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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새로운 직업을 찾아 이동하는 사람들이 줄고 있습니다 (1)

서부 개척 시대 마차나 비행기를 타고 새로운 직업과 삶의 터전을 찾아서 동부에서 서부로, 미국 북부의 공업 지대 러스트 벨트(Rust Belt)에서 날씨가 따듯한 미국 남부 및 남서부 선 벨트(Sun Belt)로 사람들이 이동한 것은 역사적으로 미국 경제에 중요한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하지만 이삿짐을 트럭에 싣고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 떠나는 미국인의 수가 줄어들면서 미국의 독특한 이점이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최근 몇 년간 경제학자들은 사람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빈도가 줄어드는 것이 생산성과 임금 상승을 맞추고 일자리를 그만둔 노동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과정을 어렵게 만들어서 경제의 활력을 약화할 가능성을 우려해 왔습니다.

미시간 대학교의 경제학자이자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자문 위원회 멤버였던 베시 스티븐슨(Betsey Stevenson) 교수는 말합니다. “사람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않는다는 것은 현재의 직업에 만족하고 행복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별로 일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데도 변화를 두려워해서 그럴 수도 있죠. 만약 이 경우가 사실이라면 이는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직장을 옮기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이 더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장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동시에 많은 사람이 직장을 바꾸면서 연봉을 올리고 승진할 기회를 포기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또 사람들이 기존 직장에 그대로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노동자들의 협상력을 떨어뜨려서 월급 인상과 같은 요구를 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노동 시장에서 직장을 옮기는 경우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다양한 직업을 옮겨 다닐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고 믿었던 사람들에게는 놀라운 소식일 겁니다. 다른 공저자들과 함께 이 주제에 관해 최근 논문을 낸 노트르담 대학의 아비게일 워즈니액(Abigail Wozniak)은 현실이 이런 단순한 공식보다 더 복잡하다고 말합니다. 한 직장에 평생을 바치는 사람의 비율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추세는 다른 추세에 의해 상쇄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한때 신입 사원 수준의 일자리나 임시직으로 여겨졌던 직업에서 사람들이 움직이는 일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곧 브루킹스 연구소가 출판할 이 논문에서 워즈니액 교수와 동료들은 노동 시장에서 유동성(fluidity) 혹은 역동성을 측정하기 위해 직장을 옮기는 빈도, 노동 시장 참여 빈도, 다른 주(州)로 이사를 하는 것, 새로운 직업의 탄생과 기존 직업의 소멸과 같이 다양한 요인을 분석했습니다. 이들은 1980~2013년 노동 시장의 유동성이 10~15% 감소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특히 기존 직장에서 다른 직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노동자의 비율은 25%나 감소했습니다. 노동 시장 유연성은 대체로 경기 침체 기간에 감소하는데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해고되지 않았던 사람들은 기존의 일자리에 머무르려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금융 위기의 잔해가 사라진 뒤에도 노동 시장의 역동성은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주택 담보 위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위험 기피적으로 변했다는 인식이 널려 퍼져 있고 따라서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이 대체로 기존 직업을 고수하는 경향을 보였을 거라 예상할 수 있지만, 논문을 보면 주택 소유 여부와 관계없이 이런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또 노동 시장 유연성을 연구할 때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의 문제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덜 유연한 노동 시장 때문에 경제 회복 속도가 더딘 것일까요? 아니면 경제 회복 속도가 더뎌서 노동 시장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것일까요? 물론 나이가 들수록 노동 시장에서의 유연성은 줄어듭니다. 나이가 들수록 직업을 바꾸거나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빈도는 줄어듭니다. 노동 시장에서 경력을 쌓고 싶어 하는 여성이 많이 증가하면서 남편과 아내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새로운 직장을 찾을 수 있는 확률이 줄어들어 노동 시장 유연성이 줄었을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새롭게 창업하는 기업의 수도 과거보다 줄었으며 기업의 성장 속도도 평균적으로 과거보다 느립니다.

하지만 이런 이론들은 모든 연령대와 모든 교육 수준, 그리고 모든 산업 분야에서 노동 시장 유연성이 감소한 것을 만족스럽게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이 논문의 가장 흥미로운 발견 중 하나는 사회적 자본이라고 불리는 사회적 신뢰가 감소한 것이 노동 시장 유연성과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대부분 사람은 신뢰할 수 있습니다”라는 서술에 동의하는 미국인의 수는 지난 30년간 계속 줄어들었습니다. 논문의 저자들은 사회적 신뢰가 가장 많이 감소한 주일수록 노동 시장 유연성도 더 많이 감소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회적 신뢰의 부족은 새로운 직업을 찾는 데 따르는 비용을 증가시키고 고용주와 노동자 모두 위험 기피 성향을 띠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뉴욕타임스)

2부 보기

 

노동 유연성 정도의 변화, 1970 – 2013

미국 주별 1970년 대비 2013년의 노동 유연성 정도 감소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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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n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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