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랜도에서 일어난 테러는 미국에서 총기로 목숨을 잃는 게 얼마나 흔한 일인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켰습니다. 미국인의 사망 원인 가운데 총기 살해는 자동차 사고와 사망자 수에서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여기서 자동차는 승합차, 트럭, 오토바이, 버스 사고를 제외한 수치) 하루에 미국에서 총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수십 명이어도 이상하지 않은 나라가 미국입니다. FBI에 따르면 2014년 미국에서 총에 맞아 숨진 사람은 총 8,124명.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보면 미국이 얼마나 다른지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국민소득이 높은 서구 선진국들과 미국의 사망원인을 각각 놓고 비교해보면 이 차이는 더욱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미국에서 총에 맞아 살해될 확률은 1백만 명당 31명꼴로 미국 인구를 고려하면 매일 27명이 총에 맞아 숨지는 셈입니다. 올랜도 테러나 지난해 말 캘리포니아 샌버나디노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처럼 언론의 주목을 받지는 못하지만, 희생자가 한 명인 살해사건은 훨씬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개인의 총기 소유를 허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여전히 높은 미국에서 총기로 인한 사망은 15~29세 남성의 사망 원인 가운데 사고와 자살 다음 세 번째로 많은 이의 목숨을 앗아가는 원인입니다. 지난해 130명이 숨진 끔찍한 파리 테러가 매달 한 차례씩 프랑스에서 일어났어도 연간 인구 대비 총기 사망률에서 미국은 프랑스보다 여전히 더 높았을 겁니다.
독일에서 총에 맞아 살해될 확률이 인구 1백만 명당 2명꼴로, 미국에서 하늘에서 떨어진 무언가에 맞아 숨질 확률과 같습니다. 저체온증이나 비행기 사고로 숨질 확률도 비슷합니다. 폴란드나 잉글랜드에서 총에 맞아 살해될 확률은 더 낮습니다. 인구 1백만 명당 1명꼴로 미국에서는 농업 관련 재해 혹은 사다리에서 발을 헛디뎌 떨어져 숨질 확률이 이 정도입니다. 총기 사고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본은 1천만 명당 1명꼴입니다. 미국인이 벼락에 맞아 숨질 확률이 이 정도입니다. 한국은 1천만 명당 4명꼴로 미국인이 어떤 물건 사이에 끼거나 물체에 부딪혀 숨질 확률이 이 정도입니다.
미국의 총기 사망률 자료는 질병예방관리본부(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의 수치를 인용했고, 다른 나라의 사망률은 스위스에 있는 비영리 단체 소형 총기류 조사(Small Arms Survey)의 수치를 인용했습니다. 총기로 인한 ‘살해’로 범위를 좁힌 덕분에 그나마 차이가 덜했지, 총기로 인한 모든 사망 사례를 포함했다면 미국의 사망자, 사망률이 훨씬 더 높아졌을 겁니다. 총기 소유가 허용된 나라에서는 자살의 대표적인 방법으로 총이 사용되고 이는 미국도 예외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 세계 모든 나라를 놓고 보면 미국에서 총에 맞아 목숨을 잃는 사람이 가장 많거나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건 아닙니다. 중앙아메리카나 중동, 아프리카에는 미국보다 훨씬 위험한 나라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나라들은 모두 GDP나 기대 수명, 교육 수준 등 사회 제도 등이 미국과 많이 다른 나라입니다. 선진국들만 놓고 봤을 때 미국은 여전히 이 부문에서 심각한 예외입니다.
총에 맞아 목숨을 잃을까 걱정해야 하는지가 선진국의 기준이 된다면, 미국은 선진국 축에도 끼지 못합니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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