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틀린 모란 (작가, 칼럼니스트) – “우리의 약점이 곧 우리의 무기입니다”
우리를 강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장애물이라 여기는 모든 것입니다. 우리의 “나약함”, 몸에 걸치는 우스운 것들, 유머와 같은 것들이 실은 우리의 무기죠. 올 초 열린 여성행진에는 유모차와 휠체어, 장애인, “소수자 집단”에 속하는 여성들이 분홍색 모자를 쓰고 함께 했습니다. 이런 행진에 무장 경찰을 보낼 수 없으니, 이것은 곧 우리의 강점이 됩니다. 이런 행진을 폭력 시위, 극단주의자들의 소행으로 낙인찍어 해산시킬 수 있는 근거를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가 누군가의 눈에 더 나약하고 우스꽝스러울수록, 우리의 행진을 막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세상이 거꾸로 가고 있으니 더 이상은 맞서 싸울 힘이 나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기존의 “싸움”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상대는 이미 “싸움꾼”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즐기는 사람, 농담과 유머, 핑크색 모자에 맞서는 방법은 알지 못합니다. 싸워본 적이 없는 상대니까요. 바로 이 점이 우리의 강점입니다. 고갈될 염려 없는 무기이기도 하죠. 뜨개질을 하고 농담을 주고받으며 혁명을 향해 나아갑시다!
수지 오바크 (심리치료사, 애널리스트, 작가) – “몸을 억압하는 구조를 파괴합시다”
누구에게나 따뜻한 집과 같아야 할 우리의 몸은 오늘날 상업주의의 공격에 상처입고 있습니다. 신체부위를 조각조각 나누어 평가하고, 기준에 부합하기 위한 수술을 안전하고 긍정적인 해결책으로 포장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아름다움”을 정의하는 시장과 여성 할례의 집행자들, 몸에 대한 여성의 선택권을 부정하는 백악관은 모두 이런 사회 분위기 조성에 기여하는 세력입니다. 세 살 난 여아들에게 성형수술 놀이 세트를 안겨주어 미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어주는 것은 누구의 배를 불리기 위한 것일까요? 이제는 모두가 나이먹고 변화하는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패리스 리스 (저널리스트, 트랜스젠더권리 활동가) – “진정한 페미니즘은 아무도 소외시키지 않는 것”
당신이 사회 정의를 외치면서 유색인종 여성이나 장애인 여성, 트랜스 여성, 성노동자, 무슬림, 유대인, 빈곤 계층을 제외시킨다면 당신이 원하는 것은 평등이 아니라 특권입니다. 당신과 같은 계급, 같은 인종 여성의 권리 신장을 위해 노력하면서 자신보다 불리한 위치에 있는 여성을 외면한다면, 이것은 페미니즘이 아닙니다. 우월주의죠. 저는 다인종 가정 출신이라 인종주의에 대해서 조금은 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흑인은 아니기 때문에, 이 주제에 함부로 말을 얹지 않습니다. 귀를 열고 들을 뿐이죠. 소셜미디어에서는 소수자 배경을 가진 페미니스트들을 여럿 팔로우하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 당시 대부분의 여성은 힐러리 클린턴에게 표를 주었지만, 대졸 백인 여성들의 표는 트럼프에게로 향했고 결국 이것이 투표 결과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여성들이 서로 뭉치지 않은 결과는 이렇습니다. 파시즘이 부활한 시대입니다. 여성들은 이미 저항에 앞장서고 있지만, 진정한 변화를 원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연대해야 합니다.
마리엘라 프로스트럽 (방송인, 칼럼니스트, “그레이트이니셔티브” 창립자) – “남성도 함께해야 합니다”
저는 첫 숨을 들이쉰 순간부터 페미니스트로 살아왔지만, 싸움은 지긋지긋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서구의 작은 모퉁이에서는 자신의 딸, 아내, 여자 형제, 어머니, 여성 동료가 자신과 동등한 인격체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남성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젠더로 전선을 구분하고 있죠. 양 성의 참여 없이 성공한 혁명은 역사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남성도 운동에 동참시킬 때가 왔습니다. 여자도 운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어필하는 자동차 광고보다는, 남성도 진공청소기를 잘 돌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청소기 광고에서 더 큰 희망을 보는 이유입니다. 여성이 과거 남성의 영역에 진출할 능력이 있음은 충분히 증명되었지만, 여성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곳에서 남성을 찾아보기는 여전히 어렵습니다. 여성이 직업을 갖는 것은 너무나 흔한 일이지만, 무급 노동도 함께 하고 있는 쪽은 여전히 압도적으로 여성이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중고등학교 남학생들이 남성성과 젠더 이슈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을 열었습니다. 세상에서 여성혐오를 없애려면, 젊은 남성들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리사 랜덜 (하버드대 교수) – “여성들이 느끼는 두려움에 마침표를”
다양한 여성 문제 중에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바로 여성들이 느끼는 두려움입니다. 그 자체로 매우 광범위한 사안이고 현존하는 구조 속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지만, 물리적 폭력, 온라인 스토킹, 괴롭힘 등은 여성들의 삶의 질을 저해하는 심각한 요소들입니다. 현재 우리 사회는 매우 명백한 위험에만 대응하고 있습니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공격도 여성들을 위축시키며,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사라지게 만드는 주범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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