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나 던햄 (미국의 배우, 감독, 작가 겸 제작자) – “행동하세요”
오늘날의 사회 운동과 조직화를 보면 시위에 참여하는 것, 지역구 의원 사무실에 전화를 하는 것, 지역사회 단체에 가입하고, 매달 입금으로 연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나의 돈과 시간을 투자하고, 직접 현장에 나타나 목소리를 내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얼마 전 열린 여성행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 가운데는 타당한 이야기도 많았지만, 여성행진이 전 세계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 기꺼이 생업을 내려놓고 직접 현장에 나타나 공간을 채워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장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듯 해도, 정부에게 경고의 뜻을 전한 것입니다. 상대를 두렵게 만들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행동력입니다. 여성은 물론 평등을 지지하는 모든 동맹군들에 맞서는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 것입니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 “우수한 육아 지원 정책이 우선입니다”
성평등을 보장하기 위한 법안들이 생겨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많은 분야에서 격차가 여전한 현실은 우리에게 좌절을 안겨줍니다. 스코틀랜드 정부는 평등을 중시하여 성별 균형을 고려한 내각을 구성했지만, 선진국에서조차 이런 사례가 충분치 않습니다. 성별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 분야를 하나만 꼽자면, 이는 다름아닌 육아 정책입니다. 고품질의 육아 지원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여권 신장을 통한 성평등 실현을 이룰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입니다. 일을 하면서 가정도 돌봐야 하는 것은 많은 여성들의 커리어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입니다. 육아 지원을 충분히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커리어를 포기하는 여성이 많습니다. 저렴하고도 질 높은 보육 지원을 많은 사람에게 제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성별에 관계없이 모두가 기회의 평등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나히드 파리드 (2010년 27세의 나이로 아프가니스탄 의회에 입성한 정치인) – “여성에게 경제권을, 경제 성장은 아래로부터”
저는 여성으로 살아가기가 가장 어려운 국가로 알려진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정치인입니다. 이곳에서는 많은 여성들이 폭력에 시달리고, 교육, 보건과 같은 가장 기본적인 권리도 누리지 못합니다. 우리는 시민사회, 교육, 민주주의 등에 투자하며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불행히도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저는 아프간, 나아가 세계 어디에서라도 여성의 권리와 성평등을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여성이 생산 과정에 참여해 경제권을 얻는 것이 우선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경제 정책 역시 지금처럼 “위로부터”가 아닌 “아래로부터”에 초점을 두어야 합니다. 여성이 발전의 정치, 경제, 사회적 측면에 모두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놈보니소 가사 (토지, 정치, 젠더, 문화 이슈에 집중하는 남아공의 연구자 겸 작가) – “여성혐오적 지도자들에 맞서 투쟁합시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도널드 트럼프와 멜라니아 트럼프 간의 바디랭귀지를 보고 저는 2009년 남아공 대통령 취임식을 떠올렸습니다. 아내가 사이즈 큰 구두를 신고 종종걸음을 걷는 동안, 트럼프는 뒤도 돌아보지 않았죠. 그녀가 넘어졌어도 아마 알아채지 못했을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제이콥 주마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통점으로 사법부, 언론, 헌법에 대한 무시를 꼽았지만, 큰 공통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공공연하게 여성을 비하한다는 점입니다. “유명해지면 여성들이 마구 달려든다”고 말한 트럼프의 영상을 보니 주마 대통령이 강간 혐의를 받았을 때 했던 말이 떠오르더군요. “내가 인기가 많은데 왜 강간을 하겠는가?”라고 말했죠. 주마 대통령은 트럼프를 부러워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의 소속 정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에는 여성에게 몸과 생식에 대한 권리를 부여한 헌법 재판소의 결정을 뒤집을만큼의 정치력이 없으니까요. 이런 종류의 남성들에게 맞서려면 지속가능한 투쟁 계획이 필요합니다. 이들의 기만적인 내러티브를 조심스럽게 깨뜨려가야 합니다.
로라 베이츠 (칼럼니스트, ‘일상의 성차별주의 프로젝트 Everyday Sexism Project’ 설립자) – “제대로 된 성교육이 필요합니다”
지난 10년 간, 활동가, 교사, 학부모, 학생들은 한 목소리로 성과 관계에 대한 교육(sex and relations education, SRE)을 정규 과목으로 설치하자고 주장해왔습니다. 성관계에 있어 동의의 의미와 건강한 관계, 포르노, 젠더 선입견, LGBT 인권 문제 등을 다루는 과정이죠. 현재 영국에서는 15세 전에 생식의 생물학적인 면에 대해서 배우는 것만이 의무 교육 과정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포괄적인 SRE을 도입하면 이미 성적 학대를 경험하고 있는 아동, 청소년들을 보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성범죄 관련 현상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연간 8만5천 명의 여성이 강간의 피해자가 되고, 매주 두 명의 여성이 과거 또는 현재의 파트너의 손에 죽어나가는 잉글랜드와 웨일즈에서 성범죄는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오늘날 아동, 청소년들이 섹스팅과 포르노로부터 어마어마한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길을 찾아다닐 수 있도록 지도보는 법을 가르치고,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거스름돈을 잘 받을 수 있도록 산수를 가르치면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영위하게 될 성생활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것고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제대로 된 성교육은 사회 전체를 위하는 길입니다.
2부에서 계속됩니다.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 비상 계엄령 선포와 내란에 이은 탄핵 정국으로 인해 한동안 쉬었던 스브스프리미엄에 쓴 해설 시차발행을…
우리나라 뉴스가 반헌법적인 계엄령을 선포해 내란죄 피의자가 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는 뉴스로 도배되는 사이 미국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투표가 오늘 진행됩니다. 첫 번째 투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집단으로 투표에…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해제 이후 미국 언론도 한국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사태에 큰 관심을 보이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안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