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포유류는 낮 시간 동안 공룡들이 지배적인 포식자였던 쥐라기 당시에 야행성 생활방식을 받아들이며 폭발적으로 진화했습니다. 이들 초기 포유류가 먹을 것을 찾고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진화했는지는 수수께끼였는데, 6월 20일 학술지 <디벨롭멘털 셀 (Developmental Cell)> 에 출판된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이 시기에 포유류의 눈에 위치하여 색깔을 감지하는 원뿔세포(cone cell)가 빛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간상체(rod)로 진화하면서 포유류에게 빛이 적은 환경에서도 생활할 수 있는 이점을 안겨주었다고 합니다.
원뿔세포는 특정 주파수의 빛에 반응하도록 특화되어 동물이 색깔을 감지할 수 있도록 해주며 간상체는 단 하나의 광자라도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저조도 환경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포유류들은 간상체가 주를 이루는 망막을 가지고 있지만, 물고기, 개구리, 혹은 새들을 보면 이들 대부분은 주로 원뿔세포로 이루어진 망막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진화적인 관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라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산하조직인 국립 눈 연구소의 망막 생물학자 아난드 스와루프의 말입니다. “오랫동안 간상체와 원뿔세포의 발생에 관련된 근본적 기작을 이해하려는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스와루프와 동료들은 이전에 했던 연구들을 통해 NRL 이라 불리는 전사인자가 원뿔세포 발생 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을 억제하여 망막에 위치한 세포가 간상체로 성장하게 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진화 과정 중에 짧은 주파수를 담당하는 원뿔세포가 어떤 이유로든 간상체로 변화한 것이 아닌가 궁금해졌습니다.” 스와루프의 말입니다.
포유류 간상체의 기원을 조사하기 위해 스와루프와 그의 연구팀은 서로 다른 발생단계의 쥐로부터 얻어낸 간상체와 원추세포를 살펴보았습니다. 유기체 태아 발생과정의 세부사항들을 살펴보다 보면 진화과정에서 조상이 가지고 있었던 특징들이 드러나곤 합니다. 예를 들면 인간 태아의 초기 발생과정에서는 아가미 비슷한 틈새와 꼬리를 볼 수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쥐가 태어난 지 이틀 후의 초기 발생단계에서 발생 중인 간상체 세포에서 보통은 짧은 주파수의 빛을 담당하는 성숙한 원뿔세포 (다른 동물에서는 자외선을 감지하는 데 사용되는 종류의 원뿔세포입니다) 에서 볼 수 있는 유전자들이 발현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연구자들이 간상체 세포를 분리하여 후생학적 조사를 수행하자 쥐가 태어난지 열흘 이후의 발생과정에서 이런 부분이 히스톤과 DNA 메틸레이션에 의해 억제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주행성이면서 주로 원뿔세포로 이루어진 망막을 가진 제브라피쉬를 대상으로 한 일련의 실험에서는 제브라피쉬의 간상체 세포가 원뿔세포와 전혀 비슷하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포유류에서 어떤 요인들이 작용하여 원뿔세포를 간상체로 변화시켰는지를 조사하기 위하여 연구자들은 여러 척추동물들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살펴보았습니다. 연구팀은 태반류 포유류에서 현재의 망막이 진화하면서 NRL 조절에 관련된 유전자들의 작용이 더욱 정교해 졌으며 포유류가 아닌 몇몇 척추동물 그룹에서는 이 유전자들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이러한 조절 시스템의 기원은 초기 포유류에서 야행성 생활습관의 진화와 시기적으로 일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팀은 포유류에서 NRL 전사인자가 눈의 광수용체에 제한되면서 세포가 원뿔세포에서 간상체로 변화하도록 강제하여 초기 포유류들이 야간에 활동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이점을 안겨주었다고 결론내렸습니다. 인간의 시력은 원뿔세포에 더 많이 좌우되지만 이것은 우리 조상들이 낮 시간에 주로 생활하도록 다시 진화했기 때문입니다.
“광수용체인 이들 간상체는 짧은 주파수의 빛을 감지하는 원뿔세포의 흔적을 분자 수준에서 여전히 가지고 있습니다.” 스와루프의 말입니다. “짧은 주파수의 빛을 담당하는 원뿔세포를 간상체로 만들어 주는 조절 요소들을 획득함으로써 초기 포유류들이 자외선을 감지하는 종류의 세포들 — 밤에는 필요하지 않은 — 을 빛에 아주 민감한 종류의 세포들로 변화시켰다는 증거들을 제시할 수 있었습니다.” (사이언스 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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