 연구팀과 브라운 대학의 연구팀은 2011년, 두 명의 사지마비 환자의 뇌에 “브레인게이트” 신경 인터페이스를 이식해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움직여 커피 잔을 들어 마실 수 있음을 보인바 있습니다.

하지만 10여년이 지난 아직까지 여러 난점으로 인해 현실에서 사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뉴럴링크는 바로 그 지점을 돌파하려 하고 있습니다.

과거 사지마비 환자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개발했던 브라운 대학의 레이 호크버그 박사는 뉴럴링크의 기술을 “새롭고 흥미로운 신경과학기술”이라 말하며 “실제 임상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매우 궁금하다”고 말했습니다.

뉴럴링크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소위 “재봉틀 기계”를 이용해 전극이 포함된 박막 바늘을 뇌에 빠르게 삽입하는 기술입니다. 화요일 밤 발표한 “일론 머스크와 뉴럴링크”의 이름으로 발표한 백서에서 그들은 쥐의 뇌에 3,072개의 전극을 삽입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화요일 밤 샌프란시스코 행사장에서 발표한 내용과 수요일 오전에 인터넷에 올린 논문 사이에는 몇 가지 차이가 있습니다.

“논문은 그 전날 발표 내용에 비해 훨씬 소극적으로 보입니다.” 라이스 대학의 신경과학자인 제이콥 로빈슨의 말입니다.

화요일의 발표에서 머스크와 그의 팀원들은 뉴럴링크의 기술로 뇌의 신호를 읽어들이는 동시에 뇌를 자극하는 두 가지 방향을 모두 말했습니다. 이 기술이 사지마비환자의 체성감각 피질을 자극해, 마치 그들이 실제로 무언가를 만지는 것처럼 느끼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기술은 2016년 피츠버그의 연구팀이 성공한 것입니다. 하지만 뉴럴링크의 논문에는 그 내용이 나와있지 않습니다. 로빈슨은 “뉴럴링크의 전극으로는 신호를 읽는 것보다 뇌를 자극하기가 더 여럽기 때문에” 이 내용이 빠져 있다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된다고 말합니다.

머스크는 또한 인간의 뇌를 인공지능과 결합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지만, 논문에는 그 내용 또한 빠져 있습니다.

기술의 내구성 문제

로빈슨 또한 뇌의 활동을 자극하고 기록하는 장치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는 “뇌 세포 조직 내에서 전극이 얼마나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오래 뇌의 신호를 기록할 수 있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그는 머스크가 기술의 내구성 문제를 언급했을 때 흥분했습니다. 아직까지는, 뇌에 이식된 전극이 어떤 방식으로든 시간이 지나면 작동을 멈추기 때문입니다.

이는 환자로 하여금 예전 전극을 제거하고 새로운 전극을 이식하도록 만듭니다. 하지만 뉴럴링크 방식의 경우 전극은 실의 형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제거가 특히 어려울 수 있다고 로빈슨은 말합니다.

여기에는 안전 문제 또한 존재합니다. 만약 감염에 의해 전극이 못쓰게 될 경우 그 영향은 뇌 조직에도 미칠 수 있습니다. 로빈슨은 뉴럴링크의 연구진이 무선 충전 방식으로 감염 확률을 크게 낮춘 것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뉴럴링크가 지금 그 기술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논문에 기술된 방식은 “아직 감염 위험이 있는 방식입니다”라고 로빈슨은 말합니다.

감염 외에도 뇌-기계 인터페이스의 삽입은 뇌졸중, 동맥류, 면역 반응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무언가가 잘못되어 큰 사고가 일어날 경우 규제가 매우 엄격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뇌가 어떻게 촉감과 감정을 느끼는지를 연구하는 USC의 뇌신경과학자 앤드류 히레스의 말입니다.

히레스는 1999년 18세 소년의 죽음이 유전자치료 분야의 투자와 연구에 찬물을 끼얹은 일을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히레스는 뉴럴링크의 기술이 “신중하고 믿을만하다”고 말합니다.

디자인의 문제

뉴럴링크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위해 몇 개의 전극이 필요할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기존의 연구보다 더 많은 전극을 박아야 할 겁니다. 보통 환자들에게는 수백 개의 전극을 이용하며, 어떤 연구에서는 원숭이에게 거의 2,000개의 전극을 썼습니다. 하워드 휴 의학 연구소 자넬리아 캠퍼스의 물리학자 팀 해리스가 만든 “뉴로픽셀”은 “섕크”라 불리는, 빗살 하나에 960개의 전극을 가지고 있습니다. 뉴로픽셀은 쥐 실험에서 보통 4개 혹은 8개의 빗살을 사용하지만, 아직 인간의 뇌에는 이 기술을 쓰지 않고 있습니다.

전극의 수가 많을 수록 더 많은 신경세포의 활동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신경세포의 활동을 관찰할수록 “로봇 팔을 8cm 위로 올려서 왼쪽의 물건을 잡을 것”과 같은 명령을 더 잘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신경세포 하나의 활동을 기록할 수 있을 정도의 해상도로 여러 신경세포를 측정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일을 더 정확하게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EEG 방식으로 웹페이지에서 마우스를 오른쪽 위로 옮기기 위해서는 몇 달 동안 “오른쪽 발가락을 움직여야지”, “코를 움직여야지” 같은 생각을 하며 훈련해야 합니다. “만약 개별 신경의 활동을 기록할 수 있다면, 장치를 이식하자마자 환자는 이 기술을 쓸 수 있게될 겁니다.” 슈와르츠의 말입니다.

뉴럴링크의 전극 섬유 길이는 1.6밀리미터이며 해리스는 “인간의 피질 대부분에 사용가능하다”고 해리스는 말합니다. “적절할 길이입니다.”

사실 전문가들이 더 인상적으로 본 것은 이식장치 보다는 뇌신경 신호를 수신, 증폭, 해석하는 외부장치입니다. 해리스는 이들의 기술이 “다른 팀에 비해 크게 앞섰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식장치 부분은 그렇게 확실하지 않습니다. 논문의 데이터는 쥐의 뇌에서 기록한 신경 신호가 100 마이크로볼트를 넘지 못함을 보여줍니다. 해리스는 최소 100마이크로볼트가 되어야 그 신호를 믿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뉴로픽셀 장치에서 그런 약한 신호를 보았다면, “무언가 잘못 되었다고 생각할겁니다. 신호의 크기가 너무 낮아요. 만약 내 장치에서 그런 결과가 나왔다면, 나는 전극이 잘못 이식되었거나, 이식 과정에서 무언가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할겁니다.” 물론 이식 과정에서 생긴 문제는 치유가 될 수 있으며, 따라서 일시적인 문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뉴럴링크 논문의 데이터는 내가 바라는 종류의 데이터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물론 뉴럴링크 기술은 뛰어난 점이 있습니다. 그들의 “재봉틀 기계”는 한 시간 안에 수 천 개의 전극을 쥐의 뇌에 이식했습니다. 사람의 뇌에는 그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그럼에도 다른 연구팀은 쥐의 뇌에 이를 이식하기 위해 48시간의 수술이 필요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해리스는 “뉴럴링크가 만든 로봇은 매우 큰 진전”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실을 박는 식의 충격을 뇌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나는 이런 고속 이식장치는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손상을 일으킬 것이며, 그래서 고품질의 신호 측정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건 지금 시점에서의 제 생각일 뿐입니다.” UCSF 의 로렌 프랭크의 말입니다. “우리는 쥐 실험에서 뇌를 매우 조심스럽게 다루며, 그 부분이 오랜 시간 동안 믿을만한 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STAT 과 이야기한 모든 전문가가 뉴럴링크가 내년에는 환자에게 이 기술을 시도하겠다는 비전이 다소 과감한 것이라 말했습니다. 해리스는 보다 현실적인 미래로, 먼저 영장류를 대상으로 장기간의 테스트를 통해 이식장치의 안전을 확인한 후, 2-3년 뒤에 인간에게 실험이 가능할 것이라 말했습니다.

하지만 슈와르츠는 그 시기가 언제가 되든, “적어도 제가 보기에는 올바른 방향으로 그들은 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일론 머스크의 1억 달러를 포함한 1억 5800만 달러의 자금은 뉴럴링크가 다른 학교나 연구소가 상상만 하는 시도를 직접 구현할 수 있게 할 겁니다.

예를 들어, 로빈슨은 뉴럴링크는 칩을 디자인할때 일반적인 대학 연구실 보다 두 배 더 많은 종류의 설계도를 만들어 시도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돈으로도 해결 불가능한 문제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뇌 내에서 전극이 얼마나 오래 작동할지와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이 실험을 빨리 끝내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저 실제로 전극을 넣고 작동이 멈출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지요. 전극의 사용기한 목표가 수십 년이라면, 실제로 그 만큼의 시간을 기다릴 수 밖에 없습니다.” 로빈슨의 말입니다.

FDA 승인 또한 비슷한 종류의 문제입니다.

“그 정도의 지원이라면, 기술적인 부분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물학적 부분과 규제 승인 부분은 그렇지 않습니다.”

(STAT, Sharon Beg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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