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데닛이 철학 분야에서 이룬 업적은 이루 나열하기 어려울 만큼 많습니다. 어떤 이들은 그를 크리스토퍼 히친스, 리차드 도킨스, 샘 해리스와 함께 신무신론(new atheism)의 사두마차 중 한 명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는 다윈의 진화론을 여러 아이디어 및 문화의 발전에 적용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그는 살아있는 철학자 중 마음에 관한 전문가 중 한 명으로, 의식이란 뇌의 물리적 구조 외에 어떤 다른 요소도 필요로 하지 않으며, 따라서 충분히 복잡한 로봇은 인간과 동일하게 의식을 가질 뿐 아니라 “자아(self)” 또는 에고(ego)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철학자입니다.
그러나 올해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의식에 관한 과학적 연구 협회(Association of the Scientific Study of Consciousness)” 컨퍼런스에서 그는 철학 분야의 동료들에게 실망한 듯 보였습니다.
“철학의 상당 부분은 지금처럼 대접받을 가치가 없는 내용입니다.” 그는 말을 이었습니다. “철학의 어떤 분야들은 허공에 손짓을 하듯, 어떠한 본질적인 문제도 다루지 않으면서 점점 자기만족에 그치는 것으로 바뀌어 왔습니다.”
예를 들어, 분석 형이상학의 상당 부분은 “의도적으로 진지한 주제와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고 데닛은 말합니다. 그는 영리한 학생들이 자신의 솜씨를 자랑하기 위해 “기술적 훈련이나 경험적 지식이 필요없는, 귀여운 수준의 반론만을 짜내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젊은 철학도들이 받는 논문에 대한 압박도 이 “가내수공업(cottage industry)”을 바꾸는 데는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듯합니다.
“오랜 역사를 가진, 철학적 의미가 있는 중요한 문제를 학문적 솜씨와 기술적 재능을 조합해 도전하기 위해서는 수년이 걸립니다.” 데닛을 말을 이었습니다. “반면, 젊은 철학자들은 논문을 써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며, 이 때문에 영리한 의견이나 반박, 재론이 가능한 장난감 주제만을 쫓고 있습니다.”
데닛은 철학의 상당 부분이 “사회의 고급 장식(luxury decoration)” 수준이 되었다고 말하며 분석철학과 대륙철학에서 다루어져 온 많은 문제가 “버려지거나 그저 놀이가 되었다”고 불평했습니다. 그는 실제 의미가 있는 철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생물 철학, 수학 철학, 윤리학 등의 분야를 오가며 연구한 것처럼, 현실의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쿼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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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도 현대철학은 기대도 안하고, 한병철 읽는 재미로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