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연합군은 이라크 모술을 IS로부터 빼앗기 위한 연합작전을 개시했습니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작전은 페이스북 라이브로 중계되었죠. 호송 트럭과 검은 연기들, 무장한 군인들이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시기에 우리는 사람이 타지 않고 원격으로 조종하는 무기들이 전장을 누비는 것을 보게될 가능성이 큽니다.
미육군탱크연구개발및기술연구소(TARDEC)의 수석 로봇공학자 로버트 새도우스키 박사는 그런 미래가 멀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거친 전장을 누비는 원격로봇탱크는 인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기술입니다. 당시 작전 중 사망한 네이비 씰의 상사인 제이슨 C. 피난은 험비를 운전하다 지뢰밭에서 급조폭발물(IED) 위를 지나면서 그만 사고를 당했습니다.
가까운 시일 내에, 피난이 조종하던 험비는 자율주행 자동차로 바뀔지 모릅니다.
미시건 워렌에 위치한 TARDEC 연구소에서는 다른 민간 자율주행 자동차 연구와 비슷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민간 기업과의 차이는, 미 육군은 비포장도로나 적군의 총격 같은 거친 환경에서도 작동되는 자동차를 원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기술이 성공한다 하더라도 또다른 어려움이 남아 있습니다. 바로, 동료 군인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군인들 사이에서 동료에 대한 신뢰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동료 로봇에 의지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새도우스키의 말입니다. “동료끼리는 늘 물어볼 수 있죠 ‘무슨 생각해?’ 하지만 로봇이 이렇게 말하지는 않겠죠. ‘내 알고리듬에 따르면, 여기가 맞아.’”
2016년 10월, 새도우스키는 미육군 정기회의에서 TARDEC의 자율지상시스템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무인자동차가 주위 상황을 파악하게 만드는 센서들인 “자동화 킷”이 대표적인 제품입니다.
“센서 하나로는 부족합니다. 전장에서와 고속도로에서 모두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센서들을 사용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카메라, 적외선 센서, 기존 자동차에서 충돌 경고와 자동 브레이크에 사용되는 레이더, 그리고 거리를 측정해 눈 앞을 3D로 인식하는 레이저 레이더인 라이다 등이 있습니다.
“구글이나 애플의 자율주행 자동차 지붕 위에 달린 커다란 기기가 바로 라이다입니다. 최신 기술이지만 매우 비싸고, 많은 데이터를 만들어내지요. 서서히 비용이 내려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 가지 기술 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데이터를 적절하게 활용해야 합니다.”
이 기술의 핵심은 사용자, 곧 군인들에게 이 제품이 전장에서 문제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는 것입니다.
한가지 예로, 그는 보스턴 다이나믹스가 개발했던, 무거운 짐을 등에 지고 옆구리가 사람의 발에 채여도 쓰러지지 않고 자기 길을 갔던 빅독(BigDog)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빅독은 커다란 문제를 하나 가지고 있었습니다. “소음에 대해서는 아무런 고려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전기톱 같은 소리를 계속 냈죠.”
TARDEC 의 자율주행 자동차는 아직 개발 단계입니다. 새도우스키는 전투가 아닌 수송 임무에서는 “선두/후속” 시스템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선두 차량을 사람이 운전하고 뒤의 차량에는 안전을 대비한 운전자를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필요없게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블리스 기지에서 이 실험을 진행중입니다.”
빠른 시일 내에 “선두/후속” 실험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선두 차에는 두 명의 사람이 있지만 뒤따르는 아홉대는 무인 상태로 앞 차를 따라가는 광경을 보게될 지 모릅니다.
“킬러 로봇”
자율성을 가진 기계에 있어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당연하게도, 살상능력입니다. 휴먼라이트워치 등은 이런 “킬러 로봇”의 제작을 금지하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펜타곤은 이들의 주장을 지지하지 않지만, 적어도 인간을 살상할 수 있는 공격의 경우 최소한 마지막 격발을 인간이 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군 관계자들은 다양한 종류의 무기에 자동화된 시스템이 설치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새도우스키는 무기를 탑재한 무인 자동차와 같은 반자동화된 시스템이 매우 큰 가치를 가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무인 시스템의 최초 개발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런 무인 시스템이 어떤 형태가 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새도우스키는 완전 자동화된 살상 무기가 가까운 시일내에 등장할 것이라 보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상식적인 발전 방향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만약 무인 탱크가 충분한 수준으로 자동화되 원격 조종과 원격 살상이 가능해진다면 미군은 ‘강력한 방어막’을 가지게 될 겁니다.”
“자동차와 트럭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서서히 기능을 늘여가는 식으로 자율성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한편 국제로봇무기통제위원회의 공동창업자이자 “킬러 로봇”금지안을 지지하는 피터 아사로는 새도우스키가 말하는 원격조종무기는 자신들의 금지법안에 위배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매 격발에 대해 인간이 얼마나 의미있게 통제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원격 조종 탱크의 경우 공격 결정을 내리는 인간에게 얼마나 많은 정보가 주어질 것인지, 한 사람이 몇 대의 탱크를 관리하는지, 원격 조종자가 실제 상황의 분위기를 얼마나 느낄지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반자동 무기가 섣불리 작동되지 않게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원격 조종 탱크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만으로 자율적인 무기로 바뀔 수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군사 작전에서 무기 자동화에 있어 종종 간과되는 문제는, 자동화 편향, 곧 인간이 자기에게 익숙한 컴퓨터를 무조건적으로 신뢰하게 되는 경향입니다.
사실 자동차, 무기, 사이버 시스템 등 모든 공격 및 방어에서 기계가 더 자율성을 가지게 되리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 결과 어떤 기술이 탄생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적어도 9/11 이후 시작된 미국의 전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이제 전문가들은 이를 “영원한 전쟁”이라고까지 부르고 있습니다.
모술 전투는 9개월을 끌었습니다. 지금까지로 보면 미국은 이라크에서 계속 전쟁을 해야할 겁니다. 10년 뒤, 혹은 좀 더 먼 미래에 새도우스키의 탱크는 더 복잡한 전장에서 가장 앞에 나설 수 있습니다.
새도우스키 역시 기계를 너무 의지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또한 그는 아직 인간은 그런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사람들이 언젠가 로봇을 당연히 믿을 수 있게 될때가 걱정이 됩니다. 그때는 정말로 로봇 때문에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될 수 있습니다. 결국 미래의 전쟁이 어떤 형태가 될 것이냐에 달려 있겠지요.”
(인버스, John Knef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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