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운전을 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은 도로 위에 움푹 파인 구멍(Potholes) 때문에 놀라신 적이 있을 겁니다. 이 구멍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리하는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과학자들이 있습니다.
미국 자동차 협회(The American Automobile Association)에 따르면 미국에서 도로 위에 움푹 파인 구멍으로 인하여 차량에 손상을 입는 운전자의 수가 매년 1,600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타이어 펑크, 타이어 휠 손상 및 서스펜션 손상으로 대표되는 차량 손실로 인하여 낭비되는 수리비도 자그마치 일 년에 3조 6천억 원(미화 $3 billion)이나 된다고 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인도에서는 도로 위 움푹 파인 구멍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교통사고에서 매년 3,000명 이상이 사망하기도 하죠.
관계 당국이 이를 방관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언제나 부족한 예산이 문제입니다. 일례로, 영국에서 도로 위에 파인 구멍을 다 수리하기 위해서는 30조가 넘는 예산이 필요하죠.
도로 위에 움푹 파인 구멍이 계속 생기는 이유는 바로 물 때문입니다. 아스팔트는 원재료들이 역청(Bitumen)이라는 끈적한 검은 물질로 인하여 단단히 접착됩니다. 그런데 차량으로 인해 발생하는 진동으로 도로 위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게 되고, 그 틈으로 스며든 물이 수축, 팽창을 반복하면서 접착력을 약화해 아스팔트 덩어리가 결국 떨어져 나오게 되는 것이죠. 이 역청은 다른 원재료들과의 배합 과정에서 특정 온도 이상으로 가열이 되어야 제 성능을 냅니다.
문제는 관계 당국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파인 구멍을 수리할 때 차가운 온도의 역청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접착력이 저하되어 같은 장소에서 반복해서 구멍이 파이게 되는 것이죠.
미네소타 대학 덜루스 캠퍼스(University of Minnesota Duluth)의 래리 잰코(Larry Zanko) 연구원은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하는 획기적인 아스팔트를 개발했습니다. 바로 기존의 아스팔트에 1~2% 정도 자철석을 섞는 것인데요. 래리 잰코는 자철석이 함유된 아스팔트에 극초단파(Microwave) 발생기를 갖다 대면, 섭씨 100도 이상으로 아스팔트가 가열되어 접착력이 강화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차가운 상태의 아스팔트로 구멍을 수리하는 작업을 진행하되, 극초단파 발생기로 마무리 작업을 하는 것이지요.
도로 위에 파인 구멍 수리에 열을 올리는 과학자는 비단 래리 잰코 뿐만은 아닙니다. 스위스 대학의 Etienne Jeoffroy 박사는 도로 위의 미세한 균열이 구멍으로 확대되기 전에 나노 입자를 활용하여 균열을 메우는 방법을 연구 중입니다. 영국의 리즈대학(University of Leeds) 필 퍼넬(Phil Purnell) 연구원은 이 보다 훨씬 대담한 아이디어를 시험 중이죠. 퍼넬 박사는 아예 도로와 같은 기반 시설의 검사 및 유지 보수 과정을 자동화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실행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도로 위 파인 구멍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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