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하이어는 UC 어바인의 석좌교수로 최근 캠브리지대학 출판부를 통해 “지능의 뇌과학(The Neuroscience of Intelligence)”을 냈습니다. 그는 평생을 뇌영상을 이용해 뇌 기능과 구조가 지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영리한”뇌는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연구하는 데 바쳤습니다. 학술저널 인텔리전스의 편집장이며 국제지능연구학회의 전 회장이기도 한 그와 올해 초 나는 그의 새 책에 관해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아래는 이메일로 그와 나눈 대화를 편집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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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하이어 교수님, 퀼레와의 인터뷰를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은 40년 동안 지능을 연구해왔고 그 결과를 집대성해 “지능의 뇌과학”을 펴내셨습니다. 먼저 선생님이 어떻게 지능 연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지능 연구에 뇌영상을 사용하게 되었는지를 부탁드립니다.
A: 1971년 존스홉킨스 대학원에 진학했을때 나는 사회심리학과 인격 이론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해 줄리안 스탠리 교수는 “수학적, 과학적으로 조숙한 십대에 관한 연구(he Study of Mathematically and Scientifically Precocious Youth)”를 시작했지요. 나는 그가 연구 대상을 찾기위해 12살에서 13살의 아이들에게 미국의 대학입학 시험인 SAT 의 수학시험을 치르게 했던 첫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그 아이들은 각 학교의 수학 선생님 추천으로 뽑힌 아이들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존스홉킨스 신입생과 비슷한 수준의 고득점을 올렸습니다. 그 아이들이 어떻게 이런 특별한 수학적 재능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우리는 질문했고 그 아이들이 아직 학교에서 충분한 수학 과목을 배우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재능은 분명 “타고난” 것처럼 보였습니다. 나는 이 과정에서 지적 능력의 개인차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여러 지적 능력 중에서 지능은 분명 가장 흥미로우면서도 가장 논쟁적인 능력이었습니다.
박사학위를 받은 후 나는 미국립정신보건원(NIMH)에서 뇌파(EEG)로 뇌를 연구하는 방법과 유전학을 배웠습니다. 브라운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나는 이 지식들을 이용해 지능을 연구하는 실험실을 만들었습니다. 1980년대 양전자방출단층촬영법(PET)으로 뇌 영상을 얻는 것이 가능해졌고 나는 UC 어바인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PET 스캐너 장비를 가지게 된 NIMH 의 전 동료의 연구실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그 스캐너를 이용해 남녀 학부생의 수학적 추론 능력을 포함한 뇌 기능을 연구하게 되었고 결국 내가 존스홉킨스에서 하던 연구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 후 30년 동안 뇌 영상 기술에는 MRI 와 다른 여러 기술이 추가되었고 나는 이들을 이용해 뇌의 심층부에 있는 지능에 관한 데이터를 모을 수 있었습니다.
Q: g 팩터와 IQ 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A: 심리학 분야에서 가장 확실하게 재현되는 실험 결과 중 하나는 모든 지적 능력이 서로 양의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것입니다. 이는 이 능력들에 모두 관여하는 어떤 지적 능력이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 능력을 지능의 일반 요소(general factor)라는 뜻에서 줄여서 g 팩터라 부릅니다. 어떤 능력은 다른 능력보다 더 많은 g 를 요구하지만, g 자체를 측정하는 테스트는 없습니다. g 팩터를 추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양한 지적 능력을 측정하는 여러 시험 결과를 조합하는 것입니다. IQ 테스트 또한 다양한 지적 능력을 검사하는 테스트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g 팩터를 예측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g 팩터는 대부분의 지능 연구에서 주요한 관심사이며 특히 사람들 사이의 지능 차이를 연구하는 경우에 더욱 그렇습니다. 최신 DNA 연구를 포함한 수 십 년 간의 데이터를 통해 나와 여러 연구자들은 g 팩터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유전자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유전학과 뇌신경생물학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면 지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뇌과학이 지능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Q: PET 스캔이나 fMRI 스캔을 통해 누군가의 g 팩터가 높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나요? 만약 그렇다면, 그들의 뇌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나요?
A: PET 를 이용한 우리의 첫 연구를 비롯해 다수의 후속연구들은 높은 지능이 보다 효율적인 뇌와 관계가 있음을 알려주었습니다. 특정 영역의 회백질 크기와 뇌의 각 영역 사이의 연결성 역시 지능과 관련이 있습니다.
뇌영상을 지능 연구에 이용했던 첫 번째 연구가 이미 뇌 영상을 통해 지능을 예측하려는 연구였습니다. 그러나 내가 책을 마무리한 최근까지 어떤 연구도 이를 재현하는데 성공하지 못했고, 나는 그 이유를 책에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내가 원고를 넘긴 뒤에 뇌 영상 사진을 통한 지능 예측이 성공했다는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이는 MRI 스캔 이미지를 수학적으로 분석해 뇌 영역이 얼마나 서로 연결되었는지를 본 연구입니다. 뇌 영역 사이의 연결은 마치 지문처럼 사람마다 다르게 고유하며, 따라서 이 패턴을 이용해 지능 시험 점수를 예측하는 것은 가능할 수 있습니다. 나는 이 내용을 책에 포함할 수도 있었지만 이 연구가 재연될지를 몰랐기 때문에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재연된다면, 이를 통해 지능의 성차가 있을지, 발달과 연령은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의 연구가 뒤따를 것입니다. 또한 학습이 그 패턴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도 중요한 질문입니다.
나는 동물의 특정 뇌신경을 켰다 껐다 하며 행동의 변화를 보는 뇌과학의 신기술에 대해서도 책 속에 설명했습니다. 이 기술을 인간에 사용함으로써 상관관계가 아닌 실험을 통해 지적 능력을 확인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젊은 학자와 학생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이 분야의 전망은 매우 밝습니다.
Q: 지능은 연구한 것과 같은 방법으로 성격이나 창의력 역시 뇌영상으로 연구할 수 있을까요?
A: 답은 그렇다입니다. 특히 성격의 경우 매우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며 그 평가 결과는 뇌의 특징과 연관관계가 있습니다. 물론 지능과 관계된 뇌 영역과 성격과 관계된 영역은 다르지만, 이를 다룬 몇 건의 연구들이 있습니다. 창의력 역시 뇌 영상을 통해 가능하며, 몇 건의 연구를 나는 책에 다루었습니다. 창의력은 그 능력 자체를 측정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에서 이와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사실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지능과 관련된 특정 영역이 창의력과 관계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이 분야들은 최근 뇌과학 연구에서 주목받고 있는 또다른 분야입니다.
Q: 많은 이들이 지능연구를 두고, 이 연구가 마치 유전자 연구처럼 누군가 지능이 낮은 이들에게 낙인을 찍게 되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우려합니다. 그럴 가능성이 물론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운이 없었던 이들에게 우리는 동정심을 가지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 동정심이 그들에게 실제로 도움이되는 사회복지적 정책으로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요?
A: 낮은 지능은 교육 수준과 직업, 경제적 성공과는 상관 관계를 가지지만 인간의 존엄성, 친절함, 배려, 정직성 등의 수많은 다른 긍정적인 성격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낮은 지능을 가진 이들은 그들의 잘못이 아님에도 다양한 기회를 놓치기 쉽습니다. 이들에게 낙인을 찍어야할 어떤 이유도 없으며, 오히려 가능한한 그들을 지원해야할 수많은 이유들이 있습니다.
Q: 지능에 대한 연구는 오랫동안 논란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사람들이 이 분야를 더 이해하고 정치인과 교육자들이 이 분야의 연구결과를 더 활용하게 되기를 바라시죠? 이 분야가 과학으로 여겨지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 피해를 보고 있을까요?
A: 뇌과학적 접근은 지능 연구를 이미 주류 과학으로 만들었고, 정책에도 일부 반영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학생의 성적 예측에 있어 지능은 압도적인 정확성을 자랑합니다. 사회경제적 지위, 가족들의 지원, 학교와 선생의 수준 같은 요소들은 그 예측 정확도에서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수많은 데이터가 이를 확인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미국과 여러 나라에서 교육정책에 대한 논의가 있을 때 “지능(intelligence)”이라는 단어는 금기에 가깝습니다. 지능이 유전자에 의해 대부분 결정된다 하더라도 교육의 관점에서 이는 그저 학생들의 학습 능력이 조금 차이나는 것에 불과합니다. 선생님들은 이 사실을 이미 알고 있으며 이들의 목표는 각 학생들이 그들에게 가능한 최대한의 학업수준에 이르게 하는 것입니다. 지난 수 십 년 동안 펼쳐온 지능에 대한 지식을 반영하지 않은 교육정책은, 특히 성적의 차이를 줄이기 위한 정책은 모두 실패했습니다. 나는 뇌과학과 지능 연구가 사람들의 지능과 그들의 학업 수준을 모두 높일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이러한 가능성을 논의해야할 시점이며, 나는 내 책의 한 장을 이 주장에 할애했습니다.
Q: 이 분야를 연구하려는 학생에게 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가장 교육과정이 잘 짜여져 있는 학교에는 어떤 곳이 있나요?
A: 뇌과학 수업들은 오늘날 대부분의 대학에 개설되어 있습니다. 여러 대학에서 학부생이 뇌영상을 이용한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영상분석방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학을 잘 해야 합니다. 지능 연구를 배우는 것은 좀 더 어려운데, 이는 적어도 미국의 대부분 심리학과에서는 지능에 대한 심화과정을 가르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학부생들은 심리학 개론 수준의 지식에 그치며, 이를 가르치는 교수들 역시 최근 연구 성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능이 심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이 부분은 학계의 잘못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꾸준히 자신의 관심사를 추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날은 지능과 뇌과학 연구의 황금기입니다. 흥미로운 문제들이 가득하며, 새로운 기술들의 수준 또한 놀랍습니다. 나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이를 설명하는 능력을 강조합니다.
Q: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덧붙이고 싶은 말씀은 없으신가요?
A: 이말 하나를 꼭 덧붙이고 싶네요. 나는 평생동안 내 실험의 결과가 혹시 위험한 결론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걱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능의 본질에 대한 이해는 그 기간동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험 결과가 가리키는 곳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발견에 기여했다는 기쁨과 놀라움을 모두 느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사회는 전진하게 됩니다.
(퀼렛)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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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서 언급된 스탠리 교수의 “수학적, 과학적으로 조숙한 십대에 관한 연구(he Study of Mathematically and Scientifically Precocious Youth)” 에서 각 학교의 수학 선생님 추천으로 뽑힌 아직 학교에서 충분한 수학 과목을 배우지 않은 12살에서 13살의 아이들에게 미국의 대학입학 시험인 SAT 의 수학시험을 치르게하였고 대부분의 아이들의 점수가 존스홉킨스 신입생과 비슷한 수준의 고득점인 부분에서 의문점이 드는데 비유를 하자면 우리나라 초등학교 고학년생에게 수능 수학영역을 보게해 고득점을 받았다는건데 (해당 연구당시의 미국 교육과정과 현재의 우리나라 교육과정 그리고 SAT를 수능으로 대응시키기에는 부적절한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나름 적절한 비유라 저는 생각 합니다.) 아무리 학습능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충분한 수학 과목을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는 고득점을 얻기는 무리라고 생각됩니다. 초등하교때는 배우지 않고 중고등학생때 배우게되는 수학개념들 그중에서도 수학에서 사용되는 기호들(적분기호, 조합, 도함수, 삼각 함수의 사인, 코사인, 탄젠트등)의 경우는 초등학교 과정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유도,추론되지 못하는 인위적인 약속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해당 연구에서 고득점을 받은 아이들은 여구과정에서 필요한 선행학습을 받았거냐 어떤 경로로든 이미 어느정도의 선행학습이 되어있었던 상태로 추측합니다만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추측입니다.
스탠리 교수의 “수학적, 과학적으로 조숙한 십대에 관한 연구(he Study of Mathematically and Scientifically Precocious Youth)”에서 제가느끼는 의문점을 해소할만한 설명를 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