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서 장미 향 좀 맡아봐요(역주: 잠깐 일을 멈추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음미해보라는 뜻).”
누군가 이렇게 말한다면, 아쉽게도 이는 딱 맞는 표현은 아닐 수 있습니다. 지난달 발표된 한 연구는 후각이 우리의 24시간 생체시계와 맞물려 돌아가며, 가장 민감할 때는 잠들기 전 몇 시간임을 보였습니다.
<케미컬 센시스(Chemical Senses)>에 실린 이 연구는 청소년들의 미각과 후각이 비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이루어진 대규모 연구의 일부입니다. 브라운 대학의 감각 연구자 레이철 허츠와 그녀의 동료들은 언제 사람의 후각이 가장 강해지는지 알기 위해 – 아마 그때 후각에 의한 식욕도 가장 높아지겠지요 – 이 실험을 수행했습니다.
실험을 위해 12~15세 청소년 37명을 9일 동안 합숙시켰습니다. 이들은 연구자들이 생체 주기를 측정할 수 있도록 수면과 기상, 그리고 신진대사를 포함한 엄격한 일정표에 따라 행동했습니다.
성인들의 후각 역시 생체 주기를 따를지는 더 많은 실험이 필요하겠지만, 허츠는 성장기에 생체시계는 변하더라도 후각 세포의 구성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연구진은 청소년들의 생체 주기를 파악하기 위해 하루를 주기로 일정하게 변하는 타액 속 멜라토닌을 측정했습니다. 또한, 한두 시간마다 서로 다른 농도의 장미 향과 같은 화학물질 냄새를 맡게 했습니다. 연구자들은 매번 아이들이 냄새를 맡기 시작하는 가장 낮은 농도를 기록했습니다.
결과를 정리했을 때 이들은 사람들의 후각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아무도 똑같은 후각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어떤 아이들의 후각은 시간에 따라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어떤 아이들의 후각은 매우 크게 변했습니다.
평균적으로 후각은 생체 주기의 영향을 받았고, 아이들의 후각이 가장 민감한 시간은 저녁 9시 정도였습니다.
“이 결과는 일리가 있습니다. 사실 생체 주기는 인체의 모든 장기에 영향을 미칩니다.” 후각 연구자이며 이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은 록펠러 대학의 연구자 레슬리 보샬의 말입니다.
흥미롭게도 후각이 가장 둔감한 시간은 새벽 2시에서 아침 10시까지였습니다.
이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강한 냄새는 큰 소리나 밝은 빛만큼 우리의 수면을 방해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후각 기관은 적어도 어떤 사람들에게는 밤 동안은 기능을 멈추는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허츠는 늦은 밤에도 후각 능력을 민감하게 유지하는 것이 생존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연구는 소방 경보에 있어 소리의 중요성을 말해줍니다.”
물론 이번 실험은 후각에 미치는 생체 주기의 효과만을 측정했지만, 후각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이것만이 아닙니다. 사람이 얼마나 오래 깨어 있었는지, 그리고 어떤 냄새를 지금까지 맡았는지도 후각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실험실 바깥의 실제 세상에서는 이 모든 요소가 후각에 관여할 것입니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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