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퀼레: ‘지성의 암흑망’의 대변인(2/2)

물론 호주의 인구는 2,500만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다수가 그렇게 큰 숫자는 아닙니다. 호주의 일간지 시장 중 60%는 루퍼트 머독이 소유하고 있고, 때문에 호주에는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습니다. 레만은, 자신은 계속 칼럼을 쓰고 싶었지만 페미니스트 편집자들에 의해 거부당했다고 말합니다. 유튜브에는 2017년 레만이 우익 웹사이트인 레벨 미디어를 운영하는 캐나다인 에즈라 레반트와 가진 인터뷰가 있습니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의 계단 옆에 서서 눈부신 태양 때문에 인상을 찡그린채 레만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페미니즘을 비판하고 싶었지만, 그런 내용은 호주의 언론에는 발표할 수 없었습니다… 나는 블랙리스트에 올랐습니다.”

호주에서 가장 신뢰받는 이 신문이 정말 레만을 블랙리스트에 올렸고, 그녀로 하여금 자신의 언론사를 만들게 했는지는 이론의 여지가 있습니다. 남들과 다른 생각을 말했기에 발언권을 빼앗겼다거나 피해를 입었다는 것은 퀼레에 흔히 올라오는 내용입니다.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는 이들은 사실 그들이 권력을 가진 위치에 있을 때에도 자신들을 이성의 수호자로 묘사합니다. 레만은 헤럴드의 편집자 한 명이 작정하고 자신을 몰아 냈으며, 심지어 그녀가 영원히 헤럴드에 글을 쓸 수 없게 만들려 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당시 ‘여성을 위한 일상’ 지면의 편집자였던 사라 오크스에게 관련 내용을 묻자, 그녀는 레만이 누군지 알기 위해 구글 검색을 했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녀의 글이 헤럴드에 적합하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글을 쓰지 못하게 만들려 한 적은 절대 없어요. 내 기억에는 우리 두 사람이 직접 이야기한 적도 없구요.” (참고로, 나는 지금 헤럴드의 주말판에 글을 쓰고 있으며, 오크스가 헤럴드로 오기 전에 그녀와 같이 일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밝힙니다.)

그 다음 일어난 일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그녀가 자신의 웹사이트를 여는데는 2주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어쩌면 머독이 소유한 보수 신문인 ‘오스트레일리안’에 글을 쓸 수도 있었겠지만, 당시 그녀는 트위터에서 세계적인 심리학자들과 교류하고 있었고, 때문에 더 큰 그림을 그렸습니다. 또한 그녀는 ‘오스트레일리안’이 “당파적이고 편협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신선하고 흥미로운”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녀는 당시 피터 틸의 “제로 투 원”을 읽고 있었고 “내 사업을 시작해야 겠다는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쉬한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녀는 거실에서 누구의 도움도 없이, 둘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직접 코딩을 배워 퀼레를 시작했습니다.”

퀼레는 재택 근무를 하는 세 명의 편집자에 의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광고는 없지만 레만은 이미 흑자를 내고 있다고 말합니다. 퀼레의 주요 수입원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파트레온(Patreon)으로, 수입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파트레온을 통해 19,000 달러를 기부받았습니다. 레만은 또한 캘리포니아에 매 분기마다 돈을 보내는 몇 명의 지지자가 있다고 말합니다. 레만과 다른 한 명의 편집자는 풀타임으로 일을 하고 있으며, 모든 편집자는 봉급을 받고 있습니다. 저자에게는 처음부터 원고료를 지급했습니다. 퀼레에 올라오는 글의 약 절반은 퀼레가 요청한 글로 기사 하나에 400 호주달러를 지급합니다. (미국 달러로 300달러가 조금 안되는 돈입니다.) 나머지 절반은 투고 원고로 그보다 적은 돈을 지급합니다. 레만은 자신이 “호화롭게” 살지는 못하지만 “퀼레를 통해 생활비를 충분히 벌고 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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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만은 퀼레가 자신이 처음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라는 것을 인정합니다. “나는 좀 더 과학적인 토론이 이루어지기를 바랬습니다.” 하지만, 인기를 끄는 글들은 정치나 문화, 학계에 대해 기존과는 다른 관점을 이야기하는 글들입니다.

지난 9월 퀼레에 실린, 조지아텍 수학과의 명예교수 테드 힐이 쓴 “변이 가설 논문이 겪은 일”을 봅시다. 힐은 이 글에서 자신이 쓴 진화적으로 성차를 설명할 수 있는 수학 논문이 학계의 활동가들에 의해 두 곳의 저널에서 퇴출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수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힐의 연구가 어떤 가치를 가지는지 알지 못합니다. 레만은 다른 편집자와 함께 2주 동안 이 글에 쓰인 내용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콜럼비아 대학의 통계학자 앤드류 겔만은 자신의 블로그에 힐의 논문이 그 논문이 가진 가치 때문이 아니라 정치적 이유 때문에 거부되었다는 “어떠한 직접적 증거”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사태의 가장 불행한 점은 힐의 글이 트위터, 퀼레, 4chan 등을 통해 퍼지면서 아미 윌킨슨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윌킨슨은 힐이 자신의 논문을 퇴출시킨 주모자라 주장한 수학자입니다.)

힐의 기사에 딸린 댓글에는 “악의적인 증오”와 특히 여성혐오적 내용, “질을 가진 특권”이라는 표현, 그리고 “징징대는” 페미니스트들에 대한 비난이 가득합니다. 레만은 그런 댓글을 지우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만, 그렇다고 비합리적인 사람들에 의해 퀼레의 합리적인 주장이 묻힐지 모른다는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우리 사이트는 좁은 생각의 박스안에 갇히기 실어하는 이들이 제 집과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인 동시에, 그들에게 어느 한 집단에 속해야만 한다는 압력을 가하지 않는 장소입니다.” 레만의 말입니다. 하지만 나는, 레만 자신은 부정하겠지만, 그가 개인적으로 아니면 편집자로써 어떤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지 궁금했습니다. 레만은 자신이 무신론자이기 때문에 기독교 우파와는 이질감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노동자를 보호하던, 옛 시절의 좌파에 동질감을 느낍니다. 그렇다고 귀찮아서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그녀에게 극단주의자들이 퀼레의 글을 이용해 인종이나 성과 같이 민감한 문제에 있어 자신들의 주장을 정당화하는 것을 걱정하지 않는지 물었습니다. “우리는 일부러 관심을 끌기 위해 문제를 일으키는 이들로 보이고 싶지 않습니다. 마일로 이아노풀로스 – 전직 브레이트바트의 영국인 논객 – 에 관한 이야기는 한 번도 싣지 않았지요. 나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그의 의견에는 동의하지만, 그래도 그를 편들지 않았습니다. 그가 문제를 일으키는 방식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퀼레가 “민족-국민주의 류”나 “인종주의, 편협한 세계관”과 연관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어쨌든 레만은 퀼레에 실린 글이 어떻게 해석되는지를 두고 모든 책임을 질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우리 사이트에 실린 글이 악용될까 두려워 스스로를 검열하게 된다면, 그 사실이 다시 윤리적인 문제가 되고 우리 사이트의 정직성을 훼손하게 될 겁니다.”

미시건에 위치한 작은 기독교 학교인 힐스데일 칼리지의 심리학 교수인 벤 와인가드는 레만처럼 낙관적이지는 않습니다. 2016년, 그는 인종은 존재하며 유전적 차이 또한 존재할 뿐 아니라 이를 부정하는 것은 “극단주의자들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여지를 줄 뿐”이라는 내용의 “인종의 실재성과 인종주의에 대한 혐오”라는 제목의 글을 퀼레에 실은 바 있습니다. 자신을 “뉴 딜 민주당원”이라 말하는 그는 이제는 그런 내용의 글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인종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은 큰 고통이 따라오지만, 그럴만한 가치도 없는 일이기 때문에 나는 이제 그런 글을 쓰지 않습니다.” 하지만 와인가드는 퀼레를 여전히 독자로써 지지하며, 퀼레가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성, 인종, 지능 등에 대해 까다로운 질문이 올라왔을때, 젊은 이들이 잘못된 관점을 얻어가게될 위험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또한 퀼레가 완전히 열린 공간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역으로 똑같은 이야기만 올라오게 될 수 있다고 걱정합니다. “퀼레가 정체성 정치나 정치적 올바름에 불만을 느끼는 사람들이 그 불만을 배출하는 장소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레만 또한, 퀼레가 그들만의 공간이 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나는 진보적 가치를 지지하는 이들이 퀼레에 더 많이 글을 써 주기를 바랍니다. 또한 보수주의의 버블에 환멸을 느끼는 보수주의자들이 이곳을 방문하기 원합니다.” 와인가드는 레만이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 점이 매우 감탄스럽다고 내게 말했습니다. 레만은 자신이 퀼레의 모든 글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때로 옳지 않은 글이 올라올 때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나를 실제보다 훨씬 더 오른 쪽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호주 사람인 것도 한 가지 이유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전국민 의료보험이 있고, 낙태가 자유로우며, 총기 문제도 전혀 없지요. 나는 이런 것들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구요.”

다시 이 이야기로 돌아왔습니다. 비 미국인의 입장에서, 그녀는 미국의 정치 상황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며, 따라서 미국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인들은 잡초 속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트럼프의 일거수일투족에 모든 정신을 쏟고 있지요. 아니면 나이키가 NFL 선수를 후원한 일에 분노를 표하기도 하구요. 우리는 이런 사건을 일일이 쫓아다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레만은 조심스럽게 캐나다인 편집자 한 명과 영국인 편집자 한 명을 고용했고, 여전히 도널드 트럼프에 관한 기사는 쓰지 않고 있습니다. 호주의 벤처 투자자이며 이 사이트를 후원하고 있는 마크 카네기는 말합니다. “미국에서는 중립이란 있을 수 없죠. 어느 한 쪽 편을 들어야만 합니다.” 그는 퀼레가 “독립적인 목소리를 낸다”는 점에서 커다란 장점이라고 말합니다.

레만은 다섯 살과 두 살의 아이가 있으며, 아이들을 돌보면서도 생활이 가능한 일을 한다는 점에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퀼레를 지금과 같은 관점을 가진 상태에서 더 규모를 키우려 합니다. 최근 그녀는 칼럼니스트들을 늘였고, 자신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팟캐스트를 시작했으며, 인터뷰 기사들을 내고 있습니다. 이는 모두 “오버튼의 창을 넓히려는” 노력이라고 레만은 말합니다. 오버튼의 창은 90년대 후반 등장한 합리적인 정치적 담론을 일컫던 용어지만 최근에는 대안 우파들이 극단적인 표현을 정상적인 것처럼 바꾸려는 시도에도 사용됩니다. 퀼레가 같은 운명을 겪지 않으려면 경계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퀼레가 주류 언론이 될 일은 없을겁니다. 우리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았지만 마음이 열려 있고, 호기심이 있으며, 다른 의견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을 독자로 원합니다.”

1부로

(폴리티코, Amelia Le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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