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정치생명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에르네스토 일리 재단과 지속가능한 개발 및 해결책 네트워크가 “세계 행복의 날”을 맞이하여 발표한 보고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합니다. 특히 이번에는 행복한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의 순위를 매기는 데 더하여, 무엇이 사람들을 ‘비참하게’ 만드는지도 연구했다고 합니다.
연구자들은 고통을 줄이는 것이 행복을 늘리는 것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미 행복한 사람을 더 행복하게 하는 건 불행한 사람을 덜 불행하게 하는 것보다 행복감의 총량에 영향을 덜 미치기 때문입니다. 연구자들은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인도네시아 등 4개 국가를 비교하여 어떤 요인이 사람들을 가장 덜 행복하게 하는지 밝혀냈습니다.
그 결과, 부유한 삼개국에서는 정신건강 문제가 불행을 불러오는 가장 큰 요인이었습니다. 다른 요인을 통제했을 때, 정서적인 건강에 문제가 있어 의사를 찾아가는 이들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극단적으로 불행하다고 느꼈는데, 이는 가난할 때 느끼는 불행감의 약 두 배 가까이 되었습니다. 한편 인도네시아에서는 정신건강이 중요한 요인이긴 했으나 취업 문제보다는 그 영향력이 덜했습니다.
연구자들은 적어도 부유한 국가에서는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투자가 행복감을 늘리는 데 가장 효율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가령 가난에서 오는 불행감을 유의미하게 줄이려면 1인당 18만 파운드(약 2억 5천만 원)를 투자해야 하는데, 불안이나 우울감을 치료하여 비슷한 결과를 내려면 1만 파운드(약 1천4백만 원)만 투자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예산관리자야 좋겠지만, 정치가들을 즐겁게 하는 결과는 아니로군요.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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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