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 웹사이트는 별로 학문적인 사이트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홈페이지는 각각의 색깔이 성적 경험의 종류를 의미하는 다양한 색깔의 사각형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푸른 색은 “원 나잇 스탠드”, 보라색은 “그룹 섹스”, 회색은 그 뜻을 궁금하게 만드는 “첫 경험” 등을 의미합니다.) 마우스를 올리면 그 글의 중요한 한 문장이 소개됩니다. (“아직 젊고 섹시한 라티노 애인을 만들지 못했다면 당장 만드세요!”). 많은 글들이 자신의 경험을 자랑하거나 다른 이를 자극하거나 미사여구를 동원해 과장하는 내용입니다. 사이트를 읽는 동안 나는 내가 어떤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기 보다는 성적 흥분을 위한 비밀 모임의 일원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브란갈로바 역시 이 캐주얼 섹스 프로젝트가 데이터를 모으기 위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은 아니라는 사실을 바로 인정했습니다. 사람들을 임의로 배정하지도 않으며, 대조군과 실험군이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데이터가 모든 사람들을 대표한다고 보기도 힘듭니다. 이들은 스스로 참여한 이들이며, 따라서 결과에는 편향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시간을 들여 그 경험을 남긴다는 것은 그 경험이 즐거운 일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또한 자신의 일탈을 다른 이에게 세세하게 공개하기를 원하는 성격을 가진 사람들의 비율이 더 높을 것입니다. 캐주얼 섹스 프로젝트는 모든 사회과학이 가진 공통적인 문제 역시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제 삼자의 검증이 없다는 것입니다. 즉, 이들이 그저 자신이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이야기 또는 사람들이 원하는 이야기가 아닌 실제 있었던 일을 말하고 있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모든 단점에도 불구하고 캐주얼 섹스 프로젝트는 특정한 집단의 성적 행동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창구입니다. 이 웹사이트 만으로 어떤 새로운 결론을 내릴 수는 없을지 몰라도, 이 사이트의 내용들은 우리가 이미 가졌던 가정들에 뉘앙스를 더해줄 뿐 아니라, 어떤 이들이 캐주얼 섹스에 참여하며 또 섹스가 끝난 후에는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와 같은, 더 풍부한 정보를 우리에게 제공합니다. 브란갈로바와의 미팅 후 이 사이트를 둘러보던 나는 70대가 되어 캐주얼 섹스 후에 자신의 성적 특징에 대해 알게된 한 남자의 글을 읽었습니다. “나는 늘 누구도 구강성교로 나를 사정시킬 수 없다고 말해왔습니다.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캐주얼 섹스 프로젝트에 올라오는 연령대와 인구구성을 볼 때 이런 가벼운 성관계가 젊은 이들 사이에만 유행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듯 해 보입니다. 만약 그 주장이 사실이라면, 오늘날 자유로운 성문화 이전 세대인 나이든 이들이 이런 가벼운 성관계를 가질 때에는 이를 불편해 하는 마음이 드러나야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가벼운 성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로부터 우리는 다음의 세 가지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첫째, 우리가 오늘날 대두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 원나잇 문화는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즉 60년대의 자유로운 사랑과 연애의 사회 분위기가 한 번도 후퇴한 적이 없으며 따라서 지금 70대의 노인들이 가벼운 성관계를 가지는 것은 그들 역시 그런 원나잇 문화의 사람들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리고 이와는 정반대의 설명도 가능합니다. 가벼운 성관계는 유행이 아니며 과거에도 그렇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저 어떤 세대에도 남들보다 더욱 성적인 만족을 추구하며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개인들이 존재한다는 것도 가능한 설명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 설명은, 오늘날의 가벼운 성관계가 대학의 원나잇 문화에서 출발한다는 주장과 가장 일관성을 가질 수 있는 것으로, 곧 사람들은 각각 다른 이유로 원나잇을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젊은 이들은 장기간의 관계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가벼운 성관계를 맺으며 또 어떤 젊은이들은 젊은이는 의례 그래야 한다는 문화에 속해 있기 때문에 가벼운 성관계를 가집니다. (브란갈로바는 웹사이트를 일부 분석해 나이든 이들보다 젊은 이들에게 캐주얼 섹스에서 술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한편 나이든 이들은 더 이상 사회의 시선을 개의치 않습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이런 생각이 30대에 들기 시작하고, 40대나 50대에 이런 태도를 가지게 되는 이도 있으며, 어떤 이들은 영원히 이렇게 행동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설명은 또한 브란갈로바의 또다른 발견과도 일치합니다. 그 발견은 그녀도 처음 마주쳤을 때 매우 놀란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그녀의 웹사이트에 올라온 모든 캐주얼 섹스 경험이 긍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 웹사이트가 충분히 편향된 경험들을 모으고 있는 것이 분명했음에도 말이지요. 여성들과 젊은이들이 특히 수치심을 많이 표현했습니다. (“나는 어떤 순간, 그의 위에 올라갔고 그는 더 이상 나를 강요할 수 없었죠. 그래서 나는 동의할 수 밖에 없었어요… 잘 모르겠네요.” 18세 여성은 그날의 원나잇이 만족스럽지 않았으며 다음 날 “스트레스를 받았고, 불안했으며. 죄책감과 혐오”를 느꼈다고 썼습니다.) 불편하거나 감정적인 이야기들을 포함한 “노 오르가즘”이라는 태그를 단 여러 글들이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가벼운 성관계에 대해 보다 균형잡힌 시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브란갈로바는 말합니다. “나는 처음에는 이 현상을 아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지요. 성적 모험과 경험을 통해 삶을 즐기는 이들이 대부분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나는 동전의 양면을 모두 보고 있습니다.”
물론 부정적 감정의 일부는 매우 합당한 이유에서 기인합니다. 가벼운 성관계는 임신과 성병의 위험이 있으며 진지한 연애에 비해 육체적 강압이 존재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그러나 많은 가벼운 성관계 경험에 따르는 부정적인 감정은 사회적 기준에서 기인합니다. “우리는 남녀 모두 자신이 가벼운 성관계 때문에 차별받는다고 느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남자들은 가벼운 성관계를 가지지 않을 때 다른 남자들로부터 부정적 시선을 느끼며 이런 사회적 기대가 그들을 더 가벼운 성관계로 내몰게 됩니다. 반면 여자들은 가벼운 관계를 가질 때 사회의 부정적 시선을 느끼며, 이때문에 여성들은 즐거움을 덜 추구하게 됩니다.
어쨌든 이런 시선이 존재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닙니다. 브란갈로바와 다른 이들이 가벼운 성관계에 대한 설명을 찾는다는 그 사실 자체가 우리 사회가 이 현상이 무언가 설명이 필요한, 그런 비정상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누구도 왜 사람들이 물을 마시고 화장실에 가는지, 왜 친구들과 저녁을 먹는 것이 중요한지, 그리고 왜 스터디 그룹이 유행하는지 묻지 않습니다.
브란갈로바가 결국 자신의 프로젝트를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수치심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글을 쓴 한 명은 이렇게 썼습니다. “이 사이트는 가벼운 섹스를 원하는 나 자신이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줬어요. 그리고 그 사실을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으며, 내 행동이 잘못이 아니라는 것도요.” 심리학자 제임스 펜베이커는 수십년동안의 연구를 통해 감정적 경험에 대해 쓰는 것은 그 경험을 말하는 것과 다른 방식으로 효과적인 치료가 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이 사이트를 자신의 경험을 자랑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이들 역시 이를 통해 심리적인 도움을 받을지는 확신할 수 없군요.) “자신의 블로그를 시작하지 않으면 털어놓을 수 없는 일들이 있지요.” 브란갈로바는 말합니다. “나는 사람들에게 그런 일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아마 그 사실이 캐주얼 섹스 프로젝트의 진정한 기여일 것입니다. 우리가 몰랐거나 적어도 추측하지 못했던 어떤 사실을 알게된 것을 넘어, 서로를 판단하지 않으면서 친밀한 대화가 가능한 그런 공간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오늘날의 캐주얼 섹스에 대한 자랑스럽지만은 않은 조그마한 비밀은, 바로 우리가 가벼운 성관계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경험을 최선의 방법으로 나누고 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뉴요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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