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옮긴이: 작년 연말부터 쟁점이 되었던 프랑스 노동법(엘 콤리 법안) 관련 롭스(L’Obs)의 기사입니다. 밤샘 시위가 두 달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폭력적 진압과 폭력 시위가 논란이 되고 있으며, 프랑스 최대 노동조합인 노동총동맹(CGT)는 1주일째 전국의 정유 시설을 봉쇄하여 전국적으로 유류 부족 사태가 발생, 주유하려는 운전자들이 주유소 앞에 길게 줄을 늘어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글은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법에 반대하는 이들의 견해를 엿볼 수 있는 한 사회학자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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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시설에 대한 봉쇄가 계속되는 가운데, 노동법에 반대하는 새로운 파업과 시위가 5월 26일 목요일에 예정되어 있습니다. 노동법은 임금노동자의 일상에 파괴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파리-소르본 대학의 교수이자 파리 밤샘시위의 참가자인 사회학자 니콜라 프라몽(Nicolas Framont)이 설명합니다.
정부와 많은 논평가는 노동자 수천 명이 파업에 동참하고 정유시설을 봉쇄하기 위해 폐타이어를 태우고 도로를 점거하는 등 노동법에 반대하는 사회적 움직임이 날로 격화되자 매우 놀라는 눈치입니다.
장관과 의원들은 노동법과 관련하여 노동계에 약속한 양보안이 사태를 진정시키지 못한 데 놀라고 있습니다. 프랑스인 절반 이상이 일부 계층만의 이익을 대변하며 그들에게 강제된 이 법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에 대한 임금노동자들의 거센 반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그만큼 정치 엘리트들이 현실에서 특별히 유리되어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정부가 제안한 노동법은 물론 기업 경영진에게는 새로운 경영 방식의 도입, 특히 노동 시간의 조정과 관련된 “협상”의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이 법안의 방점은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어떤 수정안도 노동 시간의 협상과 관련된 부분은 수정하지 않았으며, 이 내용은 이 법안을 취소하지 않는 이상 수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것은 바로 아무 생각이 없는 과격주의자들이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인 이들이 노동법의 철회를 끈질기게 요구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전례 없는 사회적 퇴보(un dumping social)의 시작
반드시 가시적인 경제적 효과를 보여줘야만 하는 이 법안은 우리 시민들이 잘 이해하고 있듯이 모든 임금노동자의 일상적인 삶에 실질적이고 무거운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이는 개인의 원자화, 임금노동자 사이의 구별을 향한 한 걸음입니다. 또한, 바로 이것은 우리 정부가 지켜내려는 척하는 통합의 정신에 반하는 것입니다. 이 법안이 적용되면 기업에 따라, 전투적인 노조의 유무에 따라, 혹은 협상에서 기능할 수 있는 집단적인 힘에 따라, 당신은 지금보다는 어느 정도 어려운 노동 조건을 받아들게 될 것입니다.
이는 전례 없는 사회적 퇴보의 시작입니다. 이러한 퇴보는 다름 아닌 프랑스 내에 적용되는 것입니다. 사회적 기준이 낮거나 아예 없는 나라들과의 자유로운 교류와 같이 프랑스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끝없는 탐색의 틀 내에서 임금노동자들의 지위가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노동법은 우리 국경 내에서도 이러한 틀을 부과하는 것입니다.
노동 시간에 대한 통제력의 완전한 상실을 향하여
이러한 사회적 퇴보의 결과는 기업체 밖에서 더욱 확실하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불평등 관측소(l’Observatoire des inégalités)의 루이 모랭(Louis Maurin) 소장이 보여주는 것처럼, 기업체의 경영진, 임원, 지적 노동자와 같이 “자신의 노동시간을 통제할 수 있는 이들”과 부과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일반적인 임금노동자들 사이의 불평등이 심화될 것입니다.
노동자들은 결정적으로 자신의 노동시간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버릴 것입니다. 왜냐하면, 정말 순진하지 않은 이상 기업이 임금노동자들의 입장에서 협상을 진행하리라고 생각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시간을 스스로 관리한다는 것은 일부 자유주의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노동자들을 그저 쓸데없이 놀리는 것만은 아닙니다. 이는 우리에게 가족과 함께하는 삶, 여가, 정치적인 행위에 참여하거나 그 외 단체 활동을 할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합니다. 이 법안이 노동의 통제 완화를 통하여 지속적으로 훼손하려는 위의 요소들은 우리의 삶의 가장 내밀한 것입니다.
우리의 무책임한 정치는 언제나 사회적인 관계의 상실, 교육적 성과의 불평등, 그리고 프랑스인들의 정치적 무관심에 책임을 돌릴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생각해 봅시다. 노동법이 우리의 저녁, 우리의 일요일, 그리고 우리가 임금노동자일 때 남아 있던 우리의 주권을 앗아가고 나면 어떤 부모가, 어떤 시민이, 또 어떤 친구들이 우리가 사회적 관계를 이어나가고 정치적인 활동에 계속 관심을 가질 것으로 생각하겠습니까?
그들은 반복적으로 우리에게 통합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사실 그들이 시민을 여러 가지 범주로 나누어 대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을까요? 그리고 이 서로 다른 범주의 시민들이 머지않아 서로 증오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을까요? 마치 지난 수십 년 동안 공적 부문의 노동자와 사적 부문의 노동자가 그랬듯이 말이지요.
우리의 가장 기본적인 자유에 적대적인 정치로의 회귀
이 법안의 결과를 알고 있음에도 프랑스 정당 정치가 노동법을 지지한다는 사실이 어떠한 방식으로도 시위대와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을 더욱 걱정스럽게 만드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러한 사실을 잘 이해했으며, 이에 대한 대응도 격려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더 이상 무책임한 정치에 시민들의 입장에서 공감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다시는 이렇게 시민들의 삶에서 유리되어 있으며, 이렇게 온정이 메말랐으며, 이렇게 시민들의 가장 구체적이고 기본적인 자유에 적대적인 국가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문제는 이 법안이 폐기되었을 때, 정치인들과, 그들이 시민들의 의사에 반하는 결정을 하도록 한 헌법 체계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 것인지 지금부터 생각해야 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L’O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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