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나는 상파울로에서 시드니, 로스앤젤레스에서 런던에 이르는 사회과학자들을 만나면서 예상치 못했던 사실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모든 인간이 음식과 물, 쉴 곳과 깨끗한 공기 등의 기본적인 육체적 욕구를 가진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인간이 정신적으로도 이러한 기본적인 욕구를 가진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소속감을 원합니다. 자신이 가치있는 인간이며 무언가 잘 하는 일이 있다고 생각하기 원합니다. 미래가 불안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오늘날 사회가 많은 – 어쩌면 대부분의 – 사람들의 이러한 정신적 욕구를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나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사람들이 점점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로부터 멀어져 왔고, 또 이러한 분리가 오늘날 우울증과 불안증 창궐의 원인이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새로운 관점으로 우리가 가진 문제와 그에 대한 해법을 한 번 바라봅시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의미를 가지기를, 곧 어떤 일을 목적을 가지고 행하며 그것이 어떤 차이를 만들어내기를 바란다는 강력한 증거들이 있습니다. 이는 매우 자연스런 심리적 욕구입니다. 하지만 2011년에서 2012년 사이 갤럽은 사람들이 자신의 업무에 대해 느끼는 바에 대한 가장 상세한 조사를 수행했습니다. 그들은 사람들 중 단지 13%만이 자신의 일을 “능동적으로” 수행한다는, 곧 일에서 의미를 찾고 이를 기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63%의 사람들은 “수동적으로”, 곧 하루를 그저 무료하게 보냈습니다. 게다가 24%는 “적극적으로 회피”, 곧 자신의 일을 싫어했습니다.
내가 아는 대부분의 우울증 및 불안증 사람들은 자신의 일을 좋아하지 않는 이 87%에 속해 있습니다. 나는 이런 자신의 일에 대한 불만과 우울증 사이의 관계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1970년대 이미 호주의 마이클 마못에 의해 놀라운 결과가 발표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무엇이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요인이 되는지를 알기 원했고 이를 조사하기 위한 완벽한 환경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런던의 공무원들입니다. 이들은 가장 위의 차관에서 가장 아래 타자수에 이르는 19 층의 직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는 이들 중 누가 가장 스트레스로 인한 심장병의 위험이 높은지를 조사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시간 낭비 마세요. 당연히 높은 자리의 사람들이 책임이 많으니 스트레스도 많을거에요. 그러나 마못의 연구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그는 더 낮은 직위에 있는 이들일수록 스트레스 수치가 높으며 심장병에 걸릴 확률도 높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의 다음 질문은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가 였습니다.
영국 공무원들에대한 2년의 추가 연구 이후 그는 가장 큰 요소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업무를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없을 때 더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며, 특히 우울해진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일상에서 하는 일이 의미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자신이 누군가의 지배 아래 있을 대 우리는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를 찾기 힘들어집니다.
갑자기 나는 우울증을 가진 내 수많은 친구들, 특히 그 중에는 괜찮은 직업이지만 사실상 다른 이의 지시를 받아 일해야 하며 일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직업을 가진 친구들이 떠올랐고, 이들의 뇌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환경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나는 다른 많은 우울증의 원인 역시 이와 같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나의 목적은 왜 우리가 우울증에 걸리는지를 아는 것만이 아닙니다. 나는 어떻게 해야 우리가 기존 메뉴판의 유일한 메뉴였던 알약이 아닌 진정한, 영속적인 항우울제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를 찾고 있었습니다. 나는 카치아토레 박사가 내게 한 말을 생각했습니다. 바로 이 모든 고통을 야기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는 이런 광범위한 업무에서의 의욕상실 현상에 대한 한 가지 해결책을 발티모어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메레디스 미첼은 한 때 매일 아침 가슴이 두근거리는 불안감을 느끼며 깨어났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일이 너무나 싫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사람들이 다 미쳤다고 할만한 과감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당시 그녀의 남편 조쉬는 친구들과 함께 한 자전거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들 역시 모두 우울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메레디스와 조쉬, 그리고 친구들은 마침내 자신들의 자전거 가게를 차리기로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새로운 운영방식을 도입했습니다. 한 사람이 모든 지시를 내리는 대신 그들은 민주적이고 협동적인 방식으로 이를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모든 결정을 같이 내릴 뿐 아니라 힘든 일과 즐거운 일을 모두 나누며 그들 각자가 모두 책임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는 일종의 분주한 한 민주적 부족사회의 모습과 같습니다. 내가 그 가게 – 발티모어 바이시클 웍스 – 를 방문했을 때 그들은 이 새로운 일을 통해 자신들의 사라지지 않던 우울증과 불안증이 어떻게 크게 나아졌는지를 설명했습니다.
그들이 하는 일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예전처럼 자전거를 수리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채워지지 않았던 심리적 욕구는 자신의 일을 통제할 수 있게 됨으로써 해결되었습니다. 조쉬는 과거 자신이 종종 느꼈던 우울증이 “당시 상황에 대한 합리적인 반응이었지 어떤 생물학적 이상이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그는 세상의 어떤 일이든 과거의 굴욕적인 방식을 지켜야할 이유가 없으며 자신의 일터에서 스스로가 주인이 되는 새로운 문화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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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아홉 가지의 우울증과 불안증 증상을 알게될 때 마다 나는 이들이 나의 생각을 크게 바꾼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시카고 대학의 존 카시오포 교수는 심한 외로움은 낯선 사람이 얼굴을 한 대 친 것과 같은 정도의 스트레스를 주며 오늘날 우울증의 커다란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샌데이고의 빈센트 펠리티 박사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경험은 어른이 되었을 때 자살 가능성을 32배 더 높아진다는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밴쿠버의 마이클 챈들러 교수는 어떤 공동체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커다란 결정에대해 스스로 주권을 가지고 있지 못한다고 느낄 때 자살률이 크게 올라간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근거들은 오늘날 우울증 위기에 대해 우리가 전혀 다른 종류의 해결책을 찾아야 함을 말해줍니다. 이 문제에 대해 한 가지 해결책을 알려준 이가 있습니다. 21세기 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정신과의사 데렉 섬머펠드는 캄보디아에 처음 항우울제가 도입될 당시 그 곳에 있었습니다. 그는 여러 의사들에게 항우울제의 개념을 설명했습니다. 그들은 그 설명을 자세히 듣고는 자신들은 이미 훌륭한 항우울제가 있으며 따라서 이 신약이 필요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들이 어떤 약초를 말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가 의사들에게 설명을 부탁하자, 의사들은 지뢰때문에 왼쪽 다리가 날아간 한 농부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 농부는 의족을 맞추었지만 여전히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꼈고 우울증 또한 느꼈습니다. 의사들은 그와 앉아 그의 문제를 들었습니다. 그들은 그 농부가 비록 의족을 차고 있지만 자신이 하던 농사 일에서 여전히 신체의 고통을 느꼈고 이때문에 그가 살의 의욕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들은 아이디어 한 가지를 냈습니다. 바로 그 농부에게 농사가 아닌 젖소를 키우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그에게 소 한마리를 사주었고, 마침내 농부의 우울증은 사라졌습니다. 그들은 데렉에게 말했습니다. “보세요 의사 선생님, 그에게는 그 소 한마리가 항우울제였답니다.”
그들에게 항우울제란 뇌의 화학 조성을 바꾸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우울증의 원인이 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문제는 우리가 개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반면 어떤 문제들은 우리 모두의 노력에 의해 이 사회가 변해야 하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변화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의 우울증과 불안증을 이해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이는 매우 급진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무모한 것은 아닙니다. 2017년 세계 건강의 날에 발표된 성명서에서 UN은 “우울증에 대한 생의학적 주요 주장”들은 “폐기되어야할 편향된 연구결과”에 기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는 “’화학적 불균형’ 중심에서 “권력 불균형”으로 관심을 돌려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된 이후, 나는 나로 하여금 그 오랜 시간 동안 잘못된 이야기를 듣고 잘못된 곳을 방황하게 만든 그 십대의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늘 바랍니다. 나는 십대의 나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네가 느끼는 그 고통은 병이 아니다. 너는 미친 것이 아니야. 단지 너의 자연스러운 심리적 욕구가 만족되지 못했기 때문이지. 이는 네가 살고 있는 사회가 잘못되었기 때문에 너에게 생긴 슬픔의 한 형태일 뿐이야. 나는 네가 얼마나 힘든지 안다. 네 마음 속 깊은 곳의 고통을 알지. 하지만 너는 이 고통이 너에게 하고자 하는 말을 주의깊게 들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이런 고통을 겪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이 고통은 네게 무언가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며, 네가 네 마음속 깊숙한 곳의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언젠가는 네가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신호란다.”
당신이 우울증과 불안을 겪고 있다 하더라도 당신은 고장난 부품을 가진 기계가 아닙니다. 당신은 채워지지 않은 욕구를 가진 인간일 뿐입니다. 오늘날 이 세상을 가득 채우고 있는 절망을 해결하는 방법은 바로 우리 모두가 자신의 진짜 문제를 알려주는 내면의 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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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라는 것이죠...
우울증과 우울감은 다르다고 하지만 그 경계가 모호한 듯도 합니다.
나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 경험을 하고 있고 그러면서도 다들 견뎌내는구나 생각하면 평범한 일상이 참 고맙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