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문화칼럼

남성 리비도의 잔인함에 대하여 (1/2)

성희롱 스캔들이 연쇄적으로 밝혀진 지난 몇 주간 남자들의 행동은 문자 그대로 믿기 힘들 정도입니다. 남자가 여성의 인권, 여성의 지위에 대해 논하는 내용과 실제로 그 남자가 여성을 어떻게 대하는지는 전혀 다른 것처럼 보입니다. 보수주의자건 진보주의자건, 여성주의자건 극단적 애국주의자건, 계몽된 사람이건 그렇지 않은 사람이건, 어린 사람건 나이 많은 사람이건, 폭스뉴스에 나오건 뉴리퍼블릭에 나오건, 남자가 여성 인권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는 바와 실제 그의 행동에는 관련이 없어 보입니다.

빌 코스비(Bill Cosby), 로저 에일리스(Roger Ailes), 하비 웨인스타인(Harvey Weinstein), 루이 씨케이(Louis C.K.), 엘 프랜켄(Al Franken), 그리고 이번 주에는 찰리 로즈(Charlie Rose)와 존 라세터(John Lasseter)의 스캔들 때문에 모든 남자는, 매우 힘들지만, 일반적인 남자의 본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자문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성희롱을 자행한 사람이 이상한 지질학 선생님이나, 학교를 뛰어다니는 정신착란증 환자가 아닙니다. 다양한 남자들이 다양한 산업에서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이 오직 남성성의 추악함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남자는 이 깨달음의 순간에 너무나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여성의 경험담을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이 모든 일의 근원에 있는 남자의 추악한 본성에 대해서는 직면하기 꺼립니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대부분의 시기에 우리는 남성성의 잔인함을 수용했습니다. 1976년 극단적 여성주의자이자 포르노그래피 반대주의자인 안드레아 드워킨은 폭력 없이 남성과 여성이 성관계를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남성의 생식기가 축 늘어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남자가 발기를 포기해야 할 것입니다.

기원후 3세기에 카톨릭 신학자 오리겐(Origen)은 이와 비슷한 논리에서 본인을 거세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남성성의 본성에 대한 공포는 문학이 시작할 때부터 신화와 소설의 주제였습니다. 빨간 모자(Little Red Riding Hood)나 푸른 수염의 성(Bluebeard’s Castle)도 마찬가지입니다. 흡혈귀 이야기 역시 힘센 남자가 어린 피에 대한 갈증이 있다는 내용입니다. 베오울프 역시 주기적으로 짐승의 본능을 억제하지 못하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모든 이야기가 함축하는 바는 이렇습니다. 남자의 욕구와 그 욕구의 발현 사이에는 어떤 선이 있는데 일부는 그 선을 넘고 말고, 나머지는 그 선을 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선은 모든 남자에게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다면 웨인스타인 사건 이후 여성 인권에 대한 토론은 침묵과 거짓에서 출발하게 될 것입니다.

남성 리비도와 이에 수반되는 알력, 병은 수많은 문화, 정치, 그리고 경제의 이면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남성성에 대하여 지식인도, 저의 사생활에서 마주하는 일반적인 사람들도 전혀 깊게 연구하고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의회의 반이 여자인 진보적 성향의 나라 캐나다에서,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토론토에 살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남자들은 성적인 표준을 바꾸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토론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가십거리를 이야기하고 내용을 추정합니다. 누가 범죄자일지 아닌지, 이번 주에는 누가 몰락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범죄 이력이 깨끗한 점을 근거로 한 추정은 항상 틀렸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남자의 기억은 안개로 가려져 있습니다. 모든 남자에게 잔인한 남성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길은 멀고 험합니다.

남성성의 문제를 덮어두기가 훨씬 쉽습니다. 일을 할 때도 저는 남자들이 얼마나 이 문제에 관심이 없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지난봄에 저는 부유한 나라에서 남자의 위치와 권력의 요동에 대해 글을 썼습니다. 저는 전 세계 기자들로부터 70번 이상의 인터뷰 요청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중 단 3명만이 남자였습니다. 남자들은 일단 이 문제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남자들은 어디서부터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하는지 감이 없습니다. 저는 현대 아버지의 역할에 대한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대부분 제가 남자를 인터뷰하면 그들은 보통 이런 종류의 진지한 대화를 남자와는 처음 해본다고 말합니다.

건전한 성 관념의 정착을 위해서 우리는 지속해서 교육해야 합니다. 하지만 남자의 경우 정반대의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청소년을 위한 성교육은 있지만, 여러분이 학교를 떠나는 순간 전통적인 남성성이 돌아옵니다. 이 위기의 상황에서 우리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남자는 본인의 남성성을 혼자 해결하려다 좌절합니다. 이 과정은 보통 성 문제에 대한 무지와 태만으로 이어집니다. (뉴욕타임스)

원문 보기

 

CFR

Recent Posts

[뉴페@스프] “응원하는 야구팀보다 강한” 지지정당 대물림… 근데 ‘대전환’ 올 수 있다고?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2 일 ago

[뉴페@스프] ‘이건 내 목소리?’ 나도 모를 정도로 감쪽같이 속였는데… 역설적으로 따라온 부작용

* 비상 계엄령 선포와 내란에 이은 탄핵 정국으로 인해 한동안 쉬었던 스브스프리미엄에 쓴 해설 시차발행을…

4 일 ago

살해범 옹호가 “정의 구현”? ‘피 묻은 돈’을 진정 해결하려면…

우리나라 뉴스가 반헌법적인 계엄령을 선포해 내란죄 피의자가 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는 뉴스로 도배되는 사이 미국에서…

5 일 ago

미국도 네 번뿐이었는데 우리는? 잦은 탄핵이 좋은 건 아니지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투표가 오늘 진행됩니다. 첫 번째 투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집단으로 투표에…

1 주 ago

“부정 선거” 우기던 트럼프가 계엄령이라는 카드는 내쳤던 이유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해제 이후 미국 언론도 한국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사태에 큰 관심을 보이고…

2 주 ago

트럼프, 대놓고 겨냥하는데… “오히려 기회, 중국은 계획대로 움직이는 중”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안보…

3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