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당시 브라질의 재무장관이었던 귀도 만테가(Guido Mantega)는 “국제 통화 전쟁”이 일어났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내수를 활성화하는 것은 매우 힘드니 정부는 자국의 통화를 약화시켜서 수출을 용이하게 하고 수입을 어렵게 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2차 양적 완화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자 달러의 가치가 떨어졌고, 그 결과 브라질의 통화(헤알, BRL) 가치는 치솟습니다. 이 당시 환율은 1달러에 1.7헤알이었습니다.
요즘은 1달러가 3.4헤알에 거래됩니다. 하지만 누구도 이러한 화폐 가치의 하락을 대단한 승리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중앙은행들의 포럼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제결제은행(Bank of International Settlements)의 조나단 컨즈(Jonathan Kearns)와 니킬 페이텔(Nikhil Patel)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경우에 따라서 통화가치가 상승하면서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도 있고, 통화가치가 하락하면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도 있습니다. 이들은 44개국(이 중 22개국이 개발도상국)의 경제 자료를 토대로 환율이 무역거래에 미치는 영향과 신용거래(대출 등)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이들은 무역거래 측면에서는 화폐가치가 하락하면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하고, 반대로 신용거래와 관련해서는 화폐가치가 낮아질수록 금융 비용이 커진다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통화 가치의 하락은 자본 유출로 이어지고 이에 따라 신용거래 가격이 상승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의 경우 무역거래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신용거래의 영향보다 크지만 개발도상국의 경우 신용거래의 영향이 훨씬 크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개발도상국의 경우 통화가치가 하락할 경우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투자자들이 위험을 어떻게 느끼는지에 자본의 흐름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개발도상국의 채권은 상대적으로 위험한 자산이라고 볼 수 있는데, 만약 미국이 금리를 인하할 경우 달러로 대출을 받는 것이 용이해질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모든 자본의 가격이 하락하게 됩니다.
이 연구는 통화 가치의 하락이 경기침체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암시합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환율이 충격 완충 작용을 한다고 믿지만 이 연구는 오히려 환율이 경기 과열과 경기 침체를 촉진할 수도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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