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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은 어떻게 작동할까요?

조지아 주 오거스타 대학의 뇌과학자 조 치엔은 지능의 비밀이 N = 2^i–1 라는 간단한 공식에 숨어있다고 주장합니다.

치엔의 연결성 이론(theory of connectivity)은 우리 뇌의 수십억개의 뉴런이 어떻게 유연하게 지식을 저장할 뿐 아니라 아직 경험하지 못한 대상을 상상하고 구체화할 수 있는지를 설명합니다.

“지능은 불확실성과 무한한 가능성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관한 능력입니다.” 치엔이 보도자료에 쓴 말입니다.

이 공식이 미심쩍게 느껴지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의 이론은 뇌의 비밀을 풀었다고 말하는, 이론만 있고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 또다른 허풍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치엔과 그의 연구팀이 최근 “뇌과학 시스템의 최전선(Frontiers in Systems Neuro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서 그들은 일련의 동물실험을 통해 섭취, 기억, 공포를 담당하는 뇌의 일곱가지 영역에서의 활동이 위의 수식으로 설명가능하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치엔의 이론이 가진 특징은 그 단순성만이 아닙니다.

그의 이론은 지금 뇌과학에서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론인 “동시에 활성화되는 뉴런은 서로 연결된다”는 주장과 충돌합니다.

거의 백 년 동안 받아들여진 이 이론은 뇌과학 분야에서 일종의 신앙처럼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이론은 어떤 대상이나 기억을 의미하는 뉴런이 동시에 활성화되면, 그들의 연결이 또한 강해진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 뉴런 중 일부가 활성화되면 이는 전체 기억을 불러오게 됩니다. 곧, 각각의 뉴런은 임의로 활성화되지만 이들의 연결은 학습을 통해 정해진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근본적인 수준에서 뉴런의 연결은 선천적이다.

이 이론은 계산적 측면에서, 그리고 세포의 관점에서도 합리적입니다. 하지만 치엔은 그 이론이 “아름답지만 모호하다”고 말합니다.

치엔의 이론은 뇌의 뉴런이 미리 정해진 방식으로 순차적으로 활성화되며, 연결망을 보존한다고 말합니다. 이 연결망은 학습이 아니라 간단한 수식을 통해 미리 정해진 방법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보다 근본적인 수준에서 뉴런의 연결은 선천적이라는 것입니다.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진 연결성의 단위(motif)가 특징을 찾아내고, 패턴과 추상적 지식을 발견하며 궁극적으로는 추론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칩니다.

“조 치엔은 뇌의 구성에 관한 간단한 원칙을 말해주는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으며, 그 이론을 믿을만한 증거 역시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스탠포드에서 기억을 연구하는 뇌과학자이며 201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토마스 C. 주드호프의 말입니다.

“앞으로 이를 더 검증할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연결성 이론

치엔이 이 지능 연구분야에 갑자기 뛰어든 것은 아닙니다.

17년 전, 그가 프린스턴 대학에서 근무하던 시절, 그는 다른 쥐보다 더 빨리 배우며 더 오래 기억할 뿐 아니라 복잡한 미로를 더 잘 빠져나오는 “스마트 쥐”를 처음 만든 연구원 중의 한 명입니다.

텔레비젼 쇼 “천재소년 두기”의 이름을 따, 두기 마우스로 불린 그 쥐를 통해 사람들은 몇 개의 유전자 만으로도, 어쩌면 뇌의 근본적인 연결을 변화시켜 인지능력의 향상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수년 뒤, 쥐가 어떻게 다른 종류의 공포 기억을 만드는지를 연구하면서 치엔은 뇌의 기억 담당 장소인 해마에 있는 세포들의 활성화 패턴이 기억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어떤 세포는 부엉이의 공격을 모사한 등 뒤에서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일이나 지표면의 흔들림, 나무에서의 추락 등 모든 공포에 반응했습니다. 반면 다른 세포는 흔들림이나 추락과 같은 몇몇 사건에만 반응했고, 바람에는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몇몇 세포는 푸른 방에서의 지진에만 반응하며, 붉은 방에서의 지진에는 반응하지 않는 등, 특정한 정해진 사건에만 반응했습니다.

일반적인 사건에서 특정한 사건에 이르는 각각에 해당 뉴런들을 연결하자 뉴런의 연결망으로 이루어진 지도가 만들어졌습니다.

“이때 나는 연결성 이론을 떠올렸지요.” 치엔을 말입니다.

이 이론의 핵심에는 2의 자승에 기반한 수식인 N = 2^i–1 이 있습니다.

각 신경의 연결망은 “클리크(clique)”로 불립니다. 특정한 입력만을 받아들이는 단순한 클리크들이 있습니다. 치엔은 각각의 뉴런이 뇌의 기본적인 생각 단위라는 기존의 믿음과 달리, 이 뉴런의 클리크가 기본이라고 말합니다.

“이를 통해 뉴런 하나가 망가졌을 때 치명적인 피해를 입게 되는 일을 피할 수 있습니다.”

이 기본 클리크들이 N = 2^i–1 라는 규칙에 의해 모여 기능적 연결성 모티프(FCMs, functional connectivity motifs)라 불리는 커다란 연결망이 만들어집니다. 여기서 N 은 서로 다른 방법으로 연결된 클리크의 갯수이며, i는 이 FCM이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갯수입니다.

예를 들어, 두 개의 입력정보 A, B 가 가능할 때 이를 모두 구별하기 위해서는 (1,0), (0,1), (1,1) 의 세 가지 경우를 나타낼 수 있어야 하며 이 경우의 수는 2^2-1 =3 으로 구해집니다.

“이는 각각의 입력이 여러 조합으로 존재할 때 이를 나타내는 클리크 모두가 해당 FCM 을 구성함을 의미합니다.”

보다 복잡한 정보를 처리하는 동물의 경우 서로 다른 종류의 정보를 처리하는 클리크들이 존재합니다. 이들이 모여 하나의 커다란 FCM을 이룸으로써 보다 상위 수준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치엔은 이 FCM 이 학습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 뇌에 만들어져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를 통해 뇌는 특정한 정보의 조합, 예를 들어 “지진”과 “산사태”로부터 일반적인 정보인 “자연 재해”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신경 연결망은 이런 특정한 방법으로 연결되며, 따라서 모든 종류의 정보에서 패턴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각각의 패턴을 조합해 뇌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개념을 떠올리게 된다고 치엔은 말합니다. 이것은 일종의, 레고 블록을 이용해 새로운 무언가를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이론의 검증

뇌가 정말로 N = 2^i–1 수식에 기반해 작동한다면, 이 이론은 다양한 인지 작업에서 모두 성립해야 합니다. 이를 확인하기위해 연구자들은 쥐의 머리에 다수의 전극을 꼽고 신경의 활동을 측정했습니다.

한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쥐에게 평범한 먹이, 당분 알약, 쌀, 탈지우유 사탕의 네 가지 음식을 주었습니다. 위의 이론에 의하면, 쥐는 이 정보를 처리하기위해 네 가지 음식의 다양한 조합, 곧 15가지 클리크가 있어야 합니다.

연구진은 쥐의 뇌에서 15가지 클리크를 발견했습니다.

뇌에서 감정을 처리하는 편도 영역에서 뉴런의 활동을 측정하자, 모든 종류의 음식에 반응하는 뉴런과 특정 음식에만 반응하는 뉴런이 있었습니다. 이들의 패턴을 분석하자 모두 15개의 클리크가 만들어졌습니다.

다른 실험에서는 공포를 대상으로 뉴런의 활동을 측정했습니다. 연구진은 갑작스런 바람, 지진, 낙하, 전기충격의 네 가지 공포를 가했습니다. 이때에도 뇌에서 공포를 처리하는 영역에 15가지 클리크가 관찰되었습니다.

이는 위의 공식이 다양한 인지적 상황에서 성립함을 보인 것이라고 연구진은 말합니다.

한편, 이들은 이러한 특성이 학습에 의한 것인지, 진화와 발달과정에 의한 것인지를 알기 위해 새로운 실험을 계획했습니다. 이들은 학습에 의해 신경 회로의 변화를 만드는데 필요한 NMDA 수용체가 부족하도록 유전자 조작된 쥐를 대상으로 이를 실험했습니다.

놀랍게도, 위의 공식은 이 쥐에게도 성립했습니다.

NMDA 수용체가 없는 쥐는 “동시에 활성화되는 뉴런이라 하더라도 서로 연결될” 수 없습니다. 이때문에 연구진은 연결성 이론이 오늘날 뇌가소성이라 부르는 특성과는 다른 성질을 가지며, 또한 학습과 무관한, 선천적인 것이라고 결론내렸습니다.

그렇다면?

치엔은 이 이론이 어떻게 기억이 뇌에 물리적으로 저장되는지에 관한 실험결과들을 다시 확인하는데 쓰일 수 있다고 믿습니다. 또한, 질병과 노화가 세포 집합의 단위에서 뇌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도 알게해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치엔의 이론은 실험으로 검증이 가능하며, 또한 신경모방 컴퓨터(neuromorphic computing)에서 인공적인 회로가 지식을 발견하고 유연하게 행동하게 만드는데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능을 연구하는 학자로써 치엔은 자신의 알고리듬이 기계에 적용될지에 대해서는 확신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뇌의 방식으로 작동하는 인공 일반 지능이 인류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더 큰 잠재적인 위험도 있지요.”

(싱귤라리티 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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