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과학

에드워드 윌슨의 새 책 “인간 존재의 의미”

최고의 자연과학자들이란 우리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지 않을 때는 반대로 우리 인간이 얼마나 작고 무의미한 존재인지를 계속 상기시키는 이들입니다.

스티븐 호킹은 인류를 “가장 평범한 별의 한 작은 행성에 사는 원숭이 중에 조금 발달한 종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생물학자이자 자연주의자인 에드워드 O. 윌슨은 겸손한 제목을 붙인 그의 새 책 “인간 존재의 의미(The Meaning of Human Existence)”에서 우리의 작은 별에 대한 새로운 비유를 제시합니다.

“이렇게 비유해 보지요.” 그는 말합니다. “지구는 우주의 관점에서 볼 때, 마치 뉴저지 티넥 지방의 정원 위 꽃잎 하나에 오후 두어 시간 앉아 있는 진디의 왼쪽 더듬이 두 번째 마디와 같은 존재입니다.” 심지어 그 정원은 미국에서 가장 초라한 저지 지역에 있습니다.

윌슨의 새 책은 그의 고별사처럼 보입니다. 하버드에서 은퇴한 지 거의 20년이 지나 이제 85세가 된 그는 환경, 인간 행동의 생물학적 근원, 과학과 인문학을 하나의 근거로 설명하려 한 시도, 종교가 어떻게 모든 것을 해롭게 만드는지, 그리고 자신을 세계적 전문가로 만든 개미에 대한 지식 등의 그가 오랫동안 집중해 온 여러 주제를 천천히 풀어놓습니다.

윌슨은 여전히 개미에 관한 전문가입니다. 그가 묻는 질문들 중 하나는 “우리는 개미로부터 어떤 도덕적 가치를 배울 수 있을까?”입니다. 그리고 그의 답은 매우 직설적입니다. “아무것도 없다. 개미에게 우리 인간이 따라 할 만한 것이라고는 전혀 없다.”

그는 암컷 개미는 모든 일을 하는 반면, 불쌍한 수컷은 커다란 성기(이건 흉내 낼 만하지 않을까요?)를 가진 “하늘을 나는 섹스 미사일 로봇”에 불과하다고 설명합니다. 전투 중에 개미들은 다친 동료를 먹습니다. “우리가 전쟁에 젊은 남자를 보낸다면,” 윌슨은 씁니다. “개미들은 늙은 암컷을 보낸다.” 개미는 도덕적으로는 백치에 가깝습니다.

개미에 관해 쓴 부분은 윌슨이 얼마나 뛰어난 작가인지 다시 한번 보여줍니다. 비소설 분야에서 퓰리처상을 두 번이나 받은 그는 마치 존 르 까레가 다른 스파이 소설 작가들 위에 존재하는 것처럼, 다른 생물학 작가들 위에 존재합니다. 그는 지혜롭고, 박식하고, 장난기가 넘치면서, 생생하고, 예언자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작가들은 어쩌면 개미들이 어떻게 협력하는지에 대해 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윌슨은 잎을 자르는 개미가 어떻게 킬러 파리들을 쫓아내는지 설명하는 식으로 이를 언급합니다. “작은 암컷 일꾼개미가 마치 코끼리 위에 올라탄 사람처럼 잎을 자르는 개미의 등에 올라타 뒷다리로 파리를 쫓아냄으로써 그들의 문제는 해결된다.” 그는 주방기기 사이를 이동하는 개미들의 행렬을 마치 “아라비아의 로렌스” 영화의 한 장면처럼 묘사합니다.

“인간 존재의 의미”의 모든 부분이 위와 같이 재미있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어떤 부분은 마치 졸업식 축사 같은, 혹은 빌 모이어(미국의 방송인) 특집 같이 들리기도 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볼 때, 저는 이제 다시 원래의 자리로… “) 윌슨의 글솜씨가 세월과 함께 약간의 재치를 잃은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는 또한 사람들이 여러 번 읽어야만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그런 깊은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인간의 본성이란 지적 발달과 관련된 유전적 특징들의 집합이며, 인간은 또한 문화를 특정한 방향으로 편향되게 진화시켰다. 이렇게 유전자는 각 개인의 뇌를 통해 문화와 연결된다.”

그러나 윌슨은 적당한 회의적 자세와 도발적인 주장을 모두 유지합니다. 그는 특히 종교에 대해 여느 때보다도 강한 표현을 사용합니다.

그는 창조론을 악성 기생충으로 묘사하는 등 히친스보다 더 강한 어조로 종교를 공격합니다. 그는 우리가 각 종교와 분파의 지도자들에게 “자신들이 믿는 내용 중 초자연적인 부분들을 공식적으로 변호하도록”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그는 “신과 이야기했다거나 신을 대신한다고 주장하는 종교 혹은 정치 지도자들을 신성 모독으로 고소하고” 싶어 합니다.

“다수의 종교는 불필요하고 끝없는 고통의 근원이다. 그들은 실제 세상의 사회적 문제를 풀기 위해 현실을 이해하는 데 있어 장애가 될 뿐이다.”

앨라배마 버밍엄에서 태어난 남부 침례교도로 자라난 윌슨은 인류의 미래에 대해 대담한 경고를 남깁니다.

“신앙은 착한 사람이 나쁜 일을 하게 만든다.”

“인간 존재의 의미”를 통틀어 그는 시시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형제인 과학과 인문학 각각에 대해 할 말이 많아 보입니다. 그러나 그는 우리가 인문학을 너무 맹목적으로 사랑한다고 분명하게 분노합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심지어 가장 훌륭한 교육을 받은 이가 마음껏, 인간에 대해 자세히 알려줄 여러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소설, 영화, 음악회, 스포츠 경기와 가십 등을 자유롭게 익히며 산다 하더라도 과학의 칼이 인간 존재의 음침한 늪을 가로지르는 지름길을 만든다.”

윌슨은 자신의 여러 생각을 이야기하면서, 다른 행성에 지적 생명체가 살 가능성에도 매우 신중하게 접근합니다. (“나 혼자 이 문제를 생각하도록 하지 마시길”, “나는 이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조금 움츠러든다네.”)

그가 말해주는 좋은 소식이란 설사 외계인이 지구에 도착한다 하더라도, 그들이 지구를 빼앗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거주 가능한 행성을 식민지로 바꾸려면 그들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아주 작은 미생물을 포함해 파괴해야 할 것이며 차라리 수십억 광년 떨어진 자기네 별에 머무는 게 더 쉬운 일일 것이다.”

윌슨의 인생에서 있었던 여러 사건을 모두 알기 위해서는 그가 1994년 쓴 회고록 “자연과학자(Naturalist)”를 읽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책에서도 자신에 대한 흥미로운 여러 이야기를 풀어 놓습니다.

칼 세이건이 1978년 비소설 부문 퓰리처상을 받았을 때를 생각하며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과학자에게는 이 상이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상이라고 무시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다음 해 같은 상을 받고 나서는 이렇게 느꼈다고 합니다. “그 상이 갑자기 과학자들이 특별히 주목해야 할 매우 중요한 문학상처럼 다가왔습니다.”

어쩌면 이 이야기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일지 모릅니다. “우리는 모두 유전적 키메라입니다. 성인이면서 죄인이고, 진실의 수호자였다가 위선자가 됩니다. 이는 인류가 어떤 예정된 종교적, 관념적 이상에 도달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인류가 수백만 년의 시간 동안 생물학적 진화를 겪어온 방식이 그렇기 때문입니다.”

즉, 우리는 티넥의 어떤 진디 왼쪽 더듬이 위에 앉아있을지 모르지만, 동시에 끔찍하게 복잡한 존재라는 것이지요.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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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ita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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