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과학

뇌의 크기와 동물의 지능 (2/2)

마이애미 대학에서 이제 생물학 박사과정을 마치는 디에고 오캄포는 70 종 이상의 새들을 조사했고 이들이 할러의 법칙을 정확히 따른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가 개별 군을 살펴보자, 그는 벌새들은 자신들만의 특별한 할러의 법칙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벌새 중 두 종의 예를 보자면, 진보라색검날개벌새(violet sabrewing)의 몸무게는 12그람 정도 이며, 이 중 뇌는 몸무게의 2.4%를 차지합니다. 한편 줄무니목벌새(striped-throated hermit)는 1/5의 몸무게를 가지고 있고 이중 뇌는 4.8% 입니다. 다른 종에 비하면 이 비율의 크기는 매우 작습니다. 남미산 벌새인 쏜빌(Thornbill)은 더 덩치가 크지만 뇌의 무게가 7%에 달합니다.

이는 마치 벌새들이 다른 새들에 비해 특별히 효율이 높은 뇌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게다가 줄무니목벌새는 전혀 멍청하지 않으며, 사실 가장 복잡한 행동을 보여줍니다. 진보라색검날개벌새가 그저 가만히 앉아 나무 하나를 지키는데 비해 줄무니목벌새는 먹을 것을 찾기 위해 통과해야하는 숲속의 복잡한 길을 기억합니다.

혹시 어떤 새들은 더 작은 크기의 뇌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특별히 효율적인 뇌를 만드는 방법을 찾아낸 것은 아닐까요? 이는 새의 어떤 특별한 능력들, 예를 들어 형태를 구별하고 수를 세는 아프리카 회색 앵무새, 혹은 영장류 일부와 비슷한 수의 뇌세포를 가지고 있으며 어쩌면 자기 자신을 인식하는 까치의 비밀을 잘 설명해줍니다. 매우 원시적인 뇌를 가지고 있지만 개와 비슷한 수준의 작업을 수행하는 낙지를 잊으면 안되겠지요.

런던 퀸 메리 대학에서 벌의 행동과 지능을 연구하는 라스 치트카는 동물의 지능과 뇌의 크기에 관한 의문에 대해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합니다. 그는 복잡한 일을 하기 위해 큰 뇌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곧 복잡한 행동이라고 해서 뛰어난 뇌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커다란 뇌가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작업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모든 일은 매우 작은 뇌로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어떤 말벌들은 동료 말벌의 얼굴을 기억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가 그 말벌의 뇌를 열어 보아도 그런 특별한 능력을 설명해주는 어떤 것도 그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치트카는 얼굴 인식은 어쩌면 먹을 것을 구별하는 그런 단순한 능력에서 진화되었을지 모른다고 말합니다. 또한 벌의 복잡한 사회적 상호작용과 기호 언어의 사용, 뛰어난 공간 기억력 등은 그들과 설치류의 지능에 큰 차이가 없음을 말해줍니다.

물론 동물의 세계에서 전혀 다른 두 종을 비교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특히 생리학이 그들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에버하드는 복잡한 행동을 유지하면서도 뇌의 크기를 줄여 “할러의 법칙을 벗어나려는” 동물들은 이를 위해 몇 가지 흥미로운 방법을 사용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위슬로는 고래나 인간과 같은 큰 동물을 80년대 사무실에 놓여 개인용 컴퓨터의 시대를 연 커다란 Apple 2e 컴퓨터에 비유합니다. 그 컴퓨터들도 충분히 강력했지만, 여전히 공간과 에너지의 낭비가 심했습니다. 오늘날 아이폰에 들어가는 칩을 생각하면 소형화의 힘을 우리는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위슬로의 연구가 실리콘 밸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에게 가장 먼저 연구자금을 지원했고 가장 많은 지원을 한 이는 광섬유 대기업인 피니사(Finisar)의 창업주이자 벤처 투자자인 프랭크 레빈슨입니다. 그는 왜 곤충 연구에 돈을 대는지를 설명하며 자신의 집에서 두 수컷 나비가 암컷의 관심을 끌기 위해 서로 경쟁적으로 덤불 사이를 날아다니는 것을 본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인텔의 최신 칩은 아직 하늘을 날 수도, 춤을 출 수도, 암컷을 유혹할 수도, 서로 싸울 수도 없지요. 이렇게 복잡한 행동을 간접적으로라도 만들어낼 수 있는 어떤 반도체도 나는 알지 못합니다.”

만약 이 작은 곤충이 더 작은 뇌로 더 복잡한 행동을 할 수 있다면, 전자공학을 이용해 이 같은 행동을 하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요?

레빈슨은 오늘날 IT 기업들이 인공지능, 곧 어떻게 기계를 인간처럼 만들 것인지에 푹 빠져 있으며, 또한 70년대 이후 처음으로 컴퓨터의 속도가 빨라지는 정도가 느려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어떻게 지능이 동작하는지를 이해하는 것, 그리고 더 작으면서도 더 효율적인 회로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매우 큰 요구가 있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바로 곤충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곤충은 고성능 컴퓨터의 좋은 예입니다. 위슬로는 최근 정글의 우림에서 달빛이 없는 밤보다도 열 배에서 스무 배 더 빛이 적은 환경의 야행성 벌을 발견했습니다. 이 곳은 너무나 어두워서 배경 노이즈와 물체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의 광자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벌들은 도대체 어떻게 보는 것일까요? 이들도 아무 것도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아마 그들의 작은 뇌는 적외선 고글처럼 주변의 환경에서 물체를 구분하는 필터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는 또한 미로를 통과하도록 훈련시킨 개미와 지적인 행동이 필요하지 않은 환경에서 사는 개미의 뇌를 비교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들은 어쩌면 동물의 뇌처럼 작으면서도 속도가 빠른 컴퓨터를 만들 수 있는 물질과 형태를 알려줄 지 모릅니다.

특히 곤충의 뇌는 효율이라는 특징만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단순성이라는 특징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지능을 흉내내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인간의 뇌가 과도하게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위의 과학자들이 발견한 것처럼, 매우 작고 효율적인 뇌로도 수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곤충의 뇌를 연구함으로써 우리는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실리콘 밸리는 늘 새로운 틈새를 찾아왔습니다.” 레빈슨은 말합니다. “개미나 벌, 거미처럼 단순한 동물들에 대한 위슬로와 그의 동료들의 연구를 통해 생각의 과정이나 학습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면 매우 흥미로울 것입니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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