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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정치인들과 트럼프의 이별 일지

옮긴이: 트럼프의 막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지난주 금요일, 2차 TV토론을 앞에 두고 공개된 트럼프가 사실상 성폭행을 시도하려다 실패했던 경험담을 자랑스레 이야기하는 영상의 파장은 예상대로 무척 컸습니다. 오늘 뉴스페퍼민트는 이 문제의 원인을 짚은 NPR의 분석과 함께 그동안 트럼프의 막말, 기행과 그에 따라 공화당원 혹은 보수 성향의 정치인들이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거나 클린턴 지지를 선언)했던 일지를 정리한 뉴욕타임스의 인터랙티브 기사를 소개합니다. 뉴욕타임스의 집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힌 공화당 정치인은 160명이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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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말했습니다.

트럼프를 떠나는 공화당 정치인은 말했습니다.

2015년 6월 16일, 대선 출마 선언

“멕시코 불법 이민자들은 미국에 마약과 범죄를 들여오는 이들입니다. 강간범들입니다.”

2015년 7월 18일

“(베트남전 당시 전쟁 포로로 잡혔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향해) 전쟁 영웅은 아니죠. 포로로 잡혔는데 전쟁 영웅이라뇨? 저는 포로로 잡히지 않은 사람들이 더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2015년 9월 15일

보수 단체 “성장을 위한 연합(Club for Growth)”, 트럼프를 비판하는 광고 발표

2015년 11월 24일

“이 불쌍한 사람 좀 보세요. 어떻게 했는지 꼭 보셔야 해요.”

(그리고 관절만곡증 장애를 가진 뉴욕타임스 기자 세르지 코발레스키의 몸짓을 흉내 내며 그를 조롱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사과 대신 장애를 비하하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발뺌했다)

2015년 12월 7일 (샌버나디노 테러 닷새 뒤)

“모든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전면 금지해야 합니다.”

톰 릿지(Tom Ridge) 전 국토안보부 장관, 전 펜실배니아 주지사

리드 리블(Reid Ribble) 하원의원 (위스콘신)

2015년 12월 16일

“트럼프는 혐오와 증오의 언어로 이 나라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히틀러나 무솔리니가 권력에 올라 2차대전을 일으켰을 때 모습과 흡사합니다.”

– 크리스틴 토드 윗만(Christine Todd Whitman) 전 뉴저지 주지사 클린턴 지지 선언

2015년 12월 18일

“사람들이 저더러 똑똑하고 훌륭하다고 하는 건 언제나 좋은 일이죠. 그런데 그 사람이 마침 러시아의 지도자라면? 더 좋은 일 아니겠어요?”

2016년 1월 22일

보수 잡지 <내셔널 리뷰>, 보수 인사 22명이 트럼프가 후보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에세이 시리즈 연재.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보수주의에 심각한 위협이다. 그는 세대를 걸쳐 쌓아 온 보수주의의 업적을 한순간에 짓밟고 그 자신 만큼이나 부주의하고 날조된 포퓰리즘으로 이를 뒤덮어버릴 것이다.”

2016년 2월 6일

“물고문을 부활시킬 겁니다. 필요하다면 그보다 더한 것도 얼마든지 다시 할 수 있어요.”

2016년 2월 28일

“저는 데이비드 듀크(Davide Duke)란 사람 몰라요. 알겠어요? 백인 우월주의나 인종차별에 관해 지금 당신이 제게 뒤집어씌우려는 것들 저는 정말 하나도 모른다고요.”

(나중에 트럼프는 인터뷰 중 전화 상태가 좋지 않아 내용을 제대로 듣지 못해 빚어진 해프닝이라고 변명했다)

“자신의 ‘치세(reign)’에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식으로 유세하고 다니는 대통령 후보, 백인우월주의 단체 K.K.K.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를 거부하는 대통령 후보가 미국의 보수주의를 이끌어서는 안 됩니다.”

– 벤 세스(Ben Sasse) 상원의원 (네브라스카)

폴 월포비츠(Paul D. Wolfowitz) 전 국방부 차관

멜 마르티네즈(Mel Martinez) 전 플로리다 상원의원, 전 공화당 전당대회 의장

찰리 베이커(Charlie Baker) 매사추세츠 주지사

2016년 3월 2일

공화당 안보 전문가 100여 명이 “트럼프가 후보가 될 경우 이번 대선에서 공화당을 지지할 수 없다”는 성명서에 서명. 아래는 서명한 100여 명 가운데 클린턴을 지지하겠다고 선언한 사람들

로버트 블랙윌(Robert D. Blackwill) 전 국가안전보장회의 위원

마이클 처토프(Michael Chertoff) 전 국토안보부 장관

패트릭 크로닌(Patrick M. Cronin) 전 국제개발기구 차석 대표

케네스 아델만(Kenneth Adelman) 전 군축위원회 위원장

프랭크 라빈(Frank Lavin)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권 상무부 차관

제임스 글래스만(James K. Glassman) 전 국무부 차관

니콜라스 로스토우(Nicholas Rostow) 전 국가안전보장회의 법률 고문

코리 샤케(Kori Schake) 전 국가안전보장회의 국방전략위원장

2016년 3월 3일

“제 손이 그렇게 작나요? 그리고 루비오는 제 손이 작다며 다른 무언가를 암시했죠. 손이 작으면 신체의 다른 부위 어디도 작은 거 아니냐고요. 이 자리에서 약속드리는데요, 제 다른 어디에도 그런 문제 없어요. 약속하죠.”

“그는 대통령에게 필요한 성품도, 판단력도 없다.”

– 밋 롬니(Mitt Romney) 2012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

2016년 3월 9일

리처드 해나(Richard Hanna, 뉴욕) 현역 공화당 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클린턴 지지 선언

2016년 5월 3일. 트럼프 사실상 공화당 대통령 후보 확정

2016년 5월 6일

일리아나 로스레티넨(Ileana Ros-Lehtinen) 하원의원 (플로리다)

젭 부시(Jeb Bush) 플로리다 주지사,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린지 그레이엄(Lindsey Graham)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2016년 6월 5일

“그 판사는 언제나 저를 공정하지 않게 다뤘죠. 이제 봤더니 그 판사가 멕시코 이민자 집안 출신이더라고요. 어찌 됐건 저는 멕시코와 미국 국경에 거대한 장벽을 설치할 겁니다. 알겠죠? 장벽은 반드시 설치합니다.”

트럼프 대학교 사기 사건 판결을 맡은 연방 판사 곤잘로 쿠리엘(Gonzalo P. Curiel)을 비난하며 트럼프는 그의 이름을 토대로 멕시코계 이민자 가정 출신이라서 자신에게 혹독하다는 비판을 제기.

“미국에서 태어난 판사가 멕시코계 이민자의 후손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정한 판결을 내릴 수 없다고 믿는 도널드 트럼프의 생각은 그냥 틀린 것이 아니라 미국이란 나라의 가치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 마크 커크(Mark S. Kirk) 상원의원 (일리노이)

2016년 6월 14일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의 적이 누구인지 똑똑히 알고 있다면서 늘 우리의 소중한 동맹이나 미국인의 안위보다 적들의 편의를 우선시하곤 합니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저는 언제나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놓고 행동할 테니까요.”

리처드 아미티지(Richard L. Armitage) 전 국무부 차관

“트럼프를 대통령 후보로 뽑은 공화당의 결정은 무지와 편견, 공포와 고립주의에서 비롯된 포퓰리즘을 받아들인 것이나 다름없다.”

– 헨리 폴슨 주니어(Henry M. Paulson Jr.) 조지 W. 부시 정권 재무부 차관 (클린턴 지지 천명)

2016년 7월 20일

“우리가 다른 나라를 지켜주는 데 드는 막대한 군사비용을 제대로 보전받지 못한다면 저는 당장 그 나라에 이렇게 말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떠날 테니 당신네 국방은 스스로 한 번 지켜보쇼, 라고요.”

(옮긴이: 트럼프가 말하는 ‘미국의 보호 덕에 혜택을 보는 나라’에는 한국도 포함)

2016년 7월 27일

러시아, 듣고 있나요? 민주당 전당대회 관련 이메일 가운데 사라진 이메일 3만여 건이 어디 있는지 한 번 찾아보세요.”

2016년 7월 30일

“연설하는 남편 옆에 우두커니 서 있던 여자 보셨죠? 아무 말도 안 하더군요. 할 말이 없었는지, 아니면 어쩌면 말을 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지 못했는지도 모르죠. 그렇지 않아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클린턴 지지 연설을 한 무슬림 미군 전사자의 부모 칸 부부를 향해. 트럼프는 칸 부부와 한동안 날 선 말을 주고받았다.)

2016년 8월 3일

“트럼프는 잇따라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으며 정치적인 과오를 끝없이 쌓고 있다.”

– 아담 킨징어(Adam Kinzinger) 하원의원 (일리노이)

“트럼프는 죄책감도 부끄러움도, 후회라는 감정도 전혀 느낄 줄 모르는 소시오패스가 분명하다는 생각이 점점 굳어지고 있다.”

– 고든 험프리(Gordon J. Humphrey) 전 상원의원 (뉴저지)

“누구든 골드스타 부모(전사한 미군 장병의 부모)를 공격하고 비난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인데, 하물며 대통령 후보라는 사람이 전사자의 희생을 기리며 가족의 고통을 보듬기는커녕 시비를 걸었다. 트럼프는 미국 영웅의 가족이 믿는 종교를 폄하했다.”

– 수잔 콜린스(Susan Collins) 상원의원 (메인)

2016년 8월 9일

“클린턴이 대통령이 돼서 대법관을 임명하게 되면, 그때 가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별로 없을 거예요. 물론 수정헌법 2조를 신봉하는 분들이라면 나서서 무언가를 할 수도 있겠지만, 뭐 전 모르죠.”

(트럼프는 클린턴이 오바마처럼 총기 소유 자체를 전면 금지할 거라는 근거 없는 소문을 계속 퍼뜨리며, 마치 총기 소유주들이 클린턴에게 위해를 가하기라도 해야 하는 뉘앙스로 발언)

2016년 8월 10일

“오바마가 IS를 창설한 것이나 다름없어요. 오바마의 작품이에요. 오바마가 세웠다고요. 오바마가 IS의 원천이란 말입니다. 그리고 이 끔찍한 세력을 함께 키운 것이 바로 사기꾼 힐러리 클린턴입니다.”

프레드 골드버그 주니어(Fred T. Goldberg Jr.) 조지 W. 부시 정권 국세청장 (클린턴 지지 천명)

로버트 투틀(Robert Tuttle) 조지 W. 부시 정권 영국 대사 (클린턴 지지 천명)

“트럼프의 입에서 나온 경제 관련 정책이라고는 보호주의를 강화하고 감세를 하겠다는 것밖에 없다. 그 두 가지를 동시에 시행하면 우리에게 재앙이 들이닥칠 건 불 보듯 뻔하다.”

– 카를로스 구티에레즈(Carlos M. Gutierrez) 조지 W. 부시 정권 상무부 장관 (클린턴 지지 천명)

찰스 프라이드(Charles Fried) 조지 W. 부시 정권 법무부 차관 (클린턴 지지 천명)

2016년 10월 7일. 음담패설 동영상 공개

(옮긴이: 동영상 공개 이후 공화당 정치인들이 줄줄이 지지 철회 대열에 동참했습니다. 이 가운데 정치인들의 주요 발언만 추렸습니다. 원문보기에서 트럼프와 결별한 정치인들의 명단을 보실 수 있습니다)

“도저히 안 되겠습니다. 양심적으로 저는 더는 이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지지할 수 없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저 영상 속 트럼프의 발언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역겹고 공격적인 혐오 발언이나 다름없습니다.”

– 제이슨 차페츠(Jason Chaffetz) 하원의원 (유타)

“저는 트럼프도 클린턴도 찍지 않겠습니다. 대신 저는 투표용지에 직접 펜스 주지사 이름을 적어넣을 생각입니다. 부통령 후보인 그가 대통령직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 켈리 아요트(Kelly Ayotte) 상원의원 (뉴햄프셔)

“트럼프는 후보직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 윌리엄 베넷(William Bennett) 로널드 레이건 정권 교육부 장관

“저는 이 나라의 가치와 수준을 전혀 대변하지 못하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을 수 없습니다. 미국은 (트럼프보다) 훨씬 나은 지도자를 뽑을 자격이 있는 나라입니다.

존 케이식(John Kasich) 오하이오 주지사,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우리는 여성을 비하하고 성폭행을 하려다 못한 사실을 자랑인 양 말하는 트럼프를 봤습니다. 이제 저는 어떤 식으로도 이 사람을 지지할 수 없습니다. 조건부 지지도 가당치 않습니다.”

– 존 매케인(John McCain) 상원의원 (애리조나),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

“이번 동영상과 그에 대한 트럼프의 대응은 어떤 의미에서 새롭지 않습니다. 이토록 역겨운 일을 반복적으로 일으키는 이를 미국 대통령 후보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 브라이언 산도발(Brian Sandoval) 네바다 주지사

“도널드 트럼프는 당장 사퇴하고 마이크 펜스가 대통령 후보가 되어야 한다.”

– 존 툰(John Thune) 상원의원 (사우스다코타), 공화당 의원협의회장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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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퍼민트에서 주로 세계, 스포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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