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의 과학영화에는 항성간 우주여행이나 초인간, 인터넷에 뇌를 업로딩하는 등의 신기한 미래 기술이 많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성생활과 가족의 미래를 그릴때는 두 가지 단순한 고전적인 형태만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60년대 만화였던 젯슨(Jetsons)에 나왔던, 비행선을 타고다니는 핵가족의 형태이고 다른 하나는 역시 60년대 영화인 로건의 탈출에 나오는 향락주의 디스토피아입니다. 마치 다른 모든 것은 변하지만, 성생활만은 60년대를 고집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성문화가 바뀌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분명합니다. 한때는 불가능했던 다른 인종이나 동성간의 결혼이 이제 가능해졌고 정부가 이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모바일 앱을 통해 백 년 전에는 생각도 할 수 없었던 성적 만남도 가능해 졌습니다.
다음 백 년 동안 우리는 인간의 정의를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결혼은 다양한 종류의 인간관계로 분화될 것이고, 성정체성과 성적지향 또한 이분법적인 남녀 구분과 이성애 동성애 구분을 넘어 연속적인 스펙트럼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성생활에 로봇이 등장하게 될 것이며, 이는 인류의 사회적 삶을 개선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 아래에는 더 큰 흐름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바로 가족과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 자체가 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이들이 침대를 더 즐거운 장소로 만들 신기술을 즐길 동안, 미래의 낭만주의자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안정을 추구하게 될 겁니다.
일부일처제를 넘어
지난 20년은 동성애자들이 수 천 년 동안 “남자와 그의 처”에게만 허용되었던 결혼이라는 개념에 균열을 만든 시기였습니다. 이제 스마트폰에 익숙하면서 과거 어느때보다도 긴 수명을 가지게 될 세대가 등장해 이 결혼이라는 개념을 더 크게 바꾸게 될 것입니다. 한 사람과 평생을 함께하는 일부일처제는 더 이상 현실적인 제도가 아닙니다.
새로운 세대는 이미 결혼을 유일한 답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클라리온 웨스트 작가협회의 협회장이자 논바이너리(남자도 여자도 아닌 이를 일컫는 말 – 옮긴이) 작가인 제이 스타인바허는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에도 결혼할 짝이 아닌 연애 상대를 찾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졌”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만나는 사람은 있지만, 결혼할 생각은 아니에요.’ 남은 평생을 한 사람에게 기대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죠.” 젊은 과학소설 작가와 공동작업 중인 스타인바허는 세 주인공의 사랑이야기인 N.K. 제미슨의 브로큰 어스 같은 소설을 그들이 좋아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윤리철학자인 캐리 젠킨스는 다자사랑(polyamory)과 같은 새로운 관계의 등장은 일부일처제를 선택하는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 말합니다. “전통적인 결혼 제도를 택하는 사람도, 이제 자신이 이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그 결혼을 더 가치있게 여길 수 있습니다.”
알버타 대학의 인류학자인 킴 톨베어 역시 사람들이 다자사랑을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사람들로 하여금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클라호마에 거주하던 샤이엔 족과 아라파호 족의 후손인 톨베어는 백인 정착자들이 아메리카 원주민에게 유럽 문화의 일부로써 일부일처제를 가져왔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일부일처제가 아니었어요. 다코타 주에 살던 내 증조할아버지의 증조할아버지는 부인이 네 명 있었습니다.” 톨베어는 일부일처제 타파가 “탈식민지화”의 한가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그녀에게 이는 과거의 문화를 복원하는 것이며, 이는 미국 정부가 아프리카 노예의 후손이나 모르몬 교인들의 고유문화를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진다고 말합니다.
식민지적 사고를 벗어던질 더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할 미래에는 일부일처제를 선택 가능한 하나의 가족 형태로만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전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혹은 과거를 다시 발견하기위해 새로운 관계를 시도하게될 것입니다.
이분법적 성 구분을 넘어
다음 세대는 성 정체성 또한 더 다양해질 것입니다. 오늘날 트랜스젠더 인구는 그 어느 시대보다 더 많아졌고, 이들은 인간이 반드시 태어난 모습 그대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비이분법적인 이들, 상황에 따라 성을 바꾸는 이들, 두 성을 모두 가진 이들, 그리고 성을 규정하는 기준을 거부하는 이들이 더 많아질 것입니다. 이들을 위한 인터넷 잡지인 뎀(Them)이 이미 존재해, 성정체성은 이분법적으로 구분되지 않으며 연속적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있습니다.
논바이너리 같은 이들은 다른 이의 성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동성애와 이성애를 나누는 기준은 각자의 성정체성이 남자와 여자로 구분될 때에만 유효한 것입니다. 당신의 연인이 남자와 여자의 중간이거나, 혹은 남자도 여자도 아닌 이라면, 당신이 동성애인지 이성애인지가 의미가 있을까요? 논바이너리 작가이자 번역가인 S. 퀴유이 루는 이런 변화가 예측하기 함든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합니다. “내게 빠졌던 한 여자친구가 자신이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와 헤어진 일이 있습니다.” “나는 여자라기보다는 논바이너리에 더 가깝다고 그녀에게 말했고, 그녀는 자신이 내가 여자라 생각하고 사랑에 빠진 것이라 말하며 나를 떠났지요. 그녀는 레즈비언은 논바이너리에게, 그리고 논바이너리는 레즈비언에게 매력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것입니다.” 루는 논바이너리와 사랑에 빠진 이후 자신이 여전히 게이인지 고민하는 또다른 게이 남성 친구 이야기도 들려주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논바이너리의 존재 자체가 우리로 하여금 성정체성을 새로 정의하게 만들 것임을 알려줍니다. 최근 영화배우이자 음악가인 자넬 모네이는 자신이 모든 종류의 성정체성에 끌리는 범성애자(pansexual)임을 밝혔습니다.
범성애자 조부모를 가진 아이들이 자라날 50년 뒤면, 양성애자는 이제 낡은 개념으로 보일지 모릅니다. 혹은, 분명한 남성, 그리고 분명한 여성에게만 끌리는 소수의 사람들을 일컫는 이름이 될 수도 있겠지요. 범성애자는 새로운 성적 지향이라는 빙산의 일각으로 보입니다. 논바이너리 연인을 찾는 이를 부를 이름과 정기적으로 성정체성을 바꾸는 연인을 원하는 이를 부를 이름이 필요합니다. 인터넷 연인 찾기 서비스는 아주 긴 목록을 가져야할 것입니다.
성정체성을 다양하게 바꾸는 사람들은 가족구조 또한 변화시킬 것입니다. 스타인바허는 논바이너리로 성정체성을 바꾸는 이들은 모성애와 육아에 대해 고민한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직접 아이를 가지고 싶어하지는 않지만, 다른 이들과 아이를 공동으로 기르는 것은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톨베어 또한 스타인바허가 말하는 것을 이해합니다. 그녀는 자신과 핏줄로 연결되지 않은 여러 아주머니들과 할머니들 아래에서 자랐고, 한 번도 생물학적인 어머니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오늘날, 아이를 낳는 트렌스젠더 남성에 대한 뉴스는 남자 또한 여성의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엄마와 아빠, 아기로 이루어진 가족은 육아의 한 가지 모델일 뿐입니다. 논바이너리와 자유연애주의자(non-monogamous)가 존재할 미래에, 아이들은 다양한 성정체성을 가진 다수의 양육자들 아래에서 자라게 될 수 있습니다.
(미디엄, Annalee New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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