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공간(Safe spaces). 경고문(Trigger warning). 혐오범죄 대응팀(Bias response teams). 초청연설 취소. 바로 지난 주, 브라운 대학은 성별 불쾌감(gender dysphoria)에 관한 논문 기사가 성전환자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홈페이지에서 삭제했습니다. 이런 대학의 흐름에 대해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학에서는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바른 마음(The Righteous Mind)”의 저자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덕 심리학자인 조너선 하이트는 공저자 그레그 루키아노프와 함께 신작 “과보호되고 있는 미국인: 어떻게 선한 의도는 나쁜 생각과 만나 젊은이들을 망치고 있나(The Coddling of the American Mind: How Good Intentions and Bad Ideas Are Setting Up a Generation for Failure)”를 펴냈습니다.
인터뷰는 모두 두 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젊은이들이 어떻게 대학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잘못된 교육을 받고 있는지를 볼 예정입니다. 내일 소개할 내용은 지금 대학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입니다.
매들린 키언스(MK): 조너선, 당신은 그레그 루키아노프와 함께 오늘날 젊은이들에 대한 과보호가 어떻게 그들을 망치는지에 대한 새 책을 냈습니다. 오늘은 당신 책 제목에 언급된 ‘나쁜 생각’이 그 젊은이들이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봅시다.
우선 당신의 책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말해봅시다. 2014년, 당신과 루키아노프는 애틀랜틱 역사상 가장 많이 읽힌 기사 중 하나를 썼습니다. 그때 당신은 대학이 ‘안전한 공간’이나 ‘경고문’과 같은 단어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대학생들을 감정적으로 연약한 존재라 가정하고 있고, 불편한 생각에 대해 비판적 사고로 극복하는 능력을 가르쳐야 한다는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의 관점에서 볼때 이런 과보호는 그들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해를 입히는 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책으로 펴내게 된 데에 그 기사가 큰 인기를 얻었다는 사실 외에 다른 이유가 있나요?
조너선 하이트(JH): 2014년 5월, 그레그는 내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찾아왔고, 나는 그의 주장이 내가 내 학생들에게서 발견한 사실과 일치한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런 현상에 대한 그의 설명이 매우 기발하다고 생각했지요. ‘경고문’ 문화에 대한 첫 기사가 나갔을 때 쯤, 브라운 대학에서 ‘안전한 공간’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용어들은 빠르게 대학들 사이로 퍼져나갔는데, 이들이 더 큰 흐름의 일부라는 것을 파악한 이들은 별로 없었습니다. 나는 당시 대학생의 불안증이나 우울증 비율이 올라갔다는 증거를 찾고 있었지요. 우리가 쓴 애틀랜틱 기사의 가장 큰 문제는 당시 대학생의 불안증 증가가 6% (그렇게 높은 수치는 아니지요) 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레그와 나는 사실 도박을 건 셈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징조를 읽었다고 생각했고 그 현상에 대한 설명을 제공했던 것이지요.
우리 기사는 나간 것은 2015년 8월입니다. 그해 가을 예일대의 할로윈 축제에서 니콜라스 크리스타키스가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곤혹을 치른 사건이 터졌지요. 그 사건 이후 전국의 여러 대학에서 대학생들이 대학 내에서 금지되어야 하는 행동들을 발표했습니다. 2015년 11월은 이런 분위기가 가장 달아올랐을 때였죠. 당시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상황은 점점 더 나빠졌습니다. 즉, 우리가 낸 책은 무엇이 문제인지, 왜 그런 문제가 생겼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MK: 당신은 책에서 밀레니얼 세대와, 이후 세대, 곧 1995년 전후로 태어나 ‘iGEN’ 이라 불리는 세대를 분명하게 구분짓습니다.
JH: 이 시대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세대 를 분명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15년 동안 사람들은 밀레니얼 세대를 비판해 왔지만, 적어도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이 싫어하는 생각을 듣는 것만으로 자신이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밀레니얼 세대가 특별히 정신적으로 약하지는 않았지요.
하지만 1995년 이후 태어난 이들은 자신이 정신적으로 쉽게 상처받는다는 새로운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진 트웬지가 쓴 iGEN 에는 그 세대가 10대가 되었을 때 그세대 정신적으로 얼마나 약해졌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새로운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지요.
MK: iGEN 세대의 정신 건강 문제를 보여주기 위해 당신은 질병방제센터(CDC)의 조사 결과를 인용했습니다. “개념 크리프(concept creep)”라는 용어도 설명했지요. 예를 들어,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는 원래 공식적인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DSM)에서 전쟁이나 강간과 같이 “누구에게나 명백한 고통을 주는” 원인이어야 하며 “일상적인 경험의 범위를 벗어난” 수준이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초, 일부 단체는 트라우마의 정의를 “한 개인의 기능적, 정신적, 육체적, 사회적, 감정적, 영적 안녕(well-being)에 지속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치는 모든 종류의 육체적, 정신적 피해”로 확장했구요.
어떤 이들은 자가진단(self-diagnosis)이 일종의 자기실현성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정말 자신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부정적 생각이 강해지면 그 자체로 불안증이나 우울증이 생길 수 있을까요?
JH: 이미 그 과정은 검증되어 있습니다. 나는 지금 세대의 문제 중에 그런 부정적 피드백에 의한 효과가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네요. 하지만 우리가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실제로 자기 자신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사회 심리학과 임상 심리학에서 매우 오랬동안 확인된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늘 잠재적인 위험에 마주칩니다. 만약 당신이 자신의 정신력이 약하고 불안증에 쉽게 걸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실제로 애매한 상황이 발생했을때 자신이 이를 잘 버텨낼 것이라 확신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 만으로 이미 불안증에 빠지게 되는 겁니다! 게다가, 자신이 불안증이 있다고 생각하면, 사실 세상에서 더 많은 위험을 발견하게 되고, 이는 당신을 더 불안하게 만들 것이며, 당신에게 불안증이 정말로 있었다고 확신하게 되는겁니다.
MK: 당신은 인지행동치료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구요.
JH: 바로 그렇습니다.
MK: 인지행동치료와 관련해, 어떻게 이와 반대되는 생각이 – 당신이 “제도화”라는 말을 썼는지 모르겠네요 – 어쨌든 그렇게 널리 퍼지게 되었을까요?
JH: 이 책의 핵심은 제목이 아니라 부제입니다. 그레그와 나는 이 책의 제목인 “과보호되고 있는 미국인(The Coddling of the American Mind)”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아요. 과보호(coddling)는 말 그대로 지나치게 보호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지요. 부제는 “어떻게 선한 의도는 나쁜 생각과 만나 젊은이들을 망치고 있나”이고 이게 이 책의 내용이에요. 아이들은 도움을 필요로 하고, 보호를 필요로 합니다. 우리가 아이들이 처한 위험을 열심히 찾아서 그런 모든 위험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한다면, 그건 좋은 일일까요? 그게 정말 그들에게 도움이 될까요? 우리가 이 책에서 설명한 모든 문제들은 그런 좋은 의도에서 나온 결과입니다.
(내셔널리뷰, Madeleine Kear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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